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의 선수들은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하지 못했습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지만, 빠른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많았습니다. 은퇴한 뒤, 선수들이 선택한 길도 다양했습니다. 해설가로 활동하는 선수가 있고, 한 팀의 코치로 활동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프나틱의 '엑스페케'에 이어 만나볼 선수는 사실상 선수 생활을 그만뒀습니다. 어쩔 수 없이 대회에 몇 차례 출전했지만, 이제는 선수 생활보다 팀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CLG의 '핫샷지지'입니다.

핫샷은 국내 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선수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한국에서 서비스화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한국에서 많은 활약을 했으며, 국내 솔로 랭크에서도 만날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그 어떤 선수보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핫샷이었기에, 그와의 인터뷰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CLG의 핫사장, 조지 '핫샷지지' 조갈리디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CLG의 매니저이자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조지 '핫샷지지' 조갈리디스입니다. '몬테크리스토'와 함께 CLG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그냥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한 명의 e스포츠 팬입니다(웃음).


Q. 저도 반갑습니다. 우선 CLG라는 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사실 CLG를 만들 당시 팀보다는 커뮤니티 사이트로만 운영할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사이트가 생각 이상으로 성공적이었기에 팀 창단은 저절로 따라온 것 같아요. 초창기 멤버는 '빅팻지지', '챠우스터', '릴볼즈', '라오칭', 그리고 저까지 5명이었어요.

하지만 '라오칭'과 '릴볼즈'가 현지 대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다른 선수를 찾을 수 밖에 없었어요. 당시에 솔로 랭크를 하면서 선수를 찾았는데, '엘레멘츠'와 '코비'를 새로운 팀에 데려왔죠.


Q. 여기서 '라오칭'이 제가 생각하는 그 '라오칭'인가요?

네, 맞아요. 많은 한국 선수들과 친하게 지냈어요. 당시 북미 서버에서 활동했던 모든 선수와 친했던 것 같아요. 특히 '매니리즌', '놀자', '라오칭', '라일락'은 정말 친하게 지냈어요. 당시 '라오칭'의 쉔은 최고였어요. 지금은... 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주실래요?(웃음)


Q. 그렇다면 한국 선수들과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나요?

MLG의 예선이 온라인이었어요. 당시 '엘레멘츠'가 바빠서 참여하지 못했죠. 그래서 '라일락'에게 부탁해서 한 팀으로 참가하게 됐죠. 그런데 경기가 시작하려는 순간 '라일락'이 키보드 앞에서 잠들어버린 거예요. 전화도 안받더군요. 시차가 있기에 충분히 이해해요. 어쩔 수 없이 서포터를 해본 경험이 없는 선수를 빠르게 섭외해서 '라일락'의 계정으로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에게 걸려서 저희는 바로 탈락했죠(웃음).


Q. 아주 오래 전에 LoL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사실 완전 초창기에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가장 처음 LoL을 접할 때 '눈토끼 니달리' 스킨이 나왔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챔피언과 스킨을 바로 구매했죠. 그때부터 니달리가 제 주력 챔피언이었어요.


▲ 현재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CLG

Q. CLG은 많은 선수 변화가 있었어요. 왜 초창기 멤버가 팀을 떠났나요?

'코비'가 새로운 직장을 얻어서 게임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세인트비셔스'를 팀으로 영입했죠. '세인트비셔스'는 정말 열정적이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또, '엘레멘츠'도 게임을 할 시간이 부족해서 실력이 점점 떨어졌죠. 당시 Curse에서 활약했던 '더블리프트'가 CLG에 오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바로 그를 데려와서 '엘레멘츠' 대신 투입했죠.

'더블리프트'는 Curse에 있을 때부터 스타 플레이어였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성장시킨 것은 바로 한국에서의 경험이에요. 한국에서 대회를 경험한 뒤로 '더블리프트'는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그는 아직도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 '더블리프트가 혹시 다른 이유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Maybe :)'라고 핫샷이 대답해줬습니다. 자세한 것은 더블리프트에게 직접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선수 생활보다 팀 운영에 전념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선수를 하면서 팀을 운영할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좋은 성적을 내야 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팀을 운영하는데 머리를 많이 써야 했어요. 결국, 성적은 떨어지고 팀 자체에서도 많은 문제가 생겼어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너무 모든 일에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부족한 능력으로 모든 부분을 커버하려고 하니, 오히려 모든 부분에서 실수만 늘어났고 일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정말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죠.

