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보다 실업급여가 더 잘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온리 자르기가 쉽고 고용하기도 쉬워서 실업률도 낮고 이동률도 높은거임.

파트타임, 풀타임 아무렇게나 고용해도 되고 싫으면 나가고 다시 취업하고 

대량해고도 가능함.

 


미국 노동시장은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므로 유연해

시장경제 바탕에서 출발한 미국은 노동시장도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여 왔다. 미국은 노조조직률이 1964년에 29.3%였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984년에 19.1%, 현재는 13% 이내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장 낮은 편이고, 노조파워도 강하지 않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임금이 주로 경쟁원리에 따라 결정되어 실질임금은 경기 상태에 따라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또 미국에서는 성과급이 일찍 도입되어 뿌리를 내렸다. 미국 노동시장이 경쟁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은 미국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나타내는 두 가지 지표가 이를 말해준다.

첫째, OECD가 발표하는 ‘고용보호’(employment protection)를 보자. 미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고용보호가 가장 약한 나라다.⑵ 고용보호가 약하다는 것은 해고가 쉽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미국은 OECD 국가는 물론 세계에서도 사실상 노동시장이 가장 유연하다.
 
미국은 왜 고용보호가 약한가? 그 이유는, 미국은 고용보호 조항이 단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1992년에 도입된 것으로, 이에 따르면 종업원 100명 이상인 기업이 해고를 하려면 60일 전에 해당 근로자에게 미리 통보만 하면 된다. 이 조항 하나만 지키면 미국 기업은 근로자 해고에서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얼마나 해고가 쉽게 이루어지겠는가? 그래서 고용보호로 평가한 미국 노동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은 해고와 관련된 조항이 근로기준법 23∼35조와 시행령을 포함하여 엄청나게 많아 해고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둘째, 프레이저 인스티튜트가 발표하는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economic freedom related to labor market regulation)를 보자. 이는 ‘최저임금, 채용·해고 규제, 중앙집권적 단체협상, 채용비용, 해고비용, 징집(徵集) 유무(有無)’ 6개 항목을 바탕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근로기준법은 엄격하게 지키나 노동시장 규제는 최저임금을 제외하고 앞의 항목과는 사실상 관련이 없다. 미국은 6개 항목을 바탕으로 평가할 때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기로 2011년 152개국 가운데 1위다.
 
미국은 이 순위에서 2000∼2011년간 1∼9위를 유지해 왔는데,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홍콩, 피지, 브루나이, 우간다 같은 국가답지 않은 국가들이다. 따라서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로 평가한 미국노동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연하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 노동시장은 ‘일시해고제도’로 인해 유연해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시해고제도’(temporary lay-off system)라는 것을 갖고 있어서 사용자는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 아무 때나 해고가 가능하다. 일시해고제도란 경영 악화로 가동률이 떨어질 때 사용자가 입사기간이 짧은 근로자부터 일시적으로 해고하고, 경영 사정이 좋아지면 재취업시킨다는 제도다. 2013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법안인 ‘오바마케어’(Obama와 health care의 합성어)를 놓고 공화당이 반대하여 공무원 20여만 명이 아무런 거부 없이 잠정적으로 일손을 쉬게 된 것도 바로 일시해고제도 덕분이었다. 

미국에서 일시해고제도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 악화로 사용자가 임금 삭감을 제안하면 전체 근로자의 소득이 감소하게 될 것이므로 노조는 최근에 입사한 근로자부터 해고되기를 바란다. 특히 노조는 임금 삭감의 경우 정보 부족으로 자칫 속는다는 생각을 갖게 되므로 임금삭감 대신 일시해고를 받아들인다.
 
둘째, 사용자는 근속연수가 많은 근로자들에게 기업 특수적(firm-specific) 인적자본에 투자를 했을 경우 이들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 때문에 다른 기업으로 이동할 것을 우려하여 임금 삭감 대신 최근에 입사한 근로자부터 해고시키기를 바란다.
 
셋째, 해고된 근로자는 실업보험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을 수도 있어서 일시해고를 쉽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미국은 고용보호가 약한 결과 노동시장이 유연하고, 여기에다 일시해고제도까지 있어서 해고가 세계에서 가장 쉽게 이루어지는 나라다. 한 예로, 미국은 1979∼1995년간 4,300만 명이 실직한 기록이 있다. 또 1991년 이후 대표적인 대량해고 사례는 GM 7만4천 명, IBM 6만3천 명, Sears 5만 명, AT&T 4만 명, Boeing 2만8천 명 등이다. 2008년만 해도 GM은 자국과 외국에 있는 회사 종업원 수천 명을 해고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력을 큰 폭으로 감축했다.

미국 노동시장은 언급해야 할 특징이 또 있다. 미국은 노동이동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장기실업률이 가장 낮다.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적이고 다이내믹하다는 것을 뜻한다. 또 미국 노동시장은 파견근로, 파트타임근로, 계약고용, 기타 임시직 등 고용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이들 직종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없다.
 
노동시장 유연성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미국 노동시장의 성과는 무엇인가?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실업률과 성장률을 보기로 한다. 미국은 실업률이 1992년에 7.5%였는데 2000년에는 4.0%, 2005년에는 4.6%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992∼2007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1%로 G7 국가 가운데 사실상 가장 높은 편이었다. 이는 곧 미국경제에서 노동시장 유연성은 성장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증거다. 성장률로 볼 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는 대부분의 선진국들보다 앞서 있다.

유연한 미국 노동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미국 노동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대답은 우리도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규직 해고를 어렵게 만든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비정규직보호법을 폐기하고, 근로자파견제도를 전 업종으로 확대 실시하고, 고용형태를 다양하게 하고, 노조파워를 약화시키는 등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온갖 규제를 완화·철폐해야 한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6&mcate=M1025&nNewsNumb=20140214016&nidx=6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