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PSS 2018 시즌1에서 ROG CENTURION(이하 ROGC)가 기적을 만들며 챔피언이 됐다.

패자전에서 겨우 살아남고, 그리고 최종진출전까지 생존에 성공한 ROGC가 우승 후보팀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당하게 PSS 무대에서 우승한 것이다. 지각 벌점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진 이들이, 결국 최정상까지 올라서 다른 팀들보다 우승 가치는 더욱 빛났다.

이들은 1라운드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라운드에선 자리를 잘 잡으며 안정적으로 운영을 해갔지만, 0킬 15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2~4라운드에선 저돌적이고 화끈한 전투를 펼쳐가며 2위, 3위, 1위의 성적을 거뒀고, 팬들의 기대치를 높이며 마지막 5라운드 끝에 우승한 것이다. 자기장 진입 방식은 동쪽으로만 진입해 단순하고 안정적이었으며, 교전 상황에선 서로의 합이 잘 맞는 콤비 플레이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ROG CENTURION의 우승
단순한 진입각, 뒤도없는 화끈한 돌격

◈ 항상 진입은 동쪽으로 고수!

변수를 최대한 줄이는 랜드마크보다 더욱 중요한 진입 루트. 이들은 항상 어느 맵에서든 동쪽에서 진입을 이어갔고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ROGC의 랜드마크가 주로 동쪽에 치우쳐 자연스럽게 동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지만, 무리하게 서쪽으로 이동하거나 북쪽으로 가는 변칙행동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재미있게도 북쪽이나 남쪽으로 진입을 시도한 라운드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끝까지 이동 루트를 줄이며 동쪽으로 자리잡고 자기장 동쪽으로만 이동한 라운드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전술회의에서 모든 팀들이 서쪽이나 남쪽, 북쪽에 많이 배치되어있다는 정보를 알았을까? 동쪽 진입 루트를 고집한 ROGC에게 큰 힘이 되었다.


▲ 동쪽에서 자리를 잡고.

▲ 천천히 이동한다.

▲ 2R에서도 동쪽으로 치우쳐 자리를 잡고.

▲ 적을 견제하는 모습.

▲ 3R 에란겔에서도 중앙을 기준으로 살짝 오른쪽으로 진입.

▲ 2:2로 자리를 잡으며 진입과 위치는 동쪽으로 유지.

▲ 4R에서도 파밍을 끝내고 동쪽으로 진입한다.

▲ 천천히 천천히 기회를 보다가.

▲ 가운데로 진입하기도 한다.

▲ 그러나 여기선 동쪽 언덕을 끼고 자리잡으며 승리했다.

▲ 순위방어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5R.

▲ 평소와 다른 진입각 때문일까, 차량이 터지고 팀원들을 잃었고, 적에게 발목을 잡혔다.



◈ 파밍은 상대에게, 위험요소는 없애고 간다

스크림이나 대회에선 파밍할 시간이 많지 않다. 자기장이 그려지는 순간 일부 팀들은 자리를 잡기 위해 출발하고, 남은 팀들은 인원을 분산시켜 파밍조 / 자리잡는조를 분류한다.

ROGC 역시 1번째 자기장이 움직일 때쯤 파밍을 끝내고 급하게 자리를 잡았다. 탄약과 회복템이 부족한 상황이 있었지만, 이들은 교전을 통해 부족한 보급문제를 해결해가며 게임을 풀어갔다. 보급품/꿀집 파밍보다 좋은게 사람 파밍이라는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위험요소는 최대한 줄여갔다. 자기장 바깥에서 1명을 배치해 적들의 발을 묶고, 남은 팀원이 자리를 잡아 적을 처치하는 상황을 그려간 것이다. 2R 미라마에서 하이민 홀로 바깥에 남아 적이 다수 포진해있는 건물쪽을 견제했고, 남은 팀원은 자기장 안쪽으로 이동해 생존한 것이다. 이 전략으로 하이민이 아쉽게 쓰러졌지만, 팀은 2위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어 값진 희생이라고 볼 수 있었다.


▲ 프로판에서는 자리잡기 위해 보급이 부족한 상태다.

▲ 하이민이 홀로 밖에 남아, 바깥의 적들의 발목을 묶는다.

