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LOL의 와드 시스템을 이야기 할때, 스타크래프트의 맵핵에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상대방의 움직임과 위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와드의 중요성을 쉽게 체감하지 못한다.


프로경기에서는 이러한 와드 하나하나의 위치와 와드의 목적이 명확하게 갈리곤 한다. 이 와드를 통한 시야 하나에 경기의 승패가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시야싸움을 펼치는 편이다.


이날 펼쳐진 KT와 SKT의 2세트의 경우에는 이런 와드 하나를 두고 펼쳐지는 심리전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이번 리뷰는 시야 장악과 이를 통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리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1. 밴픽구도


 

제드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SKT가 블루, KT가 레드로 시작된 밴픽에서 SKT는 말자하, 제이스, 르블랑을 밴한다. 이에 맞서 KT는 카밀, 바루스, 리신을 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SKT는 KT의 폰선수가 보여준 제이스가 껄끄러웠는지 이를 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르블랑에 대한 KT의 대처를 의식한 듯 변수를 차단하기 위하여 르블랑을 밴해준다.


KT의 경우에는 0티어로 우뚝선 바루스와 스킬셋이 좋아서 다양한 변수를 만드는 카밀과 피넛의 리신을 저격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지는 픽 페이즈에서 SKT는 렝가를 먼저 가져온다. 이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피넛의 성향과도 잘 맞으며, 가장 뛰어난 정글러로 평가받는 픽이기에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KT는 애쉬와 카르마를 가져오는데, 바텀의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감으로써 전체적인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SKT는 이즈리얼과 나미를 가져오는데, 역시 바텀라인의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기 위한 픽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즈리얼의 경우에는 1세트와 같은 이유로 뱅선수의 자신감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뽑았다고 볼 수 있다. 나미의 경우에는 카르마를 내어준 상황에서 힐과 보조 스킬들을 이용해서 라인전을 충분히 강하게 가져갈 수 있기 떄문에 뽑았다고 풀이된다. 애쉬의 궁극기로 위험에 처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궁극기를 통해 한타이밍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KT는 정글에서 티어가 높은 그레이브즈를 가져가면서 첫번째 픽 페이즈를 마무리 짓는다.


이어지는 두번째 밴 페이즈에서 KT는 라이즈, 코르키 SKT는 마오카이, 탈론을 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KT의 경우에는 페이커를 노리고 미드의 픽을 제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라이즈는 1세트에서 좋은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궁극기를 통한 변수가 발생하는걸 방지하고자 하는 픽이고, 코르키의 경우에는 대회 버전에서 굉장히 강력한 픽이고 SKT가 가져갈경우 대치구도에서 포킹이 부담되기 때문에 밴한것으로 보인다.


SKT의 경우에는 탑라인에 주도권을 쥐어주고 받아치거나 카이팅을 할 때 껄끄러운 마오카이를 밴하였으며, 탈론이 로밍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변수를 의식하여 탈론을 밴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두번째 픽 페이즈에서 KT가 먼저 럼블을 가져가는데, 라인의 주도권을 강하게 움켜쥘 수 있으며, 원거리에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애쉬를 가져왔기에 이에 호응하여 스킬을 사용하기 좋은 럼블을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SKT는 여기에 맞서서 노틸러스와 오리아나를 가져가는데, 부족한 CC와 이니시에이팅을 메워줄 수 있는 노틸러스와 렝가와의 시너지가 뛰어난 오리아나를 가져옴으로써 카이팅과 전투지속력이 뛰어나며 연계가 좋은 한타조합을 완성하였다.

KT는 마지막으로 제드를 가져가는데, 라인의 주도권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픽이였다. 또한 어느정도 상대 이즈리얼을 의식한 픽이라고 생각된다.


밴픽구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SKT는 단단한 한타조합을 완성하였는데, 서로간의 시너지도 뛰어나고 궁연계가 잘 될 경우 많은 격차가 나더라도 싸움을 뒤집을 수 있는 조합을 갖췄다. 카이팅과 되받아치기, 이니시에이팅 모두 뛰어난 조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KT의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라인전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릴 수 있는 화력조합을 갖췄다. 애쉬를 통해서 원거리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하고, 밀고 들어갔을때 상대방의 카이팅구도를 어느정도 어그러트릴 수 있는 조합이 완성되었다.


