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콘서트' 논란으로 2015년 강제 출국당한 재미교포 신은미(57)씨가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한 토론회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함께 만드는 원코리아 페스티벌 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13분짜리 영상을 통해 "국가보안법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를 통해 탈북자들이 전하는) 북한의 풍습과 학교생활 등은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도 있지만, 많은 것이 꾸며낸 이야기"라며 "방송에 출연하는 몇몇 탈북자가 북한 악마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 말도 안 되는 반공 교육으로 철저히 세뇌됐다"면서 "나만 하더라도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수는 수백만이다, 북한의 강물이 깨끗하더라는 팩트를 말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강제 출국 당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 연극협회가 주최한 이 날 토론회에는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주최 측은 경기도와 의정부시의 후원을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경기도 측은 "후원 요청을 받은 적도 없고 후원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의정부시는 6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씨의 토론회 발언과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신씨의 이날 발언이)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전역을 총 9차례 여행한 신씨는 2014년 북한 여행기를 책으로 내며 알려졌다. 이후 2014년 11월부터 한국에서 전국을 돌며 강연을 열었다. 당시 신씨는 강연에서 "탈북자 80~90%는 조국 북녘땅이 받아준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고 주장하고, 북한을 인권 복지 국가로 묘사해 논란이 일었다. 2015년 1월 검찰은 북한의 3대 세습과 체제를 미화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신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신씨는5년 간 입국이 금지되는 강제퇴거 명령을 받았다. 

신씨는 같은해 3월 소송을 냈지만, 지난 2017년 2월 재판부는 "신씨가 토크 콘서트에서 한 발언은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와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북한을 인권·복지국가로 오인하게 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신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은 없다'를 주제로 강연회를 여는 등 북한 관련 강연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울해서 못 살겠다. 대동강맥주 맛있었다. 국보법 위반, 강제출국, 5년 입국금지, 옥류관 냉면 맛있었다. 혐의없음" 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