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화

 

그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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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읽지 않으신 분은 이야기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읽고 오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짚을 타고 케윅스의 국경선 부근까지 오면서, 이스는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될 때까지 생각했다.

 

과연, 현재 이스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답이, 방금 막 나온 참이었다. 주변은 황무지고 사람도 없었기에, 이스는 대화하듯 이드에게 말했다.

 


「이드」

 

 [무슨 일이지? 이스]

 


갑자기 불러서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이드가 대답했다.


 

「이드는...이 전쟁을 멈추고 싶다고 했죠?」

 

 [긍정한다. 인류는 더 이상 희생되어선 안 된다. 그것이 내 판단이다]

 


즉답. 역시 기계종족인가...조금 무미건조하다, 라고 이스는 생각했다.

 


「저, 이제부터 에고를 만나러 갈 거예요」

 

 [이대로 말인가?]

 

「네...어차피 오르카에서 범죄라고 불릴 만한 짓을 했으니, 돌아가지도 못하는데다...

딱히 다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좋다. 역시 인류는 재미있군]


 

재미있다, 라는 대답에 도리어 이스가 어리둥절해진다.


 

「에? 재미있다고요?」

 

 [지금 이스의 판단에 대해서 말이다. 에고와 만난다는 건 나의 최우선 과제이긴 하지만, 이스 본인의 일에도 머리가 복잡할 이 시기에 내 과제를 존중해준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래요? 후후...그럼, 좀 더 굴려먹는 게 좋겠어요, 이드는?」

 

 [긍정하진 못하겠군. 또 하나, 조금 전의 상황에 대해서다. 이스는 아까 그 하멜이라는 인간을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걸로 인해서 본인이나 헥이 위험해 처할 수 있는데도 말이지.]

 

「그 놈 얘기는 하지도 말아요. 괜히 기분 나빠지네요」

 

 [감정을 악화시킨건가. 사과하지. 여하튼, 현재 이스의 행동방침을 존중하고, 동의한다]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라는 느낌일까. 이스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그거 고맙네요. 그럼, 이대로 휘프노스로 갈께요」

 

 [알겠다. 만의 사태를 대비해, 예전의 무장모드를 갖추는 걸 추천한다]

 

「대형 패럴라이저 말이예요? 좋긴 하지만...역시 그만둘래요. 싸우러 가는 게 아니니까요」

 

 [...알겠다. 하지만, 언제든 필요하면 쓸 수 있도록 최우선 모드로 인터럽트를 걸어 두겠다]

 

「네, 부탁드려요」


 

그런 말을 나누며, 케윅스의 국경선을 넘어간다.

 

국경선도 말로만 국경선이지, 대충 낮은 바리케이드를 몇 겹 심어두고 사이에 해자를 파 강을 만들었을 뿐인

 

조잡한 것이어서, 이스의 짚이라면 아무 무리도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아무런 막힘 없이 국경을 넘는 데 성공하자, 케윅스를 떠난다는 감흥 같은 것 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 앞을 누가 막고 있던, 나아갈 뿐이다. 에고가 있는 그 곳 까지...

 

엄마가 죽었던 것. 아빠가 위험해 처했던 것. 내가 고통받았던 것.

 

그 모든 것이 따지고 보면 전쟁 때문이 아닌가. 라고 이스는 생각했다.

 

이 전쟁이 끝난다면, 더 이상 아무런 고통 없이 모두가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모두의 희망이기도 하다.

 

이드가 에고에게 개입할 수만 있다면...

 

일단 그것만을 생각하자. 엄마가 죽은 것도, 전쟁이 끝나고 난 후 마음껏 슬퍼하자.

 

깊은 곳에서 자꾸만 올라오려 하는 눈물을 입술을 깨물고 억지로 삼키며, 이스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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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대화지문 사이사이에 행동이나 생각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 봤어요!

 

이러면 좀 읽기 편해지려나요?

 

(처음부터 소리내어 말하는 대화는 「」로 표기하고, 뜻을 전달하는 머릿속 대화는 []로 표기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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