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약 3일에 걸쳐서 진행되었던 디아블로3 2.0.4 패치 캐릭터 밸런스 설문조사가 많은 유저들의 관심 속에서 종료되었습니다.

약 55시간이라는 짧은 기간에 실시된 설문임에도 만 여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투표에 참여해주셨는데요, 투표에 참여해주신 유저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규모의 변화가 일어난 2.0.4 패치 이후의 캐릭터 밸런스와 함께 확장팩으로 공개된 성전사에 대해서 과연 유저 여러분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또 어떤 생각을 갖고있었을까요?

지금부터 설문조사 결과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재 최강의 직업은 마법사! 주력 직업은 강세 순으로 간다?





먼저 많은 분들이 경쟁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주신 현재 최강 직업 투표에서는 절반이 넘는(62.6%, 7021표) 압도적인 득표율로 마법사가 선정되었습니다.

이는 마법사가 4속성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해당 속성에 집중할 수 있는 세팅이 가능하며, 해당 속성과 어울리는 각 지속 효과와의 시너지도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고단 고행으로 갈수록 마법사와 악마 사냥꾼-야만용사-부두술사 등의 직업군과 격차가 줄어들고 일부 역전하는 현상도 보여주며, 아이템 세팅에 따라서는 이 순위가 바뀌어야 된다라는 의견도 코멘트를 통해서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마법사를 강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 한국 유저들만의 의견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북미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인 diablo.incgamer.com에서 실시되고 있는 최강의 직업 투표에서도 현재 58%의 유저들이 가장 강력한 직업으로 마법사를 꼽고 있습니다.



▲ 북미의 유저들도 마법사를 현재 최강의 캐릭터로 선정하였다.
(출처: diablo.incgamer.com)






반면, 성전사는 확장팩으로 새롭게 추가된 신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과반수의(51%, 5595명) 유저들이 최약의 직업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보통 새롭게 추가되는 캐릭터는 상당히 강력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지금 성전사의 약세는 상당히 의외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투표 또한 diablo.incgamer.com에서의 최약 직업 투표 결과와 일치하고 있으나, 그 비율(23%)에서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 실시한 최고의 직업 투표에서는 성전사가 3위에 오르는 등 성전사를 보는 시각이 다소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북미에서도 성전사를 약체 캐릭터 1위로 선정하고 있으나, 그 비율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출처: diablo.incgamer.com)






캐릭터의 강-약에 대한 투표를 반영하듯, 유저들의 주력 캐릭터 선택은 현재 최고의 캐릭터와 비슷한 순서를 띄고 있습니다.

최강의 직업으로 평가된 마법사(23.6%, 2721명)를 시작으로 2위 악마 사냥꾼(19.8%, 2292명)부터 3위 야먄용사(17.9%, 2063명)까지는 캐릭터 강약 순위와 동일한 순서로 포진되어 있습니다.

다만 최약의 직업으로 뽑혔던 성전사가 4위에 올라 '확장팩 효과'를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최약의 직업 2-3위를 차지한 수도사와 부두술사가 주력 직업 선택에서 5-6위에 나란히 올라가 있습니다.

부두술사의 낮은 비율(9.2%, 1060명)은 유저들 사이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딜링과 보조라는 부분에 있어서 솔로 플레이와 파티 플레이 모두 나쁘지 않은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평가받는 부두술사의 주력 선택 비율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두술사의 외형적인 부분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신빙성을 얻고 있습니다.



▲ 강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다소 아쉬운 외형의 부두술사





이러한 부분이 종합되어서인지 2.0.4 패치를 통해 조정된 캐릭터 밸런스에 만족하는 유저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의견(61.5%, 6468명)이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26.6%, 2795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오히려 패치 이전보다 캐릭터간 편차가 심해졌다는 의견도 11.9%(1252명)나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4 패치가 성전사를 비롯하여 캐릭터 밸런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이번 패치가 유저들이 기대한 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패치에서 집중적인 상향이 이루어진 성전사나, 패치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수도사가 최약 직업 1-2위에 올라있는 것은 이번 패치의 방향이나 타겟 선정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투표 종료일이었던 지난 16일, 증오의 조각의 버그 수정 소식이 전해졌다.
이 부분을 감안해본다면 현재 위의 순위들이 조금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순위는 최근 증오의 조각(속칭 메피검)의 발동에 관련된 버그가 수정될 것이라고 발표됨에 따라서 현재는 다소 변동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메피검을 중심으로 하는 세팅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던 야만용사는 당분간 새로운 세팅 연구와 아이템 파밍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선조의 망치를 중심으로 하는 세팅이나 대지의 힘 세트와 루트 신발을 이용하는 세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성전사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유저들이 바라는 변화 방향은?