하지만 운이 좋았어요. 저를 좋게 생각해준 친구들이 팀 운영에 도움을 줬어요. 항상 홀로 팀 홍보, 계약, 운영 등 모든 일을 처리했었지만, 친구들이 도와준 뒤로는 모든 일이 잘 풀렸어요. '몬테크리스토'가 코치로 팀을 돌봐주고, '켈비'는 전체적인 업무를 저와 함께해요. 그 외 업무를 도와주는 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그들 덕분에 모든 게 잘 풀렸죠.


▲ 서로 아끼기에 자주 싸우는 핫샷과 더블리프트

Q. 팀 운영이 아닌, 전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말을 안 듣는 선수가 있나요?

당연히 '더블리프트'에요. 항상 그 녀석이 문제에요(웃음). 저희는 정말 작은 일로 자주 싸워요. 한번은 제가 'SKT T1 K가 시비르로 정말 잘하더라! 너도 한번 써볼래?'라고 물어봤어요. 그러자 더블리프트가 '시비르가 뭐가 좋다는 거야? 베인이 다 이겨'라고 말하면서 고집부리더라고요.

그리고 팀 성적이 계속 잘 나오지 않았어요. 저와 몬테가 더블리프트를 둘러싸고 설득했죠. 다른 말은 하지 않았어요. '아직도 베인?'이라고 딱 한마디 했죠. 더블리프트가 아무 말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더라고요. 결국, 더블리프트가 시비르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이제는 베인보다 시비르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Q. 한국에 오랜 시간 머물렀어요.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나요?

롤챔스가 끝난 뒤, 매일 같이 즐겁게 놀았어요. 팀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과 함께 어울렸고, 심지어 온게임넷 관계자들도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경기가 끝난 뒤,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는 기분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이제까지 프로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상대 팀과 경기 후에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은 처음이었어요. 참, 스파이럴 캣츠도 종종 같이 어울렸는데 정말 예쁘더라고요(웃음).

아직도 전 한국이 그리워요. 사실 지금 LCS에서 활동하는 것도 즐겁지만, 모든 팀이 하나라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하지만 한국은 경기가 끝난 후에 모두 하나에요. 서로 가족처럼 챙겨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한국이 정말 그립더라고요.


▲ 핫샷이 인정하는 최고의 e스포츠 국가, 한국

Q. 다시 선수로 활동할 계획은 없나요?

사실 지금 제 실력이 선수로 활동하기에는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가서 연습한 뒤, 기회가 된다면 북미에서 선수로 활동하고 싶어요. 사실 북미 솔로 랭크는 너무 쉬워요. 이곳에서 한국 서버로 접속하기에는 너무 핑이 좋지 않기에 한국에 가서 연습하고 싶어요. 특히, '페이커'에게 개인 레슨 좀 받고 싶어요(웃음). 이번 롤드컵때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연습을 하고 완벽히 준비가 되면 북미에서 아마추어 레벨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솔직히 한 순간에 기량이 다시 올라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기에 천천히 아래부터 다시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어요.


▲ 언젠가 다시 선수로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Q. 예전 '빠른별'이 인터뷰에서 '핫샷의 트롤링'에 대해서 말해줬어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북미에서 서로 자주 트롤했어요. '빠른별과 매니리즌은 절대 트롤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말도 안되죠? 똑같은 거에요(웃음). 서로 장난식으로 자주 트롤했고, 한국 서버에서도 몇 번 그런 것 같아요. 그 당시 저에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네요.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아직도 이야기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롤드컵에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기 위해 아껴둘게요(웃음). 먼 한국에서 아직도 CLG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사실 팬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조금 더 기다려주시면 꼭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게요. 모든 팀원들이 한국을 그리워해요. 사실 제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웃음). 꼭 롤드컵때 한국에 가서 여러분께 직접 인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 한국에서 직접 인사할 수 있기를 빌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