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에서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올해 말까지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의 추가적 교환에도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르망디 형식' 4자 정상회담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정상들은 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코뮈니케)에서 "2019년 말까지 휴전 지원을 위한 모든 필수적 조치의 이행으로 보강된, 완전하고 전면적 휴전 협정 이행을 보장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또 "2020년 3월 말까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로 구성된 3자 접촉그룹을 통해 돈바스 지역의 새로운 3개 지점에서 전력을 철수하도록 하는 합의를 지지한다"고도 전했다. 성명에는 이밖에 "올해 연말까지 '모두 대 모두'의 원칙에 기초해 분쟁과 관련해 억류된 인사들의 석방과 교환을 접촉그룹이 지원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노르망디 회담은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 관련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함으로써 분쟁 해소와 신뢰 형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14년 이후 5년째 계속되고 있는 무력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주요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푸틴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 문제에서 '해빙'이 이루어졌다. 이번 합의는 프로세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를 제공한다"면서 "러시아는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는 파리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는 '양방향의 길'"이라면서 러시아의 호응을 주문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해결에 유럽 대륙의 안정이 달려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오늘 회담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의 새로운 해법 모색을 위해 4개월 뒤 다시 '노르망디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1시간 20분에 걸친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별도 양자 회담을 포함해 약 5시간 동안 계속됐다. 4자회담에 앞서 이루어진 러시아-독일과 러시아-프랑스, 우크라-독일과 우크라-프랑스 간 양자 회담까지 합하면 무려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이었다. 프랑스와 독일이 중재한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지난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 간 합의로 채택된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인 '민스크 협정'의 실질적 이행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번 파리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