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돌고 도는 메타 속에 챔피언의 강약과 평가는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혹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패치나 무언가 사소한 계기로도 숨어 있던 챔피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하죠.

이번에는 간단해 보였던 개선 패치와 버그를 계기로 떠오른 챔피언 '다이애나'를 살펴봅니다.

▲ 갑자기 떠오른 '다이애나'! 원인은 무엇일까?


다이애나는 일반적인 상상과는 달리, 근접 AP 암살자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성격의 챔피언으로는 '카사딘' 정도를 꼽을 수 있죠. 좀 더 이동이 자유로운 '카사딘'과 달리, 다이애나는 적에게 돌진만 가능해 뒤가 없는 대신 강력한 AP 폭딜과 실드 능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돌진할 수 있는 챔피언이 강력한 딜 능력에 튼튼한 실드까지 보유한 것이 너무 과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챔피언에 대한 하향 조정이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굳이 뒤가 없는 다이애나를 써야 할 이유가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그녀는 비주류 챔피언으로 전락했었죠.

하지만 최근 다이애나의 챔피언 양상은 또 달라졌습니다. 각각 5할 미만, 1%대에 머물렀던 승률과 픽률은 최근 일주일 통계 기준, 승률은 53%, 픽률은 4.8%까지 급격히 치솟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평균 아래였던 다이애나의 승률과 픽률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다이애나가 갑자기 왜 뜨고 있는 걸까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 9.13 패치에서 주력 공격 스킬인 '초승달 검기(Q)'의 사용성이 강화 되었습니다. Q 스킬로 잠깐 동안 시야를 밝힐 수 있고, 마우스 커서로 더 정확히, 빠르게 발사 되도록 바뀐 것입니다.

간단한 개선 정도로 끝날 것 같았던 다이애나의 변화는 실제로도 체감된다는 유저들의 평가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별것 아닌 0.25초의 변화도, 유저들끼리 겨루는 MOBA 장르의 게임에서는 생각보다 큰 차이로 다가오는 것처럼, 약간 빨라진 Q가 다이애나의 성능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 '다이애나'에게 적용된 9.13 개선 패치


다음은 버그로 인한 관심 집중입니다. 9.13 패치 이후 관계 없는 동작으로 패시브 스텍이 쌓이거나, 특정 조건에서 궁 쿨을 초기화하는 버그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버그는 챔피언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이애나에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버그는 추가 패치를 통해 수정되기는 하였지만, 이렇게 유입된 유저들이 의외로 다이애나를 써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최근에는 다이애나가 상대하기 편한 근접 공격수나 브루저 타입의 챔피언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챔피언 메타 변화로 다이애나가 적을 잡아 먹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죠.

▲ 자주 등장하는 챔피언들을 잡아먹기 좋은 다이애나


이러한 원인을 바탕으로 떠오른 다이애나는 챔피언 자체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빌드는 기존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핵심 룬은 순간점인 피해를 높일 수 있는 '감전'을 핵심 룬으로, 스킬 콤보에 돌진이 섞이는 만큼 '돌발 일격'을 선택합니다. 스킬에 비교적 높은 AP 계수가 있고, 강력한 폭딜이 핵심인 만큼, 보조 룬에서는 '절대 집중'과 '폭풍의 결집'을 선택하여 AP 능력을 최대한 높힙니다.

아이템 역시 한국 지역에서는 과거부터 자주 사용했던 '마법공학 초기형 벨트-01'과 '존야의 모래시계'가 선호됩니다. 이들은 적진에 돌격하면 뒤가 없는 다이애나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한 아이템입니다. 이외에는 치유 감소 효과를 가진 '모렐로노미콘'나 AP를 상당량 확보할 수 있는 '라바돈의 죽음모자' 등이 선택됩니다.

다만, 해외 지역에서는 '라바돈의 죽음모자'나 '주문매듭 구슬'과 같은 깡 AP 중심의 아이템이 처음부터 더 선호되며, 한국 지역에도 최근 '라바돈의 죽음모자'를 빠르게 올리는 빌드를 시험해 보는 모습도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최근 자주 선택되는 다이애나 빌드 (전세계 기준,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다이애나의 승률과 픽률 상승에는 개선 패치 이외에도 버그가 어느정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이애나의 버그가 수정된 이후, 아직까지는 다이애나의 승률은 높아진 상황에서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최근 다이애나가 상대하기 쉬운 챔피언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한데요. 과연 다이애나의 상승세에는 버그가 얼마나 관여하고 있었을 까요? 앞으로 다이애나의 승률 변화에 더욱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