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률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이른바 SKY라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 취업률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전공에 비해 취업이 잘 되는 공대 취업률마저 크게 떨어졌다. 대학과 전공을 가리지 않고 취업 한파가 닥쳤다는 의미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남부럽지 않은 대학에 입학한 이들도 얼어붙은 취업 상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대충 살아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직업 구하는 게 힘들다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연세대 취업준비생 A 씨) 

“문과 취업은 진짜 노답이네요.”(서울대 취준생 B 씨)

“정말 취업 시장은 꽉 막힌 것 같아요.”(고려대 취준생 C 씨)

“나쁜 생각이 들고 요즘 너무 힘드네요.” 지난해 12월 19일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이렇게 시작했다. 고시를 준비하다 뒤늦게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는 글쓴이는 “취업 걱정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도 못 잔다”고 하소연했다.

하반기 공채 시즌이 끝난 12월에는 연이은 탈락에 좌절감을 호소하는 글이 더 많이 올라왔다. 대학원 졸업생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 고려대 출신 박사는 “‘박사가 왜 아직도 취업 못했느냐’는 말을 들을 때면 아무도 없는 곳에 숨고 싶다”고 토로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기성세대의 지적과 달리 이미 취준생들은 중견, 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춘 상태다. 한 고려대 취준생은 “중소기업 한 곳에 붙었는데 연봉 2300만 원 정도에 일이 많고 복지가 안 좋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2017년 기준으로 대학졸업자 평균 연봉은 2778만 원인데, 합격한 회사의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취직하기가 망설여진다는 얘기였다.

무엇보다 대학에서는 공대에서도 취업이 잘되던 '전화기'(전자전기, 화공, 기계)마저 취업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조선이나 건축 등은 관련 산업 경기에 따라 취업 시장도 크게 흔들리지만 '전화기'는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고려대 기계공학부, 연세대 기계공학과 모두 취업률이 최근 1년새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