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6시부터 3시간 간격으로 산출한 강수 예상입니다.
12일은 비슷하게 내릴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3일 새벽부터는 변수가 많습니다.


바로 이 부분인데 13일 9시부터 저기압 등압선의 원형이 깨지기 시작되더니 점심에는 다른 하나의 저기압으로 분리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유를 알기 위해서 현재 대기상층(5000미터 이상)의 상황을 봅시다.

지금 우리나라 동해부근 중부, 북부 일대에는 고기압의 영향권에 있습니다.
(고기압 = 맑은 날씨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그리고 고기압 바로 왼쪽에 저기압이 발달하고 있네요.

이야기 전에 중요한 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위성영상을 볼 때 중요한 점 중 한가지는 구름은 2차고 바람이 1차 분석대상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작대기 모양이 바람을 의미합니다.
이 바람이 시계방향으로 도는 성향이 있다면 그 부분은 고기압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반대로 바람이 시계반대 방향으로 도는 성향이 있다면? 그 부분은 기압골 혹은 저기압이라고 봅니다.

실제 판별하는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바람은 고기압성일까요? 저기압성일까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왼쪽부분은 저기압성, 오른쪽부분은 고기압성입니다.

먼저 오른쪽을 보면
보라색으로 표현된 바람들을 이어보면 시계방향으로 휘어지고 있죠?
때문에 이 부분은 고기압성입니다.

왼쪽의 경우는

바람이 아래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동진하고 있죠? 반시계방향입니다.
때문에 이곳은 저기압성입니다.
이를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고기압성은 기압능, 저기압성은 기압골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위성영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중국 남부지방 쪽에서 작은 저기압성 회전이 형성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기압골이 생긴거죠.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거의 모든 저기압은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 코 앞에서 형성됩니다.
아무튼 이 기압골이 성장해서 완연하게 원형을 그릴 때, 저기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 친구가 오늘내일 여러분의 동네에 비를 쏟아낼 친구입니다.

포트리스를 해보신 분은 


증폭벽이라는 걸 아주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지구에도 증폭벽의 역할을 하는 바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포탄 대신 저기압을 증폭시켜줍니다) 
바로 남서쪽에서 불어들어오는 남서기류가 저기압을 강하게 증폭시킵니다.


이런 식으로 필리핀의 열대해역에서의 매우 덥고 습한 공기를 퀵으로 배달해주는 그런 기능을 수행하거든요,
저기압들에게 있어서 수증기는 매우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소멸 직전의 저기압이나 태풍이라도 충분한 수증기가 공급된다면 다시 전성기 수준으로 재성장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최소한 2가지는 기억해주셔야 합니다.
1. 저기압 앞에 고기압이 하나 있다.

2. 필리핀 해역으로부터 남서 기류가 밀려들어오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고기압이 잘 안 밀려난다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뒤에 있는 저기압도 느리게 갈 수 밖에 없겠죠.
때문에 배달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남서기류는 이미 남해에 도착했지만 저기압은 느린 고기압때문에 서해에서 헤매고 있게 되고,
남서기류가 전해주는 수증기를 온전히 다 받지 못하게 됩니다.

오히려 연해주 인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찬 바람과 남서기류가 제대로 충돌하게 되죠.
찬 물컵과 뜨거운 공기가 부딪치면 당연히 물이 생기는 것처럼 찬 바람과 뜨거운 바람이 부딪치면 지구레벨로 부딪쳐도
물이 생깁니다.


바로 구름이 생기는 거죠.(네 구름은 수증기가 아니라 물입니다. 만약 수증기가 여러분 눈에 보인다면 그건 물입니다.)
더군다나 부딪친 공기들은 땅을 뚫고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강제로 상승하게 됩니다.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거죠. 
그리고 상승기류는 저기압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저기압 두 개가 생기게 되는 거죠.
그걸 표현해놓은 게 바로 처음에 보여드린 강수예상도입니다.


정리해보면 13일인 월요일은 2가지 큰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1. 오늘 다가오고 있는 저기압의 진행속도
 컴퓨터의 예상대로 느리게 온다면 예보대로 진행되겠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경우 남서기류의 수증기를 독차지하면서 중남부 일대의 강수량은 현재 예상보다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2. 남서기류의 방향.
남서기류가 북태평양 기단에 의해 진행축이 왼쪽으로 밀려날 경우 
저기압이 느리게 다가오는 게 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내일 강수량은 오늘 17시 예보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비구름의 진행방향은.


남동쪽이 아닌 북동쪽에 가까운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