성전사는 확장팩과 함께 새롭게 공개된 직업으로, 등장 당시 다소 유사한 컨셉의 야만용사나 수도사의 자리를 위협할 직업군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이후, 이런 말들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음 투표 결과는 '2년 만에 등장한 신규 직업'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충격적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신규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이 투표 결과는 앞 섹션에서 시행했던 최약 직업 1위라는 결과와 함께 현재 유저들의 성전사를 보는 시각을 반영해주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최고 레벨까지 성전사를 육성한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비율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유저들이 성전사를 성장시키는 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 한계를 느끼고 다시 원래의 캐릭터를 최고 레벨까지 올리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코멘트를 살펴보면, 특히 육성할 때 유저들이 느끼는 최고의 제한 사항은 이동 속도나 몬스터의 처리 속도와 같은 것이었으며, 이런 제한 사항에 답답함을 느낀 유저들은 성전사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성전사에 대한 만족도도 다소 아쉽다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 70레벨 달성 여부 설문조사의 유저 코멘트. 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투표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이미 2.0.4 패치로 한차례 상향 조정된 것임을 감안한다면, 상향 조정 이후에도 성전사는 유저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4 패치는 성전사를 중심으로 하는 밸런스 패치가 주력이었습니다. 그만큼 성전사의 만족도에 대한 이 투표 결과는 앞서 2.0.4 패치 이후의 캐릭터 간 편차 투표와 맞물려서 이번 패치에서의 성전사 변화 방향이나 정도가 유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유저들이 성전사에게서 느끼고 있는 단점은 어떤 것일까요?






2항목까지 선택할 수 있었던 이 투표에서 유저들은 특히 많은 진노 소모(36.2%, 5096표)와 함께 긴 재사용 대기시간(24.6%, 3467표), 약한 기술 공격력(23.7%, 3335표) 등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이와 함께 특히 많은 유저들이 코멘트를 통해서 남겨주었던 의견은 '진노 수급량'의 문제였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살펴보면 현재의 성전사는 진노 소모 대비 몬스터 처리 능력이 낮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기술을 사용하고자 해도 재사용 대기시간의 벽에 막히고, 미흡한 진노 수급으로 인해 기술 연사에도 한계가 있다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유저들은 5개 항목 모두 타 직업보다 아쉬운 면이 있다고 할 만큼, 현재 성전사는 유저들에게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강한 기술은 한번 쓰면 돌아올 줄 모르고, 적당한 기술은 엄청난 진노를 써대니...





그렇다면 유저들은 향후 이 문제를 어떤 형태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을까요? 위의 투표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뽑혔던 진노 소모량과 재사용 대기시간, 그리고 진노 수급 문제의 해결이 가장 필요한 선결 과제로 뽑혔습니다.

이러한 과제와 더불어서 4번째로 유저들이 해결했으면 하는 부분인 '방패 관련 기술의 효율성 조정'(15.3%, 1318표)을 더하여 유저들 사이에서 많이 나온 의견은 '방패와 관련하여 진노를 수급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방패 막기 성공 시 진노를 수급할 수 있게 해주는 지속 효과나 룬을 달라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으며, 이와 함께 성전사 전용 방패가 있는 만큼 해당 방패 착용 시 얻을 수 있는 부가 효과를 더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지를 얻었습니다.



▲ 성전사 방패라고는 하나 위와 같은 일부 전설 아이템이 아니고서는
따로 성전사 방패만의 이점을 찾기 어렵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설문조사 본문의 코멘트를 포함하여 각 설문별 코멘트까지 총 천 여개에 달하는 코멘트를 통해서 유저들의 좋은 의견을 많이 남겨주었으며, 캐릭터 밸런스 뿐만 아니라 확장팩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도 상당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연이은 패치와 긴급 수정으로 캐릭터의 밸런스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유저들의 의견과 건의를 수렴하여 보다 더 빠르고 합리적인 대처로 한걸음씩 발전할 수 있는 디아블로3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