▲ 이때문에 남은 팀원들은 적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고, 보급 상황도 좋아졌다.



◈ 나 믿지? 그럼 돌격해!

ROGC의 장기이자 타 팀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발빠른 협동 플레이다. 전략보다 중요한 전술 플레이가 이들을 돋보이게 만드는데, 한 번 찍힌 대상은 반드시 전멸시켜 후반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이어간다.

2R 미라마에서 람이 위에서 견제하고, DDSG가 아래에서 마무리 지으며 깔끔한 교전 능력을 보여줬다. 한 명이 공격하다가 쓰러지고 남은 인원들이 복수하겠다고 이어서 공격하다가 전멸하는 상황이 아닌, 합이 제대로 맞는 약속된 플레이가 이어진 것이다.

에란겔에서도 영화같은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OGN Entus Ace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대치상황을 주지않고 곧바로 전투에 돌입한 것이다. 하이민과 DDSG가 도보로 접근하자, 훈석이 버기를 타고 과감하게 돌진했다. 버기가 도착하자마자 DDSG가 미리 1명을 제압했고, 훈석이 남은 1명을 가볍게 마무리 지으며 환상적인 전투를 보여줬다.


▲ 언덕 위에서 람이 적을 견제하고.

▲ DDSG(미라클TV)가 곧바로 마무리하는 협동 플레이가 있었다.

▲ 에란겔에선 OGN Entus Ace가 ROGC의 발목을 잡았다.

▲ 하이민과 DDSG가 Entus Ace쪽으로 달려가자, 훈석이 버기를 타고 화끈하게 돌진한다.

▲ 훈석이 도착하자 그동안 DDSG가 테메리아를 제압, 훈석이 성장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 섬광이 선물해준 1등, 심리전도 이겨내다

4R 1등이 ROGC의 우승을 확정시켜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4R의 1등의 비결은 총도, 수류탄도 아닌 섬광탄으로 얻어낸 것이다. 하이민은 섬광탄을 굴리기 모드로 공중에 1번이 아닌 무려 3번이나 던졌고, 우승권 경쟁팀인 ROCCAT ARMOR의 빅산에게 제대로 적중했다.

사실 섬광탄을 1~2번 던졌지만, 빅산에게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섬광탄이 터지는 소리를 듣고 상대가 움직일 것을 예상한 빅산이 고개를 들었는데, 마지막 남은 3번째 섬광탄까지 생각하지 못했는지 제대로 걸린 것이다. 하이민과 빅산의 거리는 2~30m밖에 안 돼 섬광탄이 걸리기엔 충분했다.

섬광탄 3개를 경기 막바지까지 아끼면서 활용한 하이민도 대단했고. 섬광탄을 터트리고 접근할 것이라는 생각에 바로 견제하려는 빅산의 행동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심리전에서 이긴 건 하이민의 3번째 섬광탄, 이 상황에서 섬광탄을 3개씩이나 던질지 몰랐던 빅산은 고개를 들자마자 화면이 하얗게 되었고, 하이민은 빠르게 접근해 빅산을 잡고 4R 1등을 가져갔다.


▲ 수적으로 유리해도 변수는 엄폐물. 그런데 하이민 머리에 길고 가느다란게 보인다.

▲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

▲ 대치구도에서 섬광을 3번이나 던졌고, 마지막 섬광이 터질쯤 하이민은 각을 벌려 제압했다.



물론 ROGC는 5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일찍 탈락했고. Afreeca Freecs Ares의 활약에 간접적으로 우승할 수 있게 됐다. 이렇다보니 우승 후보팀이 못해서, Afreeca Freecs Ares의 실력이 좋아서 ROGC가 "우승 당했다." 또는, "얻어걸렸다."라고 말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2~4라운드 성적이 없었다면 PSS 2018 시즌1 우승은 불가능했다. 오히려 ROCCAT ARMOR가 5R에서 안정적인 순위 방어를 위해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2킬에 그친 것이 아쉬울 뿐이였다. 결국, PSS 시즌1의 우승팀은 저돌적이고, 뒤도 안 보고 앞만 보며 화끈하게 교전을 펼친 ROGC에게 주어졌다.

*이미지 출처: OGN_PSS 채널


▲ PSS는 화끈하게 경기를 이어간 ROGC가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