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초심자 혹은 주술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타겟으로 하는 글이며 허접한 필자의 고찰이 많아 고수님들은 갖잖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1. 여러분은 가장 좋아하는 전설이 무엇인가요?


저는 이 질문에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알아키르를 꼽습니다.

요녀석은 제가 시작한지 보름정도에 흑기사가 너무 가지고 싶어

가루 얻을라고 했던 과금에서 뜬금없이 나왔던 전설이었는데

그 당시 클래식 술사는 투입되는 전설이 그닥 많지 않아서 알아키르만 있다면 별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의 시작부터 저는 클래식 술사와 함께했고 요녀석이 저에게 안겨준 승리가 꽤 되네요.




2. 그런데 술사가 요즘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술사의 카운터인 빠른 덱들이 주류를 이루고 그닥 버프를 받지 못한 술사는 메타에 뒤쳐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술사는 살아남기 위해 기계법사와 비슷한 어그로 기계술사로 방향을 돌려봤지만 주류가 되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합니다. 12월 EU 1위 덱은 주술사였습니다.

너무 오래됐다구요? Hearthpwn에 주술사 덱을 검색해보면 2일 이내에

EU, NA에서 1위 먹었다고 자랑하는 주술사 덱이 각각 1개씩 있습니다.

어? 분명히 최근 최약체로 평가받는 주술사 아니었나요?



3. 뭔가 이상하죠? 이상하면 고찰해봐야겠죠? 그 덱들 몇개를 살펴보겠습니다.
(덱의 원출처는 전부 Hearthpwn이며 알아보시기 쉬우라고 인벤에서 같은 덱리스트를 만들어 캡쳐했습니다.)

① 12월 EU 1위 Loyan의 클래식 주술사


2월 22일 Hearthpwn에 Loyan이 EU 1위를 찍고 올렸던 덱입니다.(정확하진 않네요)

이 덱으로 트윗치에서 방송을 하며 서버 1위를 노리죠.

덱이 다 고만고만하다는 클래식 주술사에서도 가장 정석에 가까운 주술사의 형태입니다.

Loyan은 여기서 썩은위액 누더기골렘, 하늘빛 비룡이 차지하고 있는 3장을

썩은위액, 비룡, 치유로봇 3가지를 적절히 돌려가며 사용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이 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선수의 방송을 자주 시청합니다.<- 카피충이다!)



② Fabinouze의 3월 12일 EU 1위 덱


위에서 설명했던 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파지직이 빠지고 좀 더 하수인이 많으며

위액이나 치유로봇 대신 아르거스 2장으로 명치를 보호하는 형태입니다.



③ Hotform의 3월 13일 NA 1위 덱

클래식 술사의 기본형태를 따르고 있으면서도 위 덱들과는 좀 다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의 욕망'이 들어가고 직업전설이 빠졌습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가루로 제작이 가능한 편입니다.

알아키르+대무 콤보를 제외하면 마땅한 피니시 카드가 없었던 위의 두 덱과 달리 피욕이 들어가고 번카드가 좀 많습니다.

제가 이 플레이어의 방송을 본적이 없어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모르지만

킬각을 잡기 위해 좀 더 공격적인 덱 구성이라고 보여집니다.



④ Gaara's Pinnacle 3 Shaman Deck


제가 알기로는 Gooby라는 플레이어가 기초를 닦았고 (지적부탁드립니다.)

가아라가 대회에서 사용해 유명해진 덱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폭탄 투척수로, 불정과 함께 번효과를 가진 전함으로 필드를 잡아가는 덱입니다.

그리고 강화철퇴가 2장이 채용되어 좀 더 적극적으로 필드정리를 할 수 있으며

철퇴와 시너지를 위해 기계 하수인이 많이 투입되고, 마나커브를 위해 비룡이 아닌 발명가가 채용된 덱입니다.




4. (으아니?! 별로 차이가 없잖아?!)

예, 그렇습니다. 널리고 널린 덱리스트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그만큼 주술사는 최약체여도 운영에 따라 포텐셜을 가지는 직업입니다.

그러면 주술사의 특징과 운영의 큰 그림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초심자를 타겟으로 합니다. 사실 필자도 그렇게 잘하진 않거든요. ㅡㅡ)


① 피니시와 운영의 큰 그림.
주술사는 피니시 카드가 좀 다양합니다.

제가 주술사를 시작했을 때만해도 가장 주류는 1둠해머, 1알아키르였습니다.
둘다 질풍을 달고 있죠? 대지의 무기와의 연계를 통한 폭딜은 상당히 강력하죠.
사실 둠해머는 상당히 안정적인 딜카드에요. 마나 남을 때 달아놓고 턴마다 두대씩 명치를 때리면서 대지의 무기와 연계된 10딜의 가능성으로 상대를 압박하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기직업이 득세를 하여
(성기사 득세 전부터를 말합니다. 성기사까지 티어가 올라온 지금으로썬 더 심각하죠)

바로 요놈이 너무 득세를 해버린 것이죠. 그래서 둠해머는 더 이상 안정적인 피니시 카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의 욕망이 채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피의 욕망은 강력한 피니시 카드입니다.(블뽕의 맛이란... 캬...)

그런데 이런 말이 있죠. '피욕을 정리에 쓰면 진다.'

물론 항상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사실 대다수의 경우 해당됩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피욕은 킬각나오기 전까진 못쓴다."라는 말이 됩니다.

알아키르, 그롬, 자군야포, 도적의 기름 등과 같은 피니시 카드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활용이 힘들어요.

