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작성 하기 전에,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쉽에 진출 확정된 Team Dignitas와 mYinsanity 축하합니다.

그리고 어제 IEM 카토비체에서 진행되었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유럽 지역 대표 선발전 경기를 한번 되돌아 볼까 합니다.

1. 이변의 연속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순한 다크호스였던 mYinsanity가 상대적으로 우위일 것이라고 생각된 Epilson Gaming에게 2:1으로 승리하고, 승자조에서 Team Dignitas를 2:0으로 꺾으면서 A조 1위로 4강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Natus Vincere는 Team Dignitas에게 최종전에서 패배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변은 A조에서만 있었던게 아닙니다. B조에서도 Fnatic이 B조 1위로 올라갔지만, 최종전에서 Team Liquid가 Virtus.Pro에게 패배하면서 조별리그 탈락을 하게 됩니다. Team Liquid, Fnatic, Team Dignitas, Natus Vincere 이 4팀 중 2팀이 유럽 대표가 될 것이라는 예상들이 대부분이었지만, mYinsanity와 Virtus.Pro 두 팀이 제대로 깽판 쳤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2.Team Dignitas
북미 챔피언인 Cloud9은 정말 엉뚱한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챔피언인 Team Dignitas는 경악스러운 챔피언입니다. Cloud9는 정말 몰라서 못막는 호나우지뉴였다면, Team Dignitas는 알고도 못막는 메시였습니다.

Team Dignitas의 선수들은 어찌보면 유럽의 최강 드림팀이라는 수식어를 붙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장부터 "카라짐의 아버지"라 불리는 Bakery 선수이고, Wubby, Mene, Snitch, JayPL 모두 이전 소속팀(Snitch는 쭉 Team Dignitas 소속이었습니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수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JayPL이었죠. 이 선수는 원래 지난 블리즈컨까지만 해도 Natus Vincere에 소속되어있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블리즈컨 이후에 Team Dignitas로 이적했죠. 저는 이 이적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Natus Vincere에서 팀의 브레인을 잃어버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Natus Vincere, Team Dignitas에서 밴픽을 진행할 때 JayPL 선수 주변에 모여서 논의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이것은 팀의 밴픽을 주도하는 선수라는 것이죠.

그럼 밴픽만 잘하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JayPL 선수의 누더기의 갈고리는 정말 날카로웠습니다. 그리고 누더기 뿐만 아니라 많은 전사 영웅을 플레이하면서, 최대한의 데미지를 받아주면서 죽지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 ETC와 무라딘
이것은 조금 말이 많은 부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 ETC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ETC와 무라딘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이냐에서 이것은 팀의 성향의 차이다 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유럽 선수들이 한국의 슈퍼리그를 많이 참고한다는 소식과 몇몇 선수들의 개인 방송에서 무라딘을 자주 연습하는 것을 본 이후에 "아 유럽도 이제는 무라딘으로 넘어오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다르게 아직도 두 영웅의 위치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무라딘과 ETC 모두 스턴을 가지고 있는 영웅이기 때문에 초반에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생존력에서는 무라딘이 앞서고, 변수를 만들어내는 부분에서는 ETC가 앞섭니다. 아무래도 조합과 팀 성향에 따라서 선택이 갈리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4. 누더기
유럽 지역에서 누더기 Q 프레임 드랍 버그로 글로벌 밴 되기 전에 탱커 1티어로 선택되던 누더기가 글로벌 밴이 풀린 이후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상황인듯 합니다. 이전에는 누더기가 최우선 순위였다면, 지금은 요한나, 무라딘, ETC처럼 다른 탱커들을 먼저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누더기처럼 갈고리를 이용한 끊어먹는 플레이는 보는 사람에게 엄청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여전히 기대되는 픽입니다.


보는 재미가 있었던 유럽 글로벌 챔피언쉽 대표 선발전이었습니다. 이 대회에서 많은 이변이 나왔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역시 유럽은 언제나 경계 대상 1순위다라는 점입니다.

혹시라도 이번 대회를 못보신 분은 유튜브 ESL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