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흑인 혼혈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22)를 하얀 피부의 백인처럼 그린 광고가 ‘화이트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화이트워싱이란 극중 캐릭터의 인종이나 문화적 배경을 무시하고 백인을 캐스팅하는 인종차별적 관행을 일컫는다. 문제가 된 것은 일본 식품회사 닛신이 이달초 공개한 애니메이션 형식의 인스턴트 라면 광고다. 광고에는 오사카 선수를 모델로 한 캐릭터가 테니스 훈련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 캐릭터가 흰 피부에 갈색 곱슬머리 등 백인에 가까운 모습을 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오사카 선수를 ‘표백’한 닛신은 부끄러운 줄 알라”·“오사카 선수는 지금도 완벽하다”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닛신은 사과했다. 닛신은 22일 성명에서 “(해당 광고는) 화이트워싱의 의도가 없었다”며 “우리가 충분히 세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다양성 문제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23일 현재 닛신의 공식 유투브 계정에서 광고는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다. 일본에서는 혼혈인 등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 2015년 흑인 혼혈인 아리아나 미야모토(24)가 미스 유니버스 재팬에 뽑히자 “순수 일본인이 아닌 미야모토는 일본의 미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항의가 잇따랐다. 이듬해인 2016년 미스 월드 일본 대표로 인도인 아버지·일본인 어머니를 둔 프리양카 요시카와(25)가 선발됐을 때에도 여론은 비슷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저널리스트인 바예 맥닐은 닛신의 광고가 이같은 일본인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지 재팬타임스 칼럼에서 “닛신은 소비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광고를 만들기 위해 오사카의 모습을 바꿨을 것”이라며 “많은 일본인들은 여전히 ‘순수한 일본인’이라는 개념을 신봉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