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제50대 인디애나 주지사이자 현 미국 부통령인 마이클 펜스가 2001년 연방 하원의원 시절에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철칙으로 내세운 펜스룰은 아내를 제외한 여성과의 동석을 자제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하 링크의 내용에 따르면 펜스룰의 기원은 미국의 유명 목사였던 빌리 그레이엄의 발언에서 인용되었다고 합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1973년의 대연설에서 남성들이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단둘이 있을 때 성적인 유혹에 취약해진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애초에 여성과 다른 여성과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출처: https://0323lena.blog.me/221224633290 )


이러한 맥락에서 펜스룰은 종교적인 공간에서 성직자의 본분에 충실하고 성에 대한 타락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아시다시피 미국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지만 기독교가 미국 백인들의 주류 종교에 해당하고 마이클 펜스도 기독교 신자인 만큼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연설에서 영감을 받고 이를 엄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는 스캔들에 빠지기 쉬운 고위 공무원 신분에 있어 지향해야 할 직업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더더군다나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적 비하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한국에서는 더욱 전파되어야 할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펜스룰이 적용되어야 하는 범위는 엄격함이 강조되는 조직 구조나 공무원 관계에서 행해져야 하고 펜스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현 20대, 30대에겐 별로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20대, 30대 남성들이 펜스룰을 신봉하고 미투 운동에 대해 강박적인 공포를 느끼는 것은 그간 사회에 출현했던 여러 무고 사례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에는 이미 남성을 현혹하거나 이를 빙자하여 금품을 요구하는 이른바 "꽃뱀"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고(그와 반대인 남성 쪽에도 부자인 남의 부녀자를 현혹해 금품을 뜯어내는 남성을 빗댄 "제비"라는 단어가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렇게 흔하게 쓰이는 단어는 아닙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미투 운동 속에서 실제 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명예가 손상되는 사례는 남성들이 공포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조건입니다. 여성들의 경우에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에 묻지마 범죄의 주요 타겟이 여성이 되는 것에 공포심이 확산된 전례가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펜스룰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나 마이클 펜스 부통령과 같이 다소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고 도덕적 자세가 관철되어야 하며 결혼을 한 기혼 남성이 특히 주의해야 할 도덕 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여성을 따돌리는 성차별적 악습이라고 바라보는 것도 주의가 요망되며, 또한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으로부터의 음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어 수단이라고 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