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가 사망귀환을 알면 어떤 반응일까 쓰려다가 결말 팬픽을 써버렸네요.


피를 흘리고 있는 은발의 하프엘프는 가쁜 숨을 내쉬며 나와 눈을 맞추고 미소지으며 말한다. 

"사망귀환은 약속대로 소멸됐어. 하지만 걱정마, 너에겐 이미 수십가지의 가호, 
그 이상에 달하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그렇지? 스바루."

"물론이지." 

평소처럼 오른쪽 눈을 찡긋하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사테라는 안심한듯한 표정이다. 정말로 사테라의 마지막을 
내 손으로 끝내는게 맞는걸까... 하는 의구심이 스쳐 지나간다.

"자 어서 끝내줘. 너와 친구들이 노력하며 발버둥쳐 이루어낸 결과잖아? 
그런 우는 표정이나 하고... 내가 사랑했던 넌 그런 표정이 어울리지 않아. 웃어줘."

사테라의 말에 정신이 든 나는 온 힘을 다해 정령 마법을 시전했다. 

"알 샤이데스!"

수많은 검은 구체들이 내 몸에서 뿜어져 나와 사테라의 몸을 문자 그대로 소멸 시키고있다.

"좀 더... 스스로를 사랑하기 바랄게, 나에게 빛과 세계를 알려주고 
인간의 온기를 줘서 고마웠어. 나츠키 스바루 사랑해..."

사테라의 유언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말하지 않아도 사테라는 이미 내가 할 말을 알고 있었을테니 
굳이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사테라의 말대로 환한 웃음을 보여줬다.
그녀는 그 웃음에 만족하지 않았을까 하는게 내 바램이다.



성당에서 나오니 함께했던 수많은 동료들의 얼굴이 눈앞에 보인다.

내 얼굴이 보이자 펑펑 울어대는 파란 오니,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은발 엘프. 모두들 고마웠

"어! 스바루 옆에 그거 뭐야!"

또냐, 멋진 말 하려던 참이었다고... 노랑머리 뒷골목 로리는 엄숙해진 정적을 깨버린다.
뒷골목 로리에게 뭐라고 말 하려던 참에 내 옆에 있는 시꺼면 구체를 발견했다.
알 샤이데스 마법의 남은 구체인가?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이게 뭐야!!!"

"스바루군...그거 혹시 위험한게 아닐까요"

렘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어온다.

"이게 뭔지 나도 잘... 설마 사테라의 남은 마법인가?"

'스바루 안심해. 이건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것도,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한 작은 마법도 아니야. 
그저 내가 사랑했던 영웅인 남자가 살아온 진짜 모습을 담아둔 자료에 불과해. 
너의 동료들이 알아줬음 했거든. 질투의 마녀가 사랑했던 남자가 오직 동료를 구하기 위해 
수십번의 죽음으로 시간과 공간의 과거로 돌아간 사실을. 그리고 동료와 있었던 추억을.'

그 상황을 설명한다는 듯이 검은 구체에서는 사테라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런걸 미리 만들어 놓은건, 나에게 죽을 생각이었나...


"스바루...사테라는 죽은게 아닌?"

율리우스가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물어왔다.

"아니... 사테라는 죽었어. 저건 그저 미리 만들어놓은 목소리에 불과해."

나는 율리우스에게 안심하라는듯 말했다.
그.런.데. 이거 위험하다. 내 사망귀환이 수많은 동료들 
앞에서 밝혀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사테라를 소멸시키고 세상을 구한 영웅의 
맥박이 빠르게 뛰고있었다. 식은땀이 얼굴에서 흘러내린다. 
로즈웰을 쳐다봤지만 뭐 어떻냐는 표정으로 어깨만 으쓱해보였다.

저 광대녀석...

그리고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내 걱정에 동반되어 나츠키 스바루라는 인간이 느껴온 추억. 
그리고 죽음에 대한 영상이 구체에서 흘러나와 모두에게 보여지고 있었다. 

장물 창고에서 엘자에게 내장을 사냥당하는 죽음. 도적에게 칼에 맞는 죽음.
쇠약사로 인한 죽음. 사슬에 몸과 머리가 부숴지는 죽음. 렘에게 얻어맞다 바람마법에 목이 베이는 죽음.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죽음. 팩에게 얼음 결정이 되어 부숴지는 죽음. 빌헬름과 파트라슈를 죽이고 칼로 자살하는 죽음.
페리스에게 고문당하다 율리우스의 정령검에 죽는 죽음. 렘을 구하기 위해 칼로 목을 찔러 자살하는 죽음.
엘자에게 옆구리가 베이는 죽음. 대토에게 먹히는 죽음. 
공포의 공유,증폭으로 사망하는 죽음. 라인하르트의 검으로 도시 사람전체와 함께하는 죽음.
감시탑의 빛에 머리가 날아가는 죽음. 불에 타죽는 죽음. 파트라슈에게 머리를 씹어먹히는 죽음.


그리고 추억들


수많은 죽음과 추억에 대한 영상이 끝이나고 거기에 있던 공간은 오직 울음소리만 들린다.

"렘이......스바루군을, 렘이...렘이...렘이"

"스바루... 넌 대체 그런 죽음을 몇번씩이나"

패닉상태가 되버린 렘과 슬픈 표정을 짓고있는 라인하르트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무거워진 분위기에 농담이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모두가 슬프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어 역시 관두기로 했다.


"에...에밀리아땅?"

에밀리아땅의 보석같은 눈에서 한줄기 물이 흘러내린다.


"스바루... 스바루... 넌 몇번이고 몇번이고......"

아름다운 은발의 하프엘프는 말을 잇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렸다.

"에밀리아땅 걱정하지 말라구? 난 이렇게 지금 살아있으니까 말이야!"

"아니야...난 니가 죽으면서 까지 구할 정도의 사람이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나를 구해준건 바로 너라고."

"그럴리가 없잖아!!"

에밀리아는 평소답지 않은 모습으로 나에게 소리친다.

"나를 구원해준건... 내가 아니라 스바루잖아......"

"......"

"......해"

"에밀리아..."

"......미안해 스바루. 니가 그런 식의 죽음으로 몇번이고 날 살려줬는데... 
난 그런 너를 알아주지 못했어.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나를.. 나를.. 나를.. 구원해 줬는데..."

"흐아아아아아아아"


말을 끝마치고 귀여운 얼굴을 다 찡그려가며 에밀리아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달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이미 에밀리아땅에게 받았었던 행복이다.
나는 조용히 에밀리아 옆에 앉아 에밀리아의 머리를 내 무릎에 놓았다.

"울지마 에밀리아땅, 에밀리아땅이 구해준것도 내가 구해준것도 정신적으로는 동등하니까 말이야.
넌 내 행동의 시작이자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야. 그리고 앞으로 절대 죽지않는다고 너의 기사로서 맹세할게.
그러니까 함께 나아가자.새로운 이 세계 생활을 위해서."

에밀리아는 울음을 멈추었고 보석같은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보고 대답했다.

"얘기하자, 수없이 많은 시간속에서......"


나츠키 스바루의 제로부터 시작한 이세계 생활의 끝이났다.

그리고 나츠키 스바루의 새로운 이세계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