게다가 주술사는 드로우가 빈약하고 필드를 잡아야하는 직업이라 패에서 피욕한장이 놀고 있는다는 것은 주술사에겐 꽤나 큰 리스크입니다.

물론 위의 3번 덱처럼 피욕으로 재미를 많이 볼 수는 있습니다. 사실 필자도 블뽕 굉장히 좋아해요.

영능과의 시너지는 괜찮지만 클래식 주술사의 운영원리와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문제가 있음에도 어쨋든 자주 채용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고블린 vs 노움이 발매되고...

요놈이 나왔습니다. 피니시 카드 이야기하다가 왜 갑자기 넵튤론이냐구요?

클래식 주술사는 서로 패 한장씩을 교환하며 필드에서 어드벤티지를 벌어서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덱입니다.

그런데 본인 스탯도 준수하고(나이사 맞지만...) 패를 4장이나 벌어다 주는 넵튤론이 나왔어요.

서로 패를 소모하며 필드 어드벤티지를 확보한 상황에서 넵튤론은

가히 피니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캐리가 가능합니다.

패 어드벤티지가 확벌어져버리기 때문에 명치가 날강날강한 상황만 아니라면 게임이 주술사 쪽으로 기울게 되죠.

더군다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캐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메타(몇턴 안되서에 명치가 터지고, 나이사가 모두 채용되는)에 상당히 안맞는 카드임에도 자주 채용되고 있습니다.


현메타에서 주술사의 피니시에 대한 저의 고찰은

"피의 욕망과 넵튤론 中 택1이 좋으며 이 둘 중 어떤 카드가 채용되어 있느냐에 따라 운영이 달라진다."

입니다. 둘다 넣기에는 덱이 너무 무거워지며 운영원리도 다릅니다.

당연히 알아키르로 킬각을 잡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입니다만 전부 그럴 수는 없죠.


피의 욕망이 채용된 덱이라면

"필드를 좀 더 강하게 압박하며 영능, 야정을 통해 개체 수를 불려 번카드와 함께 킬각을 잡는다."

넵튤론이 채용된 덱이라면

"상대와 패를 맞춰가며 필드를 먹다가 넵튤론이 잡히면 패 차이를 벌려 상대를 말려죽이거나 자기가 어그로 포지션을 잡는다."

이는 이상적인 운영의 대전제일 뿐이지만 주술사 초심자 분들이라면 한번쯤 되새기며 플레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② 주문 카드들과 필드 전개

주술사의 주문 카드들을 보면 대부분의 주문이 3코 이하입니다.

물론 쓰레기 같은 과부하가 포함되어있지만 말이죠.

그리고 주문의 역할이 다양하고 강력한 편입니다.

특히 대지 충격과 사술은 거의 최상급 제압기죠.

특징을 정리해보면

1) 필드 정리에 뛰어나다. (제압, 광역, 딜 + 도발 하수인 2체 전개가 가능한 야정)

2) 과부하가 포함되었더라도 어쨋든 그 턴엔 3코 이하에 쓸 수 있다.


잠깐, 여기서 두가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첫번째, 어떤 방송이었더라... 인벤 방송에서 어떤 선수가 했던 말인데 (제보부탁)

"드루이드는 필드 정리와 전개를 동시에 하기 힘듦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두번째, 고코스트 광역기가 평이 안좋은 이유는 광역기는 필드를 뒤집기 위해 있는 것인데

고코스트 광역기는 상대를 다 정리했더라도 내가 전개를 못하면 다음턴 필드를 다시 뺏기는,

다시 말해 상대 필드의 딜을 순간적으로 감소시키는 역할 밖에 못한다는 것이죠.


제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아시겠나요?

주술사는 한턴에 정리와 전개를 같이하기 좋은 편인 직업니다.

거기다가 2코짜리 영능은 패 소모 없이, 남는 마나로 필드 개체 수를 불리기에 매우 좋죠.

예를 들면 딜 주문이나 사술과 하수인을 동시에 내서 필드 주도권을 잡아오기 좋죠.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필드를 잡아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패를 소모하는 것은 재고하는 것이 좋다."
라는 말도 되지요. 특히나 드로가 약한 주술사는 패를 한번 소모하면 복구가 힘둚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필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뒤집어서 생각해보자면

"내가 필드를 잡았다면 상대 광역기를 맞은 후 내가 다시 필드 주도권을 잡아올수 있을 정도의 패는 남겨야한다."

라는 말도 됩니다.



5. 글이 많이 길어졌네요. 마지막 운영 관련되서 한 말은 다시 강조하지만 초보들을 위한 글입니다.

사실 필자도 클래식 주술에 애정이 있을 뿐이지 잘 못해요. ㅠㅠ

그러므로 댓글로 추가적으로 자신들의 팁들을 더 모아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 운영원리는 '통상적인 경우'에 해당되는 글입니다.

상대가 어그로 덱이고 초반이라면 상대의 딜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운영해야하고,

상대가 도적이면 템포를 빨리가져가서 전질 타이밍을 잘 안주고 명치에 딜을 빨리 넣어서 상대가 기름 콤보 파츠 모이기 전에 명치를 털거나, 혹은 다 모이기 전에 쓰는 것을 강제시켜서 이겨야하죠.
(근데 요즘 주수리로 도적잡기 힘들더라구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쓴 이유는 요즘 주술사가 주류가 아니라 시작하시는 분들이 헤메는 모습을 많이 보아서 입니다.

반응 좋으면 여기서 못다한 소소한 팁으로 2편도 써볼까 생각 중이긴 한데.

솔직히 쓸지 안쓸지는 몰겠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크-린 주수리협회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