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포츠에서 다양한 결과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경기 전 승부를 예측하는데 익숙해져있다. 기본적으로 강팀과 약팀이 나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결과에 따라서 나뉘게 되기 때문에, 그 결과들을 토대로 우리는 누군가의 승패를 예측한다.


하지만, 이 날 벌어진 경기에 대해서 우리는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KT는 분명 강팀에 분류되는 팀이고, LCK 2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1라운드에서 MVP가 승리를 거머쥐었고 KT의 최근 기세가 좋지 않으며, MVP는 반대로 기세가 굉장히 좋은 팀으로 꼽히고 있기 떄문이다.

그리고 이날 1세트에서 KT는 명승부 끝에 승리를 가져갔으나, KT의 경기력에 의문부호를 더욱 크게 만드는 상황이 되었다.


1. 밴픽구도


LOL은 패치에 따라서 메타가 변화한다. 라이엇은 꾸준한 패치를 내놓고 있으며, 일정 텀을 두고 대회에 적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서 패치에 가장 어울리는 픽을 선택하게 된다. 이 날 경기에서도 새로운 패치에 따른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이였으며,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밴픽구도였다.


KT가 블루진영 MVP가 레드진영으로 시작한 경기에서 KT는 말자하/애쉬/렝가를 밴하였다. 말자하와 애쉬의 경우에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라인전자체 능력도 준수하고 갱호응도 뛰어나며, 시야장악 단계에서 한명을 잘라먹는 등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밴한것으로 보여진다. 렝가의 경우에는 그레이브즈를 가져오려는 의도가 보이는 밴이다.


MVP는 이에 맞서 자이라/이즈리얼/그레이브즈를 밴하는데, 자이라와 이즈리얼의 경우에는 바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 특히, 이즈리얼의 경우에는 7.5패치이전부터 꾸준히 티어가 상승하던 픽으로 바루스의 너프와 더불어서 티어가 급상승 하였으며, 애쉬가 밴된시점에서 마땅히 견제하기 좋은 챔피언이 없기때문에 밴한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레이브즈의 경우에는 7.5에 올라오면서 필밴카드로 예측되던 픽이며, 실제로 현재 정글중에 0티어에 가까운 가장 좋은 픽이기 때문에 밴했다고 볼 수 있다.


이어지는 첫번째 픽 페이즈에서 KT는 카밀을 먼저 가져온다. 카밀의 경우에는 스킬의 구성상 너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티어를 유지할만한 픽이며, 변수를 만들어내기가 좋고 스플릿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기 좋은 픽이기에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MVP는 엘리스와 바루스를 가져오는데, 그레이브즈와 렝가가 밴된 시점에서 엘리스/카직스/리신의 티어가 올라가고 이들 중 비욘드가 가장 잘 다루는 엘리스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바루스의 경우에는 너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광을 받는 픽인데, 평타기반의 딜링은 여전히 준수하고 궁극기에 CC가 있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기에도 적합하며, 엘리스와 함께 대치구도에서 힘을 발휘하기에 좋은 픽이기에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어서 카직스와 루시안을 가져온다. 카직스의 경우에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남은 정글중 티어가 가장 높으며, 스코어 역시 리신을 크게 선호하지는 않기 때문에 가져온 픽으로 생각된다. 루시안은 7.5패치에서 굉장히 떠오르는 픽인데, 몰락한 왕의검 변경과 더불어서 Q및 W스킬의 후 딜레이 감소 패치로 인하여 굉장히 좋은픽으로 올라왔다. 템트리에 따라서 2~3코어 타이밍까지 약한구간 없이 갈 수 있으며, 캐리력 역시 훌륭하고 라인전이 강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MVP는 첫번째 픽의 마지막을 뽀삐로 장식하는데, 뽀삐의 경우에는 W를 통해서 카밀의 E스킬을 막아낼 수 있고, 카밀이 궁극기를 사용할 시 궁극기를 통해 상대 카밀의 궁극기를 해제할 수 있는 등 대 카밀전에서 좋은 스킬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한 픽으로 보여진다.


