강호동과 유재석.



▲ 최고의 엔터테이너인 강호동과 유재석. 이 둘은 경쟁을 각자의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둘 중에 누가 더 뛰어난 엔터테이너일까요? 여기서 누가 더 낫다 못낫다를 가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둘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둘을 보면서 인텔과 AMD가 떠오른 건 그들의 경쟁이 주는 느낌때문일 겁니다.


인텔과 AMD는 데스크톱 CPU 시장의 양대산맥입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 두 기업에 대해서는 한번 정도 들어봤을 것입니다. 관심이 없더라도 컴퓨터 본체의 앞면에 붙어있던 Intel Inside 스티커와 AMD64 스티커를 한번쯤은 봤을 것입니다.



▲ 컴퓨터 앞면에 있던 CPU스티커. 기억하고 있습니까?



사실 양대산맥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점유율에서는 인텔이 압도적이지요. Mercury Research 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점유율은 인텔이 81%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AMD는 18.1%의 점유율을 기록했죠.


각종 성능테스트상에서 인텔이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하고 있고 인텔의 차세대 CPU인 샌디브릿지와 관련된 메인보드 칩셋 버그가 올해 초 하드웨어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죠. 인텔의 CPU성능을 보고 오죽하면 UFO를 주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겠습니까.



▲ CPU성능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출처 : Passmark.com



▲ 우주의 기술력을 지구에서 사용하게 하다보니 생겼다는 샌디브릿지 버그



반면에 유일한 경쟁자인 AMD는 마땅히 주목할 만한 상황이 아니긴 합니다. 물론 AMD가 인텔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던 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펜티엄4 시절부터 초반 듀얼코어 시기까지 AMD는 인텔에 크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MD가 더 좋다는 말이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 싱글코어의 끝자락부터 듀얼코어의 시작까지. 이때가 AMD의 황금기였습니다. 벌써 7년전이야기.



허나 시간이 갈수록 AMD는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인텔은 눈부신 발전을 계속해왔죠. 그 결과 작년 데스크톱용 보급형 멀티코어의 끝이라고 불릴만한 6코어 CPU를 출시했으나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 세상에! 6코어 CPU라니!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지금. AMD는 기존 CPU의 내부구조를 완전히 개선한 불도저를 통해서 반격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불도저에 대한 각종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고, 성능에 대한 실험결과들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시장은 뜨겁게 이를 기다리고 있지요.



▲ 화려한 박스디자인처럼 강력한 성능을 보여줄 것인가! 불도저가 온다!!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텔의 CPU가 더 좋다는 것을 압니다. 반대로 AMD의 CPU가 더 안좋다는 것 역시 알죠. 그래도 사람들은 AMD를 기다립니다. 그것은 이 둘을 통해서 경쟁이 주는 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MC 유재석. 평균이하의 남자들의 모임인 무한도전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약자의 승리, 약자의 성공입니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유재석의 모습에서 자신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승리와 성공을 보며, 평범한 자신의 일인 듯 쾌감을 느끼죠.



▲ 평균 이하의 성공이야기. 그것이 무한도전의 승리의 비결이 아닐까요? (사진출처. iMBC 무한도전)



하지만 강호동의 방식은 다릅니다. 그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강자의 패배, 강자의 실패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위치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자의 표상인 강호동이 무너지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둘 모두 이런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재주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이 대단한 것이겠죠.



▲ 강호동의 패배는 늘 회자되는 부분이고, 이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킵니다. (사진출처. KBS 1박2일)




다가올 6월. 우리는 또 다시 AMD의 무한도전을 바라보게 될 겁니다.



▲ AMD의 새로운 슬로건. "미래는 퓨전이다!" 무한도전은 계속됩니다.



AMD가 새로 출시할 CPU들이 인텔보다 성능이 좋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늘 그래왔던 듯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AMD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반복되는 실패의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AMD를 기다립니다.


강자의 패배와 약자의 승리는 서로 맞닿아 있는 가치입니다. 늘 이겨왔던 인텔이 혹시라도 이번에는 패배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늘 져왔던 AMD가 혹시라도 이번에는 승리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이를 오랜시간동안 기다려 온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 그 쾌감에 우리는 목말라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들로 하여금 불도저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일 지도 모릅니다.



▲ 2011년 6월. 다시 한번 CPU 대전이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과연 누가 이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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