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서에서 흔히 배우는

세계사 연표입니다.

 익숙해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는 자료이지만

사실 굉장히 특이한 자료죠.

세계사 또는 주변국인 중국사와 다른

한국 역사의 연속성 때문입니다.


흔히 외국인들이 한국역사를 배울 때

매우 심플하다고 말합니다

국가를 딱 3개만 알면 되거든요


신라, 고려, 조선


신라 역사 1천년

고려 역사 5백년

조선 역사 5백년


3개 국가의 역사만 2천년입니다

감이 잘 안잡히니 예를 들어

어느정도인가 하면

 

신라의 역사만 해도


로마제국 시절 예수가 태어난 때 부터

중세유럽 기사들이 등장하던 시대까지고  

종이가 발명되던 때 부터

화약이 발명되는 때까지입니다


고려, 조선의 역사는

러시아에 최초의 국가가 탄생하던 때 부터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나는 때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시대죠


한국역사에서 처럼

단일 왕조의 수명이 이토록 긴 경우는

이집트 고대 왕국을 제외하면

그 비교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 처럼 왕조의 평균 수명이

매우 길다는 것 보다 

더 특이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국가와 사회의

지배계급이 변하지 않는다입니다.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나오는 장면이죠


삼한갑족, 해동갑족이란 용어


드라마 스토리에서

조선왕조를 창시하는데

실질적인 힘을 가진 지배계급인

해동갑족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뭐 이딴 이야기죠



드라마에서 과장하긴 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용어입니다.


조선시대 유명한 양반 가문의 경우

자신들이 바로 해동갑족의 후손이다 라고

비문과 서적 족보에 자랑삼아 언급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뼈대있는 가문이다

그 용어가 신라시대 골품제에서 유례했죠


일반적으로 세계 역사를 보면

왕조가 바뀌거나 권력이 교체되면

전 왕조의 지배계급은

모조리 멸족을 당해 소멸하였고 

새로운 지배계급이 세워졌습니다


때문에 이런 국가들에는

상당히 특히한 나름의 전통이 존재합니다


왕조가 교체되고 지배층이 바뀌는건

무력에 의지한 힘으로 할 수 있지만

국가와 사회를 통치하며 민중들에게

새로운 지배를 받으라 설득하는건

결국 명분과 정통성에 의지해야 하죠


모든 국가들은 통치의 당위성을

사회구성원들에게 설명하는 방식

정통성이란 개념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유럽국가들의 경우 그 정통성을 준게

바로 교황의 승인이었고

중국의 국가들은 그 정통성을 준게

전 왕조의 선양 입니다

중국 역대 왕조의 국명이

전 왕조가 봉해준 왕 작위에 기초한

1글자 이름이되는 이유죠

일본의 경우 그 정통성을 준게

덴노입니다


덕분에 지배계급이 교체되고

이전의 지배층을  모두 멸족시킨다 하여도

새로운 지배층이 정통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레 통치를 이어갑니다


그럼 한국의 역사에는?


우린 교과서에서 그런 개념을 배운 바 없죠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사의 또 다른 특징이

왕조가 교체되어도

지배계급은 교체되지 않는다

이거든요


가장 대표적인 성씨들 모두

김씨, 이씨, 박씨, 최씨 정씨 등등

기원을 따지면 신라시대로 올라가듯


그 성씨의 모든 구성원이

진짜 그 성씨의 혈통이 맞는가

족보참칭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실제로 한국 역사는

왕조가 교체된다고 한들

지배층이 멸족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냥 지배층을 부르는 이름만

골품귀족, 문벌귀족, 양반 등으로

부르는게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를 두고 좋게 말하면

사회가 안정적이고 양속성이 있단 뜻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인물이죠


생각해 보면 한국사회는 기본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사회가 아닌가 합니다

또 놀라운 관용 정신을 가진 나라죠

어떤 과거의 사건이던 세월이지나면

전부 용인하고 이해 합니다.


어느 정도인지 이미 알죠 

친일파도, 전두환도

모두 용서한 사회입니다.  


왕조가 바뀔 정도의 변화에서도

지배층이 건재하며 내려 올 수 있던 건

이런 한국 사회 특유의 용서? 문화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혹시 한국인의 정서라고 하는 한(恨)

한국인의 감성이라는 정(情) 이란게


바로 이런 역사에서 나온게 아닐까요.



끝.



* 본문은 역사적 사실을 담은 게 아닌

매우 주관적인 관점에서 감상을 쓴 글입니다.

 미리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