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8일 홈페이지에 욱일기 소개 코너에 있던 일본어와 영어 자료 외에 한국어 자료도 새로 올렸다. 한국어 자료의 내용은 일본어 자료와 거의 비슷하다. 외무성은 한국어 자료에서 욱일기의 디자인을 설명하며 “일본 국내에서 오랫동안 폭넓게 사용돼왔다. 오늘날에도 욱일기 디자인은 풍어기나 출산, 명절 등 일상생활 속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욱일기가) 정치적 주장이나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 큰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 외무성은 욱일기가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연대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옛 일본군이 제국주의 시절 침략 전쟁을 벌일 때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사실과 이런 역사 탓에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밝히지 않았다. 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외무성 홈페이지에 욱일기에 관한 일본어와 영어 자료를 올린 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한국과 제3국에도 전해지도록 (욱일기의)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무성은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며 제3국에 대한 욱일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욱일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자료는 현재 영어, 일본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의 총 5개 국어로 늘었다.


















일본 정부는 욱일기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도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쿄신문은 지난 9월 사설을 통해 “욱일기가 역사적 경위가 있어서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면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욱일기 반입 허용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달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이 9년 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때에는 자국민들에게 욱일기 이용의 자제를 요구했었다며 일본 정부가 욱일기에 대해 당시와 지금 각기 다른 판단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대처에 대항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는 욱일기의 도쿄올림픽 사용금지를 촉구하는 삼보일배 시위가 진행됐다.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욱일기의 역사적 정체성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이 시위는 광복회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행사로 현지 동포들도 다수 참여했다. 이들은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상하이에서도 삼보일배 시위를 이어가면서 국제적 이슈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