 

2. 라인전 구도


LOL에서 정글은 유일하게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아도 되는 라인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언제든 협공을 통해서 자신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안겨주고, 이를 통해서 아군 라이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즉, 동선을 들키거나 위치가 노출될 경우 정글이 갖는 힘이 많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라인전 단계에서 프로팀들의 경우 상대방 정글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시야싸움이 펼쳐지는 것이다.


 

봇 듀오를 부르면서 레드에 와드를 설치하는 폰의 모습.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보통 게임이 시작하면 프로경기도 솔랭에서도 상대방 정글에 와드를 박는일은 자주 등장한다. 이를 통해서 상대 정글의 위치를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역갱 및 라인푸쉬 주도권등을 가져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KT 폰의 제드가 SKT 정글 레드지역에 와드를 하나 박았다. 물론, 이 정보는 SKT 페이커의 오리아나를 통해서 SKT팀원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이 와드 하나로 인해서 스노우볼이 시작되게 된다.


 

동선을 숨기기 위해 크게 도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SKT 피넛의 렝가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동선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동선을 들킨다는 것은 정글이 갖는 이점을 많은부분 포기해야 하고, 초반에 어느 라인에 힘을 실어주는지를 보여줄 수 있으며 상대 정글에게 더 편한 동선과 플레이를 제공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대는 정글중에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는 스코어기에, 피넛은 더욱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따라서 피넛은 정글 동선을 최대한 꼬아준다. 와드의 위치를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야의 사각을 골라서 찾아가게 된다. 칼날부리를 리쉬없이 시작한 이후 레드 앞지역이 아닌 기지쪽을 통해 작은골렘을 사냥하고 귀환하는 동선을 선택한다. 이 동선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동선을 들키지 않고, 위치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상대팀 라이너들이 자신있게 라인 주도권을 움켜쥐는 행위를 방지하고 상대 정글의 갱킹 루트를 어느정도 제한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애쉬의 매날리기로 바텀에 렝가가 없음을 확인했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하지만 스코어의 그레이브즈는 상대가 아직 레드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바텀지역에 위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미드지역에 갱킹을 가게 된다. 이 시점에 오리아나는 라인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하여 다소 무리하게 라인을 밀고 있었고, 상대 정글의 위치가 일반적인 동선일거라고 예측하고 있다가 뒤를 잡히면서 퍼블을 내어주게 된다.


 

눈덩이가 점점 굴러가기 시작했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미드의 웨이브를 커버하기 위해 렝가가 빠진 사이에 그레이브즈는 SKT의 블루와 두꺼비까지 차지하면서 양 팀 간의 격차가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 때, 상대 정글에 와드를 박아 두었고 정글몹을 남겨두지 않았기에 KT로써는 다음 렝가의 동선을 파악하기가 한층 쉬웠다. 탑지역에 보이지 않고, 바텀지역이 라인을 밀고 있는 상황이기에 바텀밖에 남은 동선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바텀의 데프트/마타는 대략 렝가가 도착할 즈음에 뒤로 빠지며 위기를 한차례 넘기게 된다. 또한 이 정보를 바탕으로 탑의 럼블 역시 노틸러스를 보다 편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되었다.


 

스멥이 편하게 라인을 밀면서 시야를 장악하러 움직이고 있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6분경 SKT 봇듀오는 딜교환의 우위를 바탕으로 그레이브즈를 바텀에 소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렝가 역시 바텀으로 내려오는데, 이 때도 스멥은 편하게 라인을 밀고 다시한번 불이 꺼진 SKT의 탑지역 정글 시야를 장악해둔다.

이 시야를 통해 렝가의 위치를 파악하고 마타의 카르마가 다시 한번 SKT의 레드지역 정글 시야를 장악해준다. 이를 통해서 그레이브즈의 동선과 움직임이 보다 편해졌으며, 상대 정글에 적극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근거가 되어주었다.


 

렝가의 위치는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었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러한 시야장악을 바탕으로 그레이브즈가 8분 30초경 레드를 사냥하는 렝가의 뒷덜미를 잡으면서, 제드와 오리아나의 스펠이 맞교환 되는 교전이 나온 것이다.


(시야싸움 이야기와 더불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애쉬가 최근 각광을 받는 픽인 이유가 어느정도 이 이유와 겹쳐진다. 라인전에서의 스킬과 슬로우도 있지만, 매날리기를 통해 상대 정글의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라인 컨트롤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는 점과 상대 정글의 시야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애쉬를 많이 선호하고 밴도 나오는 것이다.)


