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은 지난 12일 오후 9시께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15일 오전 6시 20분께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접안할 때까지 근 사흘을 우리 영해에 머물렀던 것으로 관계기관 합동조사 결과 드러났다. 해군과 육군, 해경의 3중 감시망을 무용지물로 만든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 시선은 따갑다. 길이 10m짜리 소형 목선 하나에 경계 및 감시망이 뚫리자 군 기강 및 대비태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군 당국이 이번 목선 남하 사건과 관련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어느 단계에서 허점이 있었는지는 조만간 가려질 전망이다. 군 당국은 이와 같은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 해안 감시전력 보강 ▲ 견고한 해안 감시시스템 구축 등 크게 두 방향에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19일 전했다. 해안 감시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를 대거 확충해 해안에 깔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군은 해안 감시레이더와 TOD,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 등을 전력화해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해안 감시레이더는 수명 연한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부품을 개량하거나 신규 장비를 도입해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안 감시 주력 장비의 수명 연한이 한참 지났는데도 이를 제때 개보수하거나 신규 장비로 보완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들 감시 장비에는 북한 선박이 포착됐다. 다만, TOD는 야간에만 운용해 오전 6시 20분께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북한 선박을 탐지하지 못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경계 및 감시망이 뚫리기만 하면 육상 장비부터 사서 깔겠다는 군의 구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넓은 바다를 육상에 배치된 감시전력으로는 모두 잡아낼 수 없으며, 대신 공중에서 해상을 밀착 감시할 수 있는 초계기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4년과 2017년 북한 무인기에 영공 방어망이 뚫렸을 때도 군은 소형 무인기를 격추할 수 있는 신형 대공포와 레이저 대공무기를 개발해 조기에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형 무인기 탐지용 이스라엘제 신형 레이더(RPS-42) 10여 대도 도입한다고 법석을 떨었다.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레이더 10대를 최전방에 배치한다고 해도 155마일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모두 커버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김진형 예비역 해군 소장은 "동해는 워낙 넓기 때문에 군이 다 커버할 수 없고, 육상에 배치되는 전력만 보강해서는 효과적이지 않다"면서 "공중에서 초계할 수 있는 전력이 우선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경 함정도 먼바다에서 초계 작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해군 초계함이나 구축함이 동해를 다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경 함정도 예상되는 주요 해상 침투로 등에 대한 초계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