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들은 자기가 하는 게임이 중국 회사가 만든 건지, 한국 회사가 만든 건지는 신경 안 써요. 재밌으면 그만입니다."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9' 현장에서 만난 국내 모 게임업체 임원은 국내에 중국 게임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게임산업에도 중국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 최대 잔치인 지스타 2019는 이런 흐름을 여실히 드러내는 장이 됐다. 올해 지스타는 전세계 36개국 691곳의 게임사가 참여했다. 3071개의 전시부스가 차려져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토종 간판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불참한 가운데 중국 게임업체들이 주인공 자리를 위협했다. 지스타 메인 전시관인 제1전시장에 부스를 차린 10곳 중 4곳이 중국계 업체였다. 엑스디(X.D) 글로벌·미호요·IGG 등 중국계 업체가 40~50부스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차려 관람객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 점에서 올해 지스타는 '텐센트 판'이라 부를 만했다. 슈퍼셀은 핀란드 게임사지만 텐센트가 지분 84%를 갖고 있다.

올해 메인스폰서를 슈퍼셀은 이번 지스타에서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인 자사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 대회를 열어 히트를 쳤다. 유튜브 생중계로만 1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대회를 지켜봤다.

유명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미국 에픽게임즈도 텐센트가 지분 48.4%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역시 '텐센트 꼬리표'가 달려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올해 지스타 플래티넘 스폰서인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은 11.03%를, 넷마블은 11.56%의 지분을 각각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다.

게임의 질(퀄리티) 면에서 국내 게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따라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 업계 관계자는 "요즘 발표되는 중국 게임들의 모션(움직임)을 보면 국내 게임사들이 위기감을 느낄만 하다. '베끼기'에 급급하던 과거 중국 업체들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