욕심을 부릴법 한 상황에서 이를 놓치지 않는 KT.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 때 제드의 체력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집에 갈 것을 확신한 오리아나는 라인을 한라인 더 밀어넣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KT는 럼블까지 호출하면서 다시한번 오리아나를 잡아낸다. 오리아나의 계산에 제드는 집을 갔을 것이고, 아니라 하여도 적극적인 호응이 힘든 상황이며 그레이브즈 한명의 딜은 견디면서 빠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라인 주도권을 가지고 밀어넣기를 계속하던 럼블이 내려오면서 킬을 내어주고야 만다.


 

딜교환을 걸면서 바텀을 호출하는 KT. 오리아나 역시 상대 위치가 파악된 상황에서 최선의 플레이였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12분경 미드에서 펼쳐진 교전을 보면, KT의 콜플레이가 얼마나 좋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KT는 그레이브즈와 럼블이 탑을 압박하며 포블을 만들려고 하던 시점이였다. 따라서 라인의 주도권을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던 오리아나는 계속해서 미드를 압박하는데, 이는 상대방이 당장 백업을 오기 힘든상황이기에 가능한 근거가 확실한 판단이였다.


 

그레이브즈는 남아서 노틸러스를 계속 압박하고, 럼블은 텔레포트를 이용하여 합류한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하지만 KT는 여기서 바텀을 호출하면서, 제드가 딜교환을 걸고 동시에 탑 라이너 모두 텔레포트가 있는 상황이지만 럼블만 뒤로 빠지며 그레이브즈는 계속해서 노틸러스를 압박한다. 이에 노틸러스는 텔을 타기 힘든 상황이 되고, 럼블만이 텔레포트로 이동한다. 한발 먼저 출발한 KT의 바텀이 먼저 도착하면서 KT는 포블 및 2킬과 미드 1차타워를 가져가게 된다.


3. 한타구도

보통 라인의 타워가 깨지게 되면, 어느라인이건 라인전이 종료되었다고 본다. 이유는 라인의 동선이 길어지면서 라인에 묶여있던 챔피언들의 이동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게임 중반이라고 보통 평하게 되고, 본격적인 한타가 열리기 시작하는 구도가 된다.


앞서 밴픽단계에서 이야기했듯, SKT는 한타지향형 조합이였다. KT는 보다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조합이였다. 한타를 꽝 붙는다고 가정했을때 SKT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한 부분이였다. 그리고 SKT는 이 잠재력을 뽐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KT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였다. 자신들 조합의 강점을 극대화 하기 위하여, 라인전을 끝낸 이후 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드의 위치는 와드로 파악된 상황이였으나, 그레이브즈의 위치는 발각되지 않았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14분경 탑과 바텀지역에서 동시에 사건이 일어난다. 제드는 사이드 운영을 위해서 부쉬에서 라인을 먹으러 오는 상대 이즈리얼을 노리고 있었고, 탑지역에서는 라인을 밀기위해 다소 멀리 나온 노틸러스를 노리고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제드의 동선을 파악한 SKT는 제드를 오히려 잡아먹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뱅 역시 제드의 위치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드의 암살에 킬을 내어줄뻔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동시에 SKT의 시선이 바텀에 쏠린 사이, 탑지역을 밀던 노틸은 상대의 시선 역시 바텀에 쏠릴것이라 생각하고 라인을 보다 다소 무리하게 미는 판단을 한다. 이 때 그레이브즈가 올라오면서 노틸러스는 킬을 다시한번 내어주고야 만다.


이미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SKT는 바텀지역 시야를 최대한 장악하면서 바텀 1차타워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반면, KT는 전령을 위시한 탑지역 시야를 차지함으로써 미드 탑지역을 중심으로 스노우볼을 굴리고 제드를 바텀으로 돌리려는 판단을 하였다. 하지만 결국 탑과 바텀지역에서 동시에 손해를 보며 스노우볼을 멈출 수 없게 된다.


 

상대의 정비타임을 예상하였으나, 제드가 시간을 끌며 SKT의 노림수를 한번 저지한다.(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15분경에는 SKT의 노림수가 무위로 돌아가는 상황이 나온다. KT가 탑에서 킬을 내고 바텀에서 이즈리얼을 쫓아낸 상황에서 자연스레 바텀에 힘을주며 용까지 차지하고 정비를 하는 사이, SKT는 탑타워를 가져가기 위해서 탑에 힘을 주게 되는데 이때 제드가 이즈리얼을 노리려고 탑지역에서 대기하다가 탑으로 몰려오는 상대 챔피언중 나미를 끊어내면서 시간을 끌게 되고 결국 탑지역 타워를 지키게 된다.