MVP는 두번째 밴 페이즈에서 카르마/탈론을 KT는 오리아나/신드라를 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MVP는 여전히 바텀 라인전에 힘을 실어주고 KT조합의 순간적인 이니시에 힘을 실어줄 것을 고려하여 카르마를 밴한 것으로 보이며, 탈론의 경우에는 상대의 현재까지 조합상 순간 들어오는 조합에 버스트딜이 추가되면 아군 딜러진에게 큰 위협이 되기 떄문에 밴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밴카드는 두 장 모두 미드에 사용하였는데, 이는 이안이 신드라와 오리아나가 위협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바꿔서 말하면 그 외의 챔피언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밴한것으로 보여진다.


두번째 픽 페이즈에서 MVP는 먼저 아리를 가져간다. 아리의 경우에는 이안이 좋은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상대 미드라이너가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무난한 픽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KT는 이에 맞서서 블라디미르와 룰루를 가져가는데, 블라디미르의 경우에는 최근 급부상하는 미드라이너로 초반부터 라인주도권을 꽉 움켜쥐는 픽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성장을 했을때는 굉장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며, 상대 조합의 특성상 CC연계가 중요한데 이를 한번 회피할 수 있고 후방에 있는 바루스같은 챔피언은 블라디미르가 들어가면 쉽게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룰루의 경우에는 이미 룰루시안이라는 검증받은 조합이 존재하며, 상대의 CC연계를 한타이밍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KT 조합의 특성상 들어가는 챔피언이 많기 때문에 이에대한 시너지까지 고려하여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MVP는 마지막 선택으로 쓰레쉬를 가져가는데, 쓰레쉬의 경우에는 MVP 다른 챔피언들과의 CC연계측면에서도 굉장히 훌륭하고, 상대 조합의 특성상 들어오는 픽이 많은데 이를 받아치면서 바루스를 보호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선택한 픽으로 보여진다.


조합의 특성을 정리해보면, KT는 CC는 다소 부족하지만 한번에 꽝 들어가서 적을 찍어 누르는 강력한 화력조합이고 챔피언간의 시너지도 괜찮은 편이며, 유리할 때 운영을 펼치기도 좋은 조합을 가져갔다.


반면 MVP는 CC연계를 통해서 변수를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으며, 대치구도에서 보다 강점을 가지는 픽을 위주로 조합을 구성했다.

양 팀 모두 매력적인 조합을 준비하였으나, 경기는 밴픽의 이유를 플레이로 보여주어야한다. 초반 구성은 KT쪽이 활짝 웃는 그림이 나오게 된다.



돌진의 KT와 CC의 MVP간의 맞대결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2. KT 강력함을 보여주다.


경기는 초반부터 사고가 발생한다. 4분경, 바텀지역에서 퍼스트 블러드가 나오는데 KT의 바텀라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마하의 바루스가 체력관리가 다소 안되어 있었고, 스코어의 카직스가 그 틈을 파고들어서 퍼스트블러드를 만들어낸다.

이 장면에서, 마타의 호응이 굉장히 빛났는데 소환사 주문을 아끼지 않고 파고들면서 바루스에게 CC를 넣음으로써 쓰레쉬의 랜턴을 타지 못하게 하고 킬을 가져가는데 성공하였다.



