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가는 저의 개인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실 수 도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을 댓글로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통 12월~1월이 게임계의 휴식기라고 불리는 타이밍입니다. 누가 시킨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회가 마무리 되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이죠. 2015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2016년을 기다리는 지금 올해를 돌아보면서 각 지역에 대한 평가를 해볼까 합니다.

1. 유럽
지금의 유럽은 그 어떤 지역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이것은 팀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선수들이 출전 할 수 있는 대회들이 항상 준비되어있습니다. 게다가 팀간의 이적이 활발하기 때문에, 자신의 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바로바로 수혈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유럽의 1위 자리는 쉽게 차지하기가 힘듭니다.

현재 유럽의 1위 자리를 Natus Vincere, Fnatic, Team Dignitas, Team Liquid 거기에 새롭게 등장한 강팀 Team Sandwich Monkey(TSM)까지 모든 팀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펼칩니다.


2. 중국
중국도 대회는 많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다른 점은 부동의 1위가 있다는 점이겠죠. 많은 대회가 열리지만 항상 상위권에는 eStar Gaming만 존재합니다. 물론 잠시 휘청거릴 때가 있긴 해도 결국 최종적인 승자는 eStar가 되는 편입니다.

그래도 eStar가 항상 쉽게 우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아래에서 Edward Gaming과 Zero Gaming이 계속해서 eStar의 자리를 넘보기 때문에 절대로 방심할 수 없습니다.


3. 북미
북미는 정말 애매한 지역입니다. 블리즈컨을 우승했고 분명 그 당시의 C9의 경기력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강한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 넘어와서 골드리그를 치뤘을 때의 경기력(C9에게 중국팀들의 방해가 있었다고 합니다만)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죠. 그리고 사실 따지고보면 블리즈컨 이전의 북미는 Tempo Storm, Cloud9이 다 장악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아래팀들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C9가 귀국 한 이후 본격적인 리빌딩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큰 잠재력을 가진 지역인 것은 확실합니다.


4. 한국
이제 이 글의 중요한 부분이 되겠네요. 아시아 특히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국은 모르겟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상황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HCOT 시즌 2에서 MVP Black이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고 전승 우승을 하는 것으로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합니다. MVP Black에게는 정말 엄청난 업적이지만, 어쩌면 걱정해야 하는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승 우승에 대해서 뭐라하는건 아닙니다!)

저는 항상 무한 경쟁이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MVP Black의 실력 항상을 위해서는 무한 경쟁 구도가 형성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의 프로팀에서 MVP를 이기기 위해서는 실력 뿐만 아니라 자신감(담력)까지 갖춰야 합니다.

HCOT에서 MVP가 이긴 경기들의 대부분은 MVP의 템포에 쫒아가다가 끝난 경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WCA에서 MVP가 진 경기들을 보면, MVP가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던 그것에 따라가지 않고 자신들이 해야하는 판단을 우직하게 밀어 붙히고, 때로는 그 템포를 역이용 하기도 합니다.

어디서 이런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MVP에 대한 경험의 차이라고 봅니다. MVP에게 끌려다니는 경험을 해본 국내 팀들은 "여기서 주도권을 내주면 우리가 아무것도 못하고 진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면서 MVP의 움직임을 저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팀들은 그런 경험이 없습니다. 국내 팀 입장에서 MVP는 "전승 우승을 한 말도 안되는 강력한 팀"이지만, 해외 팀 입장에서는 "한국 지역 강팀"입니다.

슈퍼리그에서 MVP가 고전했던 Team DK(TNL), Team Snake(ASD), MRR 모두 MVP와 호각을 다투는 경기력을 보여준 이유는 바로 자신감입니다. "우리가 질리가 없다.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 때문이죠. 하지만 MRR은 슈퍼리그 이후 해체되었고, ASD 또한 WCA 이후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TNL이 과연 무한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혹은 지금 이상황 그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새로운 1강 체재가 완성이 될지. 다음에 열리는 대회를 기대해봐야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