 

서로간의 노림수가 충돌하였으나, KT가 좀 더 유리한 상황이였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17분경 미드에 힘을 주면서 2차타워를 철거한 KT는 자연스레 상대 정글의 시야를 빡빡하게 장악하며 탈수기를 가동할 준비를 한다. SKT는 이를 노리고 레드지역에 매복해 있다가 상대의 카르마를 끊으려 시도하는데, 여기서 카르마가 살아남으면서, 교전에서 다시한번 KT가 대승을 거두게 된다.


이 교전을 보면, 카르마를 끊으려 렝가와 노틸이 들어가는데, KT는 이미 렝가의 위치를 알고 있었기에 사실상 카르마가 미끼가 되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설계하고 내려오던 그레이브즈와 애쉬를 포함하여 텔 합류가 가능한 럼블까지 4:3구도를 그리고 있었고, 오리아나와 이즈가 오기전에 상대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거기에 럼블의 텔 위치로 인하여 SKT의 딜라인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카르마는 살아가고 SKT 3명의 챔피언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해일로 시작된 전율의 쓰나미였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흔한 입롤의 모습 . gif (출처 : LOL인벤 게시물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4625&l=881066)

 

24분경 상대 정글 시야를 장악하고 지속적으로 압박하다가 이즈리얼을 끊어먹으면서 바론을 시도한다. 이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 온 노틸러스를 추가로 잡기위해서 쫓아가는데, 여기서 SKT 조합의 잠재력이 폭발한다. 흔히 입롤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바론을 잡은 KT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5:4구도이고 자신들의 성장 역시 부족함이 없기에 노틸을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한 부분이 두가지 있었는데, 첫째는 본인들의 주요 궁극기가 다소 빠져있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상대방 조합이 한타조합이라는 점이였다.


보통 한타조합의 경우, 궁극기 시너지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이 궁극기의 경우 일정 범위에 데미지와 군중제어를 주는편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궁극기는 당연히 좁은지역에 상대가 밀집할수록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KT는 노틸을 쫓기위해 골짜기에 줄지어 따라가는 구도가 되었고, 노틸이 장판파의 장비처럼 굳건히 버틴채 서 있을때, 나미가 해일을 쏘고 노틸이 폭뢰를 넣는 순간 오리아나가 궁각을 보고 충격파+불협화음 콤보로 상대 챔피언을 몰살시킨다. 체력이 대부분 빠진 상대 챔피언을 렝가가 궁극기로 뛰어들면서 마무리 짓게 되고 살아남은 제드까지 추격하면서 에이스를 만들어 낸다. 이 한타는 한타조합의 잠재력과 무서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타라고 할 수 있다.


 

벽을 사이에 두고 SKT의 진형이 나뉘어버린 상황이였다. (출처 : YouTube KT vs SKT 2세트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하지만, KT는 이전에 벌어놓은 이득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이 한번의 패배를 교훈삼아서 더 나아가면 되는 입장이였고, 이를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팀이였다.  계속해서 공방을 거듭하던 양 팀은 33분경 바론 앞 지역에서 한타를 다시 펼친다.

이 때, KT는 주도권을 바탕으로 바론 낚시를 시도하고 있었고, SKT는 이를 확인하고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KT가 SKT를 향해 돌아서서 추격하게 되는데, 여기서 SKT의 진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한타가 열리게 되고, 오리아나와 렝가가 끊기면서 바론을 내어주게 된다. 이어서 다시 바론을 막고자 가던 SKT 챔피언들을 잡아내면서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고 이 바론을 바탕으로 SKT를 압박한 끝에 KT는 3억제기를 파괴하며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게 된다.



인간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불안함을 느끼게 되어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자신의 화면에 집중하다가 놓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움직임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게 된다. 보고 있다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황하게 되고 실수가 나오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봤을때, 양 팀의 경우에는 사소한 시야 하나하나까지 심리전으로 활용하면서 초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선택에 따른 결과는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엄청난 수준의 경기를 보여준 양 팀에게 다시한번 감사를 전하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