아낌없이 갱 호응에 투자하는 마타.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5분경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데, 비욘드의 엘리스는 상대 정글의 시야를 장악하기 위해서 KT의 칼날부리 지역에 들어갔다가 카직스와 마주치게 되고, 2:2 교전에서 자신이 있었기에 바로 물러나지 않았는데, 스코어의 카직스가 폰의 블라디 합류가 빠른것을 알고 달려들면서 교전을 만들어내고 블라디가 먼저 도착하면서 2킬째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 상황을 조금 자세히 보면, 도착 전에 이미 카직스가 수정초를 통해서 엘리스의 위치를 1차로 파악하고, 와드를 지우는 과정에서 위치를 2차로 파악당했으며, 카직스가 칼날부리를 사냥하면서 마주친 상황이였다. 카직스는 블라디의 합류가 빠를 것을 확신하고 달려드는데, 엘리스는 시야에 조금 욕심을 내다가 킬을 내어주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언제나 시야와 목숨을 바꿀 필요는 없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8분경 다시한번 KT는 노림수를 펼치는데, 이번 목표는 탑의 ADD의 뽀삐였다. 스멥의 카밀이 연기를 하면서 딜교환을 유도하고, 카직스가 합류하여 잡아내려던 찰나 뽀삐가 궁으로 카직스를 날려버리면서 체력이 없는 카밀과 뽀삐는 서로 물러나게 되었다.

여기서 파악된 정보를 바탕으로 MVP는 화염드래곤을 가져가는데, 이 상황에서 블라디와 마타의 룰루가 합류하면서 비욘드를 잡아내게 된다.



I believe I can Fly - Score.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 상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KT의 탑갱킹은 근거가 명확하였다. 상대방 레드를 카운터정글 하면서 와드를 설치하였고, 이 시야를 바탕으로 엘리스가 레드지역 정글에 없으며 다음 동선이 블루지역이라는걸 파악했기에 탑 갱킹을 하였던 것이고, 드래곤을 먹는 MVP를 덮칠때의 판단은 바텀지역 주도권을 바탕으로 바텀에서의 합류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였다. 상대는 드래곤에 집중할 것이고, 상황을 봐서 상대를 잘라낼 수 있으면 잘라내고 아니라면 그냥 물러나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였다.



KT 바텀의 합류가 빠르기 때문에 과감한 판단이 가능했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KT는 여기서 킬을 얻어내면서 블라디의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MVP는 반대로 탑을 제외한 모든 라인에서 주도권을 내어주고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MVP는 경기의 흐름을 뒤집기 위해서 노림수를 반드시 펼쳐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0분경 이를 알고있는 MVP는 바텀지역에서 노림수를 펼친다. 엘리스와 쓰레쉬의 CC연계를 바탕으로 루시안을 잡아내려는 시도를 하는데, 룰루시안이 회피하면서 엘리스가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면 한동안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것임을 알기에 MVP는 재차 갱킹을 시도한다. 직전 갱킹에서 소환사주문을 빼 놓았기에 가능한 선택이였다. 그리고 MVP는 결국 쓰레쉬가 죽긴 했지만 KT의 봇듀오를 잡아내면서 2킬을 가져간다.



??? : 악! 눈물겨운 희생!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 상황에서 엘리스의 점멸+고치를 맞은 루시안을 지키기 위해 마타가 점멸로 쓰레쉬의 사형선고를 대신맞아주고 급성장까지 사용하는데, 마타의 생각보다 딜이 훨씬 강력하게 들어오면서 MVP에게 점수를 내어주고 말았다.


LOL 프로단위의 경기에서는 항상 턴으로 소모하면 그 다음엔 상대방에게 기회가 가게 되어있다. 12분경 탑지역에서 벌어진 사고 역시 이와 관련이 있다. 11분경 카직스가 탑지역에 갱킹을 시도하지만, 뽀삐는 이를 손쉽게 피해내면서 KT의 턴을 소모시킨다. 그리고 MVP는 자신들의 턴이 돌아오자 쓰레쉬/엘리스까지 탑지역에 가면서 카밀을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개인으로 힘들면 팀으로 극복한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쓰레쉬가 탑에 올라간 동안, 룰루는 MVP의 바텀지역 시야를 장악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KT 역시 카직스를 바로 바텀으로 불러서 쓰레쉬를 잡아내는데 성공한다. 상대 미드와 정글이 블루를 먹는 상황을 와드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과감한 갱킹이 가능했던 것이다.



