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좋은 아침부터 고구마 소식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꽤 길어요! 죄송합니다. 재밌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그대신 짤은 엄청 심사숙고 해서 골랐습니다. 봐주세요.

주말의 글은 항상 편의점 에피소드인것 같네요 ㅋㅋ

음.. 새벽 5시반 쯤에 아주머니 두분이 오셨습니다. 한분은 술에 취하셨고, 한분은 진정시키는 쪽이었던거 같네요. 두분 다 취하긴 했지만요. 두분이서 약 20분간 먹고 가자는 쪽과 빨리 가자는 쪽으로 나뉘어서 실랑이를 하시다가 결국 라면 두개와 소주를 가져오셨습니다.
그리고 진상이 시작됐죠.

일단 시작은 저보고 라면을 끓여오라는것부터 입니다.
당연하게도 손님이 있을때 카운터를 비우면 안되게 규정이 정해져있어서.. 완곡하게 거절했지만 취한사람한테는 그런거 안통하죠!

"아아아아 빨리 끓여오라고 손님도 없는데 왜 지r이야"
"싸가지 없는 놈아 손님한테 시키냐?"
....
계속 거절하는 사이사이에 땡깡?을 좀 부리셔서 한 10분 정도 지났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 취한 손님의 남편이 등장합니다.

남편분은 딱봐도 질렸다는 표정과 말로 아주머니를 데려가려고 하셨습니다. 라면도 왜 알바를 시키냐며 빼앗아 가려고 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첫번째 난동입니다.

자꾸 뺏어가는 라면을 아주머니가 엎어버렸습니다!!

물은 안부어져 있으니 라면호수는 안나와도...
대신 넓은스프사막과 면바위가 두개 만들어졌습니다!

아주머니는 울상이 되셨고 남편분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더니 나가버리셨습니다.

아 하나 설명을 빼먹었네요. 계산은 아직 안했습니다. 끓여오면 준다고 포장도 막 뜯으신 그런.. 상태였죠.

아무튼 막 화내시다가 하나 더 가져오셨습니다. 그리고 역시 저한테 시키셨고.. 엎지른것을 빨리 치워야 하기때문에 그냥 끓여드렸습니다. 물 부어서 가져오니까 돈은 주시더라구요.

...소주 한병과 라면 한개값만

더 달라곤 했지만 먹지도 않은 것 왜 내야하냐며 버티셨고 저는 이쯤에서 "아 경찰 불러야하나..." 싶었습니다. 역시 돈이 관련되면 심각하니까요.

일단은 다른 손님은 안계시니.. 아주머니2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아까 엎어진 라면 두개를 치우고 있을때 남편분이 돌아오셨습니다. 담배냄새가 처음보다 확 진해졌더군요.

이때쯤이 6시 30분 쯤입니다. 8시에 교대를 해야하니 제 선에서 정리를 해야했죠.

그리고는 치우는 제 모습을 보고는 아주머니에게 화를

"술 처먹고 왜 여기서 행패냐고"
"니 새끼도 알바하는데 부끄럽지도 않냐"
"지금 라면이 니 입에 들어가냐"

화를 내시면서 아직 개봉안한 소주를 저에게 가져오셔서 환불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기왕 계산대에 오신김에 라면 두개도 계산 해달라고 하니 오만상을 찌푸리면서 계산 해주시더군요.
그리고 여기서 아주머니의 두번째 난동입니다.

소주병을 그 자리에서 까서 병나발을 부십니다!!!

네 당연하게도 정상이 아니니 다 흘리면서 말이죠.
라면의 흔적을 방금 막 쓸고 닦은 자리의 물기가 말라가는게 안타까우셨나봅니다. 소주로 촉촉~한 알콜오아시스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남편분은 이번에는 진짜 폭발하셔서 소주병을 뺏어서 바닥에 내동댕이.... 치시고 놀란 아주머니의 팔을 한대 가격하시고는 나가버리셨습니다.

그리고 나가면서 폭탄을 하나 던져놓고 가셨죠. 이 대사는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저 년이 또 옘ㅂ하면 확 경찰에 신고 해버리쑈!"

제가 보기엔 두분다 신고감인데 말이죠.
아 두분은 아니고 세분이네요. 처음에 같이오신 아주머니2는 주무시고 계십니다.

남편분이 나가고나서 아주머니는 꽤 충격을 받으셨는지 자리에서 엄청 서럽게 우셨습니다. 아파서 우시는건지 놀라서 우시는건지는 모르겠네요. 제 눈엔 실성해서 우는걸로 보였습니다.

이쯤이 7시 10분쯤입니다. 다음 알바생에게 민폐가 확정되어 갑니다.

저는 이제 내보내는건 생각도 못하고 뒷수습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깨진 유리병이 매대 아래와 사이사이에 들어가서 치우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건 진짜 힘들었어요.

치우고있을때 아주머니가 좀 진정된 말투로 저한테 하나 물어보시더라고요.

"방금 나간 남자가 아까 뭐라했어요?"
"경찰에 신고하라 그랬죠?"
"저 사람이 제 남편이에요."

당시엔 정신없이 예,예 하면서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꽤나 억울하셨나 봅니다.

이 아주머니가 취하긴 했지만 남편이 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한마디 하자면, 남편분의 태도가 처음 들어오실때부터 아주 짜증난 상태셨습니다.
제 생각에 아마 아주머니가 이런 짓을 하는게 처음이 아니거나, 아니면 오늘 너무 오래동안 취해있었을 경우에나 나올 법한 태도였습니다.

그렇게 제가 다 치우고 한숨 돌릴때까지 있으시다가...
7시 50분 쯤에 나가셨습니다. 주무시던 아주머니2는 아무일 모르고 아주머니1께서 난동 안피워서 다행이라는 얼굴과 말을 하고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10분쯤 지각한 다음 알바생과 시재점검을 하면서 깨달았죠.
아까 환불한 소주를 병나발불다가 깨먹었고, 그걸 계산을 안했다는 것을요.

네.. 마지막까지 진상을 부리고 가셨습니다. 제 피같은 1700원이 날아갓어요.

그리고 원래 6시쯤에 비우는 쓰레기통도 못치워서 지각한 주제에 저한테 눈치를 주는 알바생에게 아무 말 못하고 왔지요.






하.........

일부러 굉장히 담담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쓰고나면 화가 좀 가라앉을거 같아서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아침부터 이런 이야기 해서. 정말 감사합니다. 편돌이의 하소연을 들어주셔서.

오늘도 좋은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