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본원 내과 종합구역 진료실 앞에는 약 10여명이 넘는 환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대기 중이었다. 안내판에 '10분 상담 지연' 등이 뜨기도 했지만,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외래진료 종료를 앞둔 오후 시간까지 별다른 특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 한명은 전공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어차피 교수님이 진료를 보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평소처럼 정상 진료를 이어갔다. 환자의 대기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는 상황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외래진료를 대기 중이던 최모(72)씨는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며 "여기는 원래 사람이 많아서 평소에도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도 전공의 대신 전임의와 교수들이 업무를 대체했고, 선별진료소 역시 간호사 등이 배치돼 무리 없이 운영됐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예고된 집단휴진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수술과 검사 일정을 조정하고 진료과별로 대체 인력을 배치한 덕분"이라며 "응급실 등에서도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의 업무중단과 함께 헌혈 릴레이, 야외집회 등의 단체행동을 벌였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야외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천∼8천여명(경찰 추산 4천여명)의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참여했다. 대전에서도 500여명의 전공의가 빗속에서 검은 우산을 쓴 채 우중 집회를 했다. 대전협은 1차 단체행동 결의문에서 "정부는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해 전면 재논의하라"며 "정부는 모든 의료 정책 수립에 젊은 의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기준과 계획이 없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과잉 진료를 양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0년간 특정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지역의사 역시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다시 수도권으로 몰려들어 지역별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에 참여한 전공의는 전체의 약 70% 정도다. 대전협은 국내 전공의 숫자를 1만6천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 각 수련병원과 연구소 등에서 실제 활동하는 전공의는 1만3천571명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확인한 결과 현원 중 연가를 사용한 인원은 9천383명으로 69.1% 수준이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반대하는 이유 등을 알리는 투쟁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