MVP의 미드와 정글이 블루를 먹는걸 와드로 확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과감한 판단.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가운데 17분경 결정적인 상황이 미드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는 상대 미드타워의 체력압박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이안의아리에게 궁극기까지 투자하면서 과감한 딜교환을 건다. 그리고 아리는 이를 궁극기로 회피한 다음 다시 미드타워로 돌아가다가 블라디에게 죽게되고, 이를 커버하기위해서 오던 엘리스까지 카직스와 블라디의 협공에 사망하면서 블라디에게 더블킬을 내어주게 된다.



사실상 황천질주였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리와 블라디의 딜교환이 있기 직전에 카직스와 엘리스가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동선을 파악한 상태였다. 그리고 양 팀의 정글러는 미드를 향해서 지원을 가게된다. KT의 입장에서는 아리의 체력을 빼고 아리를 집에 보내게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드타워에 카직스까지 소환하면서 미드타워를 밀어내고자 했을 것이고, MVP의 입장에서는 미드타워의 포블을 내주기는 절대 싫은 상황이였을 것이다. 


이안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궁극기가 한턴 남아있고 Q스킬로 원거리미니언 정도만 지워놓으면 타워가 깨지는 일까지는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엘리스의 백업이 있으면 죽지는 않겠다는 계산 하에 다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비욘드 역시 자신이 근처에 있으니 백업이 충분히 빠르다는 생각에서 백업을 간다고 콜을 했을 것이고, 이는 이안의 판단에 있어서 근거를 제공하는 상황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MVP가 간과한게 두가지 있었다.


첫째는, 카직스의 위치였다. 카직스 역시 엘리스와 얼굴을 맞댄 이상 근처에 있었으며, 미드의 상황을 봤을때 미드로 올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였다. 따라서 카직스까지 오는걸 고려하여 차라리 탑지역의 백업을 요청하고 아리는 집으로 가는것이 옳았다고 보인다.


둘째는, 소환사주문의 여부이다. 아리의 체력은 타워지역으로 돌아갈때 256이였고, Q스킬로 체력을 수급하면서 300언저리까지 증가하였다. 하지만 블라디는 소환사주문을 모두 들고 있었으며, 언제든 타워지역에 다이브를 감행할 수 있었다. 물론, 아리 역시 소환사주문을 들고 있었지만 체력이 낮은 상황에서 그렇게 위험한 판단을 해야했을까 싶다.


반면 KT의 플레이는 근거가 명확했는데, 아리의 체력과 엘리스의 위치 뿐만 아니라 바텀지역에서 주도권을 바탕으로 바텀듀오의 한발 빠른 합류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다이브를 과감하게 실행했다.


여기서 2킬을 얻으면서 블라디의 성장은 더더욱 가속도가 붙게되고, KT는 이제 탑지역만 꺾어내면 모든 라인의 주도권을 가져옴과 동시에 게임의 승기 역시 자신들에게 완벽하게 돌려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 상황이 크게 작용한 이유는 잘 버텨주던 탑지역에서 뽀삐가 미드 포블을 막기위해서 내려와야했고, 이를 위해서 궁극기까지 사용하고 체력관리가 안된상태로 탑에 복귀하였으며, 이로 인해 탑지역에서 카밀에게 솔킬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뽀삐가 궁만 있었더라면...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카밀을 상대로 뽀삐가 CS와 레벨을 근소하게나마 앞서고 있었으나 미드지역 커버를 다녀와서 솔로킬을 내어주면서 이러한 이점까지 모두 잃게 되었다. 그리고 미드지역의 타워 체력에 큰 압박을 받았기에 19분경 결국 미드타워로 포블을 내어주게 된다.


