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북한 반체제단체 ‘천리마민방위’가 습격 당시 확보한 북한 관련 정보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천리마민방위가 확보한 정보에는 과거 스페인 대사를 지낸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의 활동 내역 등 북한 관련 기밀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반체제단체와 미 정보기관이 접촉한 사실은 양국간 비핵화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천리마민방위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후 대사관에서 훔친 문서와 컴퓨터에서 얻은 북한 관련 정보를 FBI와 공유했다. WP는 "이 단체가 미국 당국과 접촉함으로써 스페인 사법당국이 진행 중인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수사에 미국 정보당국을 끌어들였다"고 했다.

천리마민방위와 FBI간 접촉이 사실이라면 미·북간 비핵화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적으로는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뒤에서는 정보당국을 통해 반북(反北)단체와 접촉해 협상에 유리한 정보를 캐낸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훔친 정보에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 실무협상 책임자로 활약한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가 스페인 대사로 지낼 당시 활동 내역 등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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