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소개부터 하자면 고3때 직업반에 들어가 제빵학원을 다녔고 학교도 식품공학과, 제과제빵 전문대를 졸업했으며

대전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그 빵집에서 5년간 일했고 이후로 T사 기타 동네빵집 등 10년 정도의 경력을 갖고 있는 제빵사입니다. 기술자들이 으레 그렇듯 글 솜씨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 의견을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기에 써보자면.

식용유를 넣었느냐 안 넣었느냐 말들이 많은데 일단 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제가 대왕 카스테라를 처음 먹어봤을때 느낌은

'어라 이거 케익 시트 같은데?' 였습니다.

케익시트란건 무엇을 의미하냐면 생크림, 버터크림 케익을 만들때 사용하는 그 제누아즈를 의미합니다. 케익을 만드는 과정을 보자면 먼저 윗뚜껑 껍질은 전부 칼로 쳐냅니다.

그리고 3단 혹은 4단으로 평면 슬라이스하여 시럽을 먹이죠. 그리고 사이사이에 과일 혹은 쨈과 생크림 또는 버터크림을 발라 층층이 쌓아 그위에 크림을 바릅니다. 층층이 쌓는 과정을 샌드, 크림을 이쁘게 펴바르는걸 아이싱 이라고 하죠.

이 케익용 제누아즈를 따로 만드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만드는 과정에 시럽을 바르고 (보통 리큐를 같은 과일향 술을 시럽에 섞습니다) 크림을 먹이게 되는데 일반 가스테라로 이 공정을 진행할 경우 제누아즈가 수분을 너무 많이 머금게 되기 때문에 작업중 옮기기도 부적절하고 심지어 먹으려고 보면 케익 밑으로 수분이 줄줄 새는 경우도 생깁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처럼 시럽과 크림을 먹이려고 만드는 '시트'를 카스테라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겁니다. 대왕 카스테라 자체가요.

식용유를 넣는 매장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아마 버터나 마가린을 넣는것보다 공정상 편리하고 (버터 마가린은 녹여서 넣습니다)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당류가공품과 초코렛의 차이는 아마 아실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식품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가 이겁니다. 당류가공품도 포장지에 초코렛이라고 쓸수있는거죠.

생크림도 조제휘핑크림까지 전부 생크림으로 불리워지는것도 문제구요. 지금 규정은 어떻게 되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 사람들 머릿속에 초콜릿과 당류가공품, 휘핑크림과 생크림이 뭉뚱그려서 인식이 되고 있는것이 가장 큰 문제죠.

애초에 기준이 잘못 잡힌것이 문제입니다. 카카오매스 함량 몇퍼센트 미만은 상표에 초콜릿이라고 표기할수없다던가. 유지방 몇퍼센트 미만은 생크림이라고 표시할 수 없다던가 하는 법적 기준이 없었기에 오늘날 사람들 인식 자체가 많이 잘못된 면이 있어요 이거 문젭니다.
이 문제가 카스테라에도 적용이 된다는게 문제인거에요 그냥 상품명이 카스테라라고 다 같은게 아닌데 구분짓는 기준이 필요해 보이구요

카스테라는 만드는데 케익 시트보다 몇배의 공이 필요합니다. 중탕 시켜서 반죽온도도 맞춰줘야하구요. 중간에 꺼내서 섞어주고 시간보고 오븐 온도도 조절해줘야 하구요.

유화제라는게 그 어려운 과정을 쉽게 해주는 재료라고 할수있습니다. 쉽게 이해하자면 퐁퐁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계란 거품을 인위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그래서 빵 하는 사람들은 저거 자체를 팔기는 당연히 무리고 케익 시트에는 적합하다 생각해서 그렇게 사용을 하는데 그걸 들고 나가서 상품화 시킨게 대왕 카스테라인겁니다.

기술전수 창업이라고 하는데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10분이면 이해하고 한시간이면 배워서 똑같이 만들수 있는 레시피입니다. 전형적인 길게 가는 창업은 아니고 유행탈때 잠깐 땡겨먹고 접는 장사에요.

먹거리 엑스파일도 정말 멍청한게 방송할꺼리가 떨어져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초점을 잘못 맞춰도 한참 잘못 맞춘듯 하네요 심각한 식품 위생상태나 양심없는 업주들 고발하는 프로가 되야 하는데 그저 가십거리를 쫓다보니까 전문전 지식이나 의견없이 막 만드는 느낌..

원래 그런 역할도 식약처에서 나서서 해야 되는 일인건데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 그리고 전 와이프가 사다준것만 먹어봐서 몰랐는데 매장에 버터 넣는다고 써있다고 들었는데 버터와 식용유와 마가린 가격차이 캡쳐해놓은거 보시면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아하 하고 느끼실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