20분경 미드타워를 먼저 깬 블라디가 탑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탑지역에서 다시한번 뽀삐를 잡아내며 킬을 올리는 성과를 거둔다. 결국 전 라인이 터지고 1차타워를 무난히 내어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드 1차가 깨지면 미드라이너의 움직임이 보다 자유로워진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경기의 흐름이 기울게 되면서, MVP 선수들에게 나와서는 안될 실수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뽀삐가 22분경 제어와드를 제거하려다가 잘리는 장면이나, 24분경 아군 블루를 빼먹는 KT선수들에게 혼자서 싸움을 걸다가 죽는 장면등이 그렇다.



근처에 아군이 아무도 없음에도 제어와드를 깨는 안일한 플레이.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반면 23분경에 나온 아리의 데스는 잘큰 블라디의 화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였다. 경기는 전체적으로 KT가 리드하면서 승기를 80%가량 잡은 상황이였고, 상대정글에 마음껏 들어가서 시야장악 하면서 누구든 짤라먹기 좋은 상황이 계속해서 연출되고 있었다.


하지만 MVP 선수들도 자체적으로 실수에 대한 피드백을 하면서 게임을 포기하지않고 버텨나가기 시작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버티고 버티던 MVP 선수들에게 서서히 달콤한 열매가 보이기 시작한다.


3. MVP의 저력


프로경기의 공통된 모습이지만, 주도권을 잡은 팀이 중반 이후 2차타워를 압박하면서 스플릿과 동시에 진행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바론낚시이다. 바론이라는 대형 오브젝트가 주는 버프는 챔피언의 성능도 올려주고 미니언에게 버프도 주면서 골드까지 주는 그야말로 LOL에 필요한 모든것을 제공하여준다. 따라서 바론버프를 먹은 팀은 유리할땐 승기를 굳히고 불리할땐 추격의 발판을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꼭꼭 틀어박힌 상대를 불러내기 가장 좋은방법은 바론낚시를 통해서 압박을 넣는 것이다. 그리고 운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KT가 이를 모를리가 없었다. KT는 MVP의 레드지역 시야를 장악하고 나오는 적을 잘라먹으려고 매복플레이를 계속하였다. 


27분경 MVP의 레드 위쪽 부쉬에 매복해있던 KT는 쓰레쉬를 잘라먹기 위해서 화력을 집중한다. 하지만 쓰레쉬는 간발의 차로 살아돌아가게 되고, 역으로 카직스가 CC에 발이 묶이면서 먼저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KT와 MVP의 챔피언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한타가 펼쳐지게 되는데, 여기서 MVP는 3킬을 가져가고 KT역시 2킬을 가져가면서 서로 교환하는 구도가 된다.



