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에 시작해 내일이면 33랩 되겠네요.

 

가족들이 하는거보고 그냥 따라 시작한 것이라 정말 어마 어마한 삽질도 많이 했습니다.

 

큰삽질로는,

- 2일차에 잡은 '럭키'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고 CP가 낮다고 알사탕 바꿔 먹은 것

- 야생에서 데기라스 잡고도 이걸 사탕 바꿔먹은거.

- 갸라도스가 멋있어 보이고 쎄다는 말만 듣고 파트너몬으로 잉어 달고 다닌거 정도.

 

작은 삽질로는

- 일주일이 넘도록 알의 존재도 모르고 있었던거

- 지우의 주력몬인 강챙이, 이상해꽃이 당연히 강하리라 짐작하고 얘들 키운거.

- 스라크가 왠지 한 칼질 할 거 같이 생겨서 파트너몬으로 달고 다닌거.

 

뭐 대략 이 정도?

 

 

 

어린이날에 제 계정은 아들에게 넘기고 새 계정으로 시작할 예정이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포켓몬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3가지 조건은,

1. 1일1하천

하천(호수, 강, 바다)이 집 인근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야 한다

2. GPS신의 가호

하루 10km 이상 걸을 수 있는 체력과 시간, 그리고 GPS신의 축복이 하루 10km씩 내려야 합니다. 

3. 나만의 꿀단지

인근 소둥지 위치를 4곳 이상 확인해 둬야 합니다.

 

 

이 3가지 조건이 안 되면 솔직히 힘들다고 봅니다.

 

 

 

1. 망나뇽 빼놓고는 포켓몬을 말할 수 없으니 1일1하천을 하지 않으면 고개체 졸업기술 갖춘 망나뇽 구경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하루 2~3마리의 미뇽을 파인 먹여 잡아야 10일에 간신히 한마리 진화시킬 수 있죠.   강화까지 고려하면 1달에 2마리 만들고 키우기도 빠듯합니다.

 

하천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효자3대장 잉어킹, 야돈, 고라파덕 때문입니다.  

하천 주변에 큰 건물이 줄지어 있는 경우 100미터 당 7~10마리 정도가 출현하고 Great 때리기도 엄청나게 쉽고 포획률도 매우 높습니다.  그냥 걸음을 멈추지 않고 가면서 대충 몬스터볼 던져도 80% 이상의 확률로 Great로 포획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포켓몬을 잡을 수 있어 경험치 올리기, 별모래 얻기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습니다.

 

2. 쓸만한 고개체는 알에서 얻을 수 있으니 많이 걷는 것이 최고의 미덕입니다.

게임이라기 보다는 체중관리 앱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죠.   그래야 지속성을 갖고 즐길 수 있습니다.

지하철 역 하나 더 걸어가서 타고,  하나 덜 와서 내려서 걷는 노력 정도는 해야 포켓몬고를 제대로 즐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GPS신의 축복이 내리는 위치를 찾아야 합니다.  은총의 땅은 높낮이일 수도 있고 위치일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집에서 포켓몬을 할 때는 오래된 폰으로 유심없이 와이파이만으로 게임을 하는 편인데,  이 폰의 경우는 화장실 안에 넣었을 때와 화장실 밖에 놓을 때 단 30cm 차이로 은총이 내려 50미터 이상씩 이동을 합니다.

메인폰의 경우는 더욱 큰 은총이 내려서  10cm 높낮이 차이로 은총이 내립니다.  소파에 앉아서 두꺼운 책 위에 올려놨다 내려놨다만 하는 것으로 열심히 걷죠.

 

이런 은총이 일어나려면,  전파음영이 심한 지형-고층건물 밀집지대,  유동 인구가 많아서 이통사 중계기가 다닥다닥 설치된 지역이어야 합니다.

15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만 하더라도 중계기가 3~4개 이상이 옥상에 설치되기 때문에 앞방과 뒷방만 하더라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죠.

 

집 안에서 위치를 바꿔보는 방법 외에도   LTE모드를 3G모드로 전환하는 방법,  와이파이와 데이터모드를 왔다갔다 하는 방법 등등이 있습니다.

 

 

3.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내 이동선 안에 존재하는 소둥지 위치를 빨리 찾는 것이 좋습니다.

소둥지는 인벤을 비롯해 각종 정보커뮤니티 안에서도 정보 공유가 거의 안 됩니다.  뭐 트래커들이야 쉽게 찾겠지만 순정으로 즐기겠다면  내 이동동선 안에 걸리는 공원 비스므리한 곳은 다 확인해 보시는게 좋습니다.

 

제 동선 안에 걸리는 소둥지로는,,,  종묘공원-파고다공원-원서공원이 있습니다.

종묘공원이나 파고다공원은 인벤 둥지 정보에서도 가끔 둥지로 등록되기도 하지만, 등록 안되어 있을 때도 꾸준히 소둥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파고다 공원에서  셀러와 브케인 소둥지일 때 사탕모아 진화시켰고,  종묘 공원은 꼬부기, 포푸니, 찌리리공 소둥지가 지나갔습니다.

원서공원은 이름도 생소하겠지만, 창덕궁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현대사옥에 딸린 손바닥만한 공원입니다.  이 공원에 케이시, 피카츄 소둥지가 스쳐갔습니다.

 

이외에도 반포종합운동장(지난 번에 롱스톤이 둥지를 트는  바람에 세간에 알려졌죠. 지금은 노고치 둥지입니다), 반포 한강시민공원은 대둥지만 알려져있으나 시민공원 주차장은 코일과 찌리리공의 둥지를 한달 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둥지라기 보다는 주변 환경으로 꾸준히 출현하는 것이겠지만 귀한 강철타입 메달 작업하기는 딱 좋은 곳입니다.

몽마르뜨 공원과 이어져있는 서리풀 공원은 거의 등산 수준이라 안 알려져지만 이번에 나옹이 나오면서 정보 공유가 되더군요.

 

주변에 의심가는 지형은 꼭 소둥지 여부를 확인해놓고 하루 내 동선 안에 포함되도록 동선 수정을 해주면 포켓몬고를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즐길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제 경험담을 토대로 '잘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개체 포켓몬에 대한 제 생각을 피력하면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 1위는  '고개체인데 낮은 CP를 어떻게 할까요?'일 겁니다.

 

고IV에 고CP 포켓몬을 획득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걸 잡은 무용담이 게시판에 올라오기 때문에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올거라는 착각을 쉽게 하게 됩니다만,  그런 행운은 아예 머릿속에 지우는 게 좋습니다. 

CP 시계 바늘이 10시 11시를 가리키고 있어도 1티어 S급은 기술 폭망만 아니라면 무조건 키워야 합니다.  이게 나에게 온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별모래 쏟아부어가며 부양해야하지만 그것도 배부른 소리입니다.

야생에서 고개체 고CP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1일 평균 200마리씩 사냥하고 다니는 수준이 아니라면 CP가 낮아도 무조건 키우십시오.  트레이너 평랩 30시대고, 평랩30 후반에 도달하면 기술이고뭐고 결국 고개체인 놈이 갑인 세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