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밸런스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동적 밸런스, 정적 밸런스와 같은 전문적인 내용은 제외 하였습니다.

우선 이 글을 시작하기 전에 3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1. 밸런스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2.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3. 어떤 게임을 가지고 밸런스가 잘 맞았다 혹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이 3가지 질문을 보았을 때, 해답을 찾기는 매우 힘들다. 답을 찾기 위한 계산식에 포함되는 가장 큰 변수가 무한 수의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난 후에는 "플레이어"는 스스로 위 3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있어서 밸런스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지만 어려운 요소 중 하나이다. 이 점은 개발자도, 플레이어도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밸런스가 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먼저 밸런스는 게임 플레이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만약 밸런스가 붕괴되었을 경우 플레이어들은 획일화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획일화된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게 되고, 더이상 그 게임을 찾지 않게 된다.



밸런스를 위한 공식화되고 과학적인, 그리고 엄격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우선 게임 밸런싱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게임 밸런싱의 본질적인 문제는 엄청나게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소나 줄다리기를 생각해보면, 중앙을 기점으로 완전히 같은 조건(플레이어의 힘을 제외하고)으로 완전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밸런스가 잘 맞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이 구도에서 순수하게 힘(실력, 능력)으로 겨루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를 추가해보자. 바로 "상성"이라는 요소인데, 이것이 추가되면 밸런스의 구조는 2가지로 나뉘게 된다.



1.상성

①. 추이적 관계 (transitive)
②. 비추이적 관계 (nontransitive)

위 2가지를 옛 국민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먼저 추이적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1. 1개의 마린은 1개의 골리앗을 이길 수 없다.
2. 1개의 골리앗은 1개의 배틀 크루저를 이길 수 없다.
3. 1개의 마린은 1개의 배틀 크루저를 이길 수 없다.


다음으로 비추이적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1. 테란은 저그를 이긴다.
2. 저그는 프로토스를 이긴다.
3. 프로토스는 테란을 이긴다.
(종족간 상성은 논란이 많지만, 단순 예시를 위한 것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추이적 관계는 A→B→C, 비추이적 관계는 A→B→C→A 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테란을 골라서 마린을 뽑고 있을 때, 나는 프로토스를 하거나, 테란으로 배틀 크루저를 뽑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말을 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2. 환경

우선 마린을 뽑기 위한 비용(자원, 시간)과 배틀 크루저를 뽑기 위한 비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만약 내가 배틀 크루저를 뽑기 위해서 자원을 계속 모은다면, 배틀 크루저를 뽑기 전에 상대방이 마린을 모아서 게임을 끝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프로토스가 테란을 이긴다고 하여도, 언덕 위에 있는 탱크를 리버로 잡아낼 수 있을까? 혹은 마린 8개, 메딕 2개로 구성된 조합을 유닛수가 같은 마린 10마리로 이길 수 있을까?

이러한 요소들이 하나하나 추가가 되면서 게임 밸런싱에는 너무나도 많은 수의 변수가 존재하게 된다. 현재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 플레이 해보고 밸런스를 수정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의 문제는 시간과 자원이 많이 소비되고,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주관적인 방법"으로 "객관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많은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스타크래프트는 "가장 밸런스가 잘 맞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는 밸런스가 잘 맞는 게임인가? 중원, 바람의 계곡, 단장의 능선이라는 특정 종족에게 유리한 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밸런스가 잘 맞은 게임인가?

밸런스가 잘 맞고 안맞고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플레이어의 능력이 플레이어의 성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자로 작용하는가"가 중요하다. 이것을 더 간단히 말하면, 일반적으로 실력이 뛰어난 플레이어는 자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플레이어를 상대로 더 많은 성공(승리)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레이어들은 상대방의 실력(때로는 AI의 난이도)과 자신의 실력을 비교하게 되는데, 그런데 실제로 상대방과 내 실력이 수치상으로 비교가 가능할까? 아니다. 바로 "체감"이다. 상대방이 더 잘한다, 못한다에 대한 평가는 플레이어의 "체감"으로 평가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밸런스는 플레이어의 "체감"으로 결정이 된다는 것-

두 번째 MOBA편은 9월 2일에 포스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