한타이밍 버틴 순간 이제 상황은 역전이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이 한타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KT의 챔피언이 매복한 상황에서 탑지역은 블라디와 아리의 1:1구도였다. 블라디는 압도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궁극기까지 사용하면서 아리에게 위협을 넣게된다. 아리가 빠진 상황에서 탑지역의 2차타워를 막기위해 MVP선수들의 백업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기에 KT는 거기까지 내다보고 매복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KT의 입장에서는 CC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밀이 스플릿으로 빠져있었으며, 한타에 유용한 혈사병 역시 아리에게 위협을 넣기 위해 빠졌고 루시안은 바론지역의 와드를 제거하기 위해서 한발 늦게 합류하는 상황이었기에 교전이 길어지거나 규모가 커지는것을 경계했을 것이다. 그러나 쓰레쉬가 KT의 매복을 버티면서 살아남게 되고, MVP의 CC가 연계되면서 한명씩 사망하는 구도가 나오면서 킬 교환이 일어났다. KT의 조합특성상 자신들의 진입을 상대가 한타이밍 받아넘기게 되면 본인들이 위험해지는 구도가 펼쳐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KT의 노림수를 MVP가 무난하게 잘 받아치면서 한발자국 내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불리한 팀 입장에서는 이 점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데, 상대를 물러나게 하고 한발자국 내딛는다는 것은 시야를 보다 넓게 차지할 수 있게 된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상대의 노림수를 파악하기 용이해진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야장악은 30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KT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바론지역의 시야를 꽁꽁 묶어둔채 상대를 불러내는 플레이를 펼친다. 이 때, MVP는 이전보다 나아진 상황덕에 레드지역까지 시야를 장악하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레드지역까지 나온 MVP의 챔피언을 보고 KT는 바론을 멈추고 MVP를 잡아먹기위해서 움직이는데, 이 떄 폰이 뒤에서 MVP의 후방을 덮치려고 하다가 CC연계를 맞고 바로 사망하는 초 대형사고가 터지게 되고, MVP는 이후 KT챔피언들의 움직임을 보고 바론을 시도해서 바론과 함께 스틸하기 위해서 들어온 카직스까지 잡아내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이 장면을 하나하나 다시 자세히 살펴보자면, 블라디는 후방에서 MVP의 챔피언들을 노리고 있었고, 와드를 통해서 MVP 챔피언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해둔 상태였다. 바론을 치면서 상대를 불러내고 카밀은 텔을 이용하여 합류하는 구도를 그렸는데, 여기서 첫번쨰 실수가 나왔다. 카밀의 순간이동이 다소 빠르게 시전되면서 순간이동의 위치가 본대와 너무 떨어진곳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카밀의 합류가 늦어지게 되었고, KT의 챔피언들이 상대에게 물린 블라디를 구하러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KT의 노림수는 블라디와 카밀이 양쪽에서 MVP의 챔피언을 압박하면서 발을 묶어두면 본대가 합류해서 정리하는 그림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큰 그림탓에 결과가 좋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어서 폰이 후방을 노릴때를 살펴보면, 쓰레쉬의 와드가 작은골렘 위치에 박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와드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어준 것이, KT가 바론을 치다가 돌아설 때 블라디 역시 후방에서 출발하는데, 이때 이 쓰레쉬의 와드에 블라디가 들키게 되고 MVP 챔피언들이 뒤로 물러나게 된다. 그리고 폰은 와드를 통해서 바루스의 위치를 파악하고 상대 챔피언들이 가까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하에 점멸+선혈의 파도를 사용하는데, MVP는 이미 블라디의 모든 움직임을 와드를 통해서 파악하고 있었다.



짐작만 하던 블라디의 위치를 확신으로 바꿔준 맥스의 와드하나.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쓰레쉬의 와드 위치상 블라디는 와드의 존재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고, 상대의 퇴로에 본인이 파고드는 상황이였기 때문에 자신있고 과감한 판단을 했던 것이다. 블라디가 자신감을 가진 근거는 하나가 더 있었는데, 앞서 말했듯 카밀의 경로가 적의 다른쪽 퇴로를 차단하는 경로였으며, MVP는 카밀의 동선을 확인하였기에 남은 퇴로가 위쪽뿐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떄문이였다. 즉 상대 챔피언들이 모두 위쪽으로 향하게 되면, 자신의 스킬에 맞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이러한 플레이를 한 것이다. 하지만 블라디는 허공에 스킬을 혼자 난사한격이 되었고, 불운하게도 피할 줄 알았던 아리의 매혹이 끝자락에서 히트되면서 CC연계에 바로 터지게 된 것이다.



침착하게 대응하는 MVP.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여기까지 블라디가 끊기게 된 부분은 MVP가 잘 받아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두번째 실수가 나오게 된다. 카밀은 텔레포트가 없는 상황임에도 바텀으로 돌아가서 스플릿을 하려는 판단을 하는데, MVP가 주도권이 없는 상황이고 섣불리 바론을 치지 못할것이라는 판단 하에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T에서 블라디는 양 팀의 격차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매우 큰 비중이 있었으며, 카밀의 위치 역시 미리 설치해둔 MVP의 와드에 의해서 파악되었다. MVP는 카밀의 위치가 파악되자마자 바론을 시도하게 되고, 카밀의 합류가 늦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KT는 섣불리 바론을 저지하지 못하고 스틸만을 노리다가 바론과 카직스까지 내어주게 된 것이다.

