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1시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13일 낮 12시 신계사에서 헤어질 때까지 남측과 북측 민간부문 대표단 300여명이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은 24시간이 채 안 됐다. 금강산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행사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는 남측과 북측에서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총집결해 '민족의 정'을 나눴다. 남측과 북측은 서로 다른 숙소를 사용했고, 이동할 때도 각자 버스를 이용하다 보니 얼굴을 맞대고 속내를 털어놓을 만큼 가까워지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첫날 문화회관에서 대표자대회가 열릴 때만 해도 남측과 북측은 객석을 구별해 앉고, 대회가 끝나고 난 뒤 남측 인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에서는 남측과 북측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다. 이후 부문별 상봉모임이 90분가량 열렸고, 술을 겸한 저녁 자리가 2시간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거리감은 어느덧 조금씩 줄어드는 듯했다. 각 테이블에서는 웃음소리와 건배 제의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튿날 오전 해돋이를 보기 위해 해금강 '해돋이 명소'에 다시 모였을 때는 남과 북이 갈리지 않고 삼삼오오 섞여서 도란도란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남측 인사들은 스마트폰 대신 가져간 소형 디지털카메라로 해금강의 진풍경을 담아내기 바빴고, 북측 인사 중 몇몇은 스마트폰 화면 속에 바다 위로 떠 오른 붉은 담아내느라 분주해 보였다. 남측이 북측에, 또는 반대로 함께 사진 촬영을 권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평양에서 10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왔다는 한 북측 인사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오는 데 걸린 시간에 비교해 빨리 헤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북측 인사는 상봉 모임에 참가하지 못하고 만찬 자리에서만 남측 인사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시간 제약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금강산 신계사를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일정이 끝나고 헤어질 때는 남측과 북측 인사들은 서로 부둥켜안거나, 등을 두드리며 "또 봅시다", "건강히 지내십시오"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못내 아쉬워했다. 민간단체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지난해 11월 3∼4일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를 금강산에서 개최한 이후 3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