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인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 더위에 지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과 아기 2명, 유아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의 수가 사상 최대에 이르는 가운데 혹서기를 맞아 사망자가 대거 발생하는 비극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 텍사스주 이달고 카운티 경찰은 국경순찰대가 시신 4구를 발견했으며 외상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건 조사에 관련한 한 경찰관은 기자들에게 이들 4명이 강물을 걸어서 건넌 다음 더위를 먹고 지쳐 쓰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은 아이들의 어머니로 보이나 정확한 관계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망자들이 발견된 리오그란데강 협곡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 중 40% 이상이 체포되는 지역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지역을 통과한 이민자는 최근 몇 달 사이 사상 최고 숫자를 기록했으며, 5월에 한 달에만 어른과 아이들이 포함된 이민 가족 8만 4000명이 체포됐다. 










이 지역에서는 최근 불볕 더위에 리오그란데강 수위까지 높아지면서 이민자들의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4월에는 온두라스에서 온 3명의 아이와 어른 한 명이 리오그란데강에서 뗏목이 뒤집힌 뒤 익사한 듯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번 달에도 인도에서 온 6살 짜리 아리가 애리조나주에서 폭염으로 숨진 채 발견됐고, 엘 파소 부근 국경을 따라 나 있는 농수로에서도 6월에만 벌써 7명의 이민들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민자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공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해 이민자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지원봉사단체 ‘노 모어 데스’(No More Deaths) 소속 봉사원 1명을 범죄공모혐의로 기소했다. 배심원간의 의견 대립으로 재판은 무효화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민자를 구호하는 요원과 단체들을 너무 심하게 처벌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국경에서 이민자들이 처한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이 관련 예산 확충안에 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의회는 국경 구금시설 여건을 개선하는 법안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인도주의적 노력을 지연시키는 것과 같다”며 민주당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