즉, 이 상황은 KT의 작은 실수들과 안일한판단 더불어 MVP의 완벽한 받아치기가 합쳐져서 만들어낸 걸작품이였다.



카밀의 위치를 확인함과 동시에 바론을 시도하는 MVP.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MVP는 이 바론을 토대로 이득을 본격적으로 앞으로 치고나오면서 미드1차타워를 압박하는데, 이 과정에서 2킬을 내어주게 된다. 그리고 미드 2차타워까지 도리어 빼앗기는 상황이 나오게 된다.


이후 바텀부터 차례대로 다시 도전하여 1차타워를 철거하는데, MVP가 미드 1차타워를 철거한 상황에서 카밀의 안일한 플레이가 나오게 된다. KT의 남은 1차타워는 탑타워뿐인 상황에서, 카밀은 상대의 위치가 미드~탑 사이인것을 예측가능한 상황임에도 혼자서 탑지역으로 향하다가 상대에게 쫓기게 되고, 도주 경로상 MVP 진영쪽으로 가게되면서 아군이 이득 볼 시간도 충분히 얻지 못한 채 잡히게 된다.

이어서 MVP는 탑 1차타워를 마무리하지만, 주도권은 여전히 KT쪽에 있었다. 격차를 많이 줄이고 따라잡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직 정면에서 맞서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였다.


39분경 주도권을 가진 KT쪽에서 엘리스의 체력을 빼고 상대가 카밀을 노리는 틈을 타서 바론을 시도하는데, 이 때 쓰레쉬의 사형선고를 통한 기적의 스틸이 나오면서 MVP가 다시한번 격차를 좁히면서 경기는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 : 바론에게 사형선고를 내려버렸어요!!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41분경 바론버프를 통해 밖으로 나오게 된 MVP가 장로드래곤을 버스트하는데, 뽀삐의 궁극기로 상대챔프 2명을 날려보내고 카직스에게 CC연계가 제대로 적중하면서 장로드래곤을 가져가게 된다. 그리고 이 이득을 발판으로 바텀지역을 밀고들어가게 된다.



KT는 처음부터 이런식의 한타를 해야했다. (출처 : YouTube KT vs MVP Game1 - OGN채널 중계화면 캡쳐)


여기서 경기의 명운을 결정지을 한타가 펼쳐지게 되는데, MVP는 뽀삐가 없고 KT는 카직스가 없는 상황에서 블라디의 후방진입이 카밀의 진입과 맞물리면서 KT가 원하던 한타구도가 펼쳐지게 되고 KT가 이 한타를 승리한다. 이어서 미드 억제기까지 밀어내고 45분경 MVP의 블루지역에서 벌어진 한타 역시 KT가 승리하면서 1세트의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경기를 돌아보면, KT의 승리에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어진다. 서두에 밝혔듯 KT가 승리했으나 오히려 KT의 경기력에 의문부호가 남게 되었다. 운영에서의 모습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 하지만, 첫번째 바론을 내주기 전 블라디가 끊기는 모습에서처럼 자신들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고 상대의 대응을 고려하지 않거나, 첫번째 바론을 내주던 타이밍에 카밀의 스플릿이나 탑지역에서 카밀이 쫓기던 모습처럼 다소 안일하고 방심한 플레이가 나오는 모습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MVP는 비록 1세트에서 패배하였으나, 경기력은 훌륭했다. 물론 경기 내적으로 살펴보면 실수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초중반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전체적으로는 상대의 노림수를 받아치는 모습이나 위기의 상황에서 나온 끈끈한 팀플레이와 같은 충분히 좋은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양 팀의 모습은 이어지는 2세트에서도 보이는데, 곧 2세트 리뷰로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리뷰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