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반응은 전형적이었다. '드라켄상 온라인', 웹게임, 웹 기반인데 상당히 잘 만든 게임, 디아블로 비슷한 게임, 무과금 유저는 엄두도 못 내는 게임, 이미 한국에서 실패한 게임.

지난 KGC2014에서 빅포인트 개발자 강연에 갔다가 갑작스럽게 들은 정보는 '드라켄상'의 한국 재도전 소식이었다. 그리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클라이언트 기반으로도 수준급으로 구현되는 게임이 됐고, 무과금 플레이가 전혀 지장이 없도록 시스템 개편이 이루어졌다.

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환골탈태였다. 아쉬운 점은 있었다. 아직 플레이를 해볼 수 없다는 것. 조금이라도 정보가 더 필요했다. 동시에 먼 나라 독일의 빅포인트가 한국 시장에 두 번이나 도전하는 이유도 궁금했다. 지스타2014 B2B관 빅포인트 부스, 칼리드 헐리우이(Khaled Helioui) CEO는 따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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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포인트 칼 CEO


올해 지스타에 온 소감이 궁금하다. 직접 한국 런칭이 처음인데.

지스타에는 네다섯 번 정도 왔지만, 특히 이번 해는 공식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특별하다.

해외 업계는 큰 변혁이 일어나는 시장인 것 같다. MMORPG가 작년에 조금씩 줄었고, 모바일 콘텐츠가 강해졌다. MMOFPS, 핵앤슬러시, 모바일 등의 장르가 큰 인기다. 유럽, 중국, 미국 회사들이 세계적으로 더 다양한 플레이어를 가지고 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작년을 기점으로 혁명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보인다.


'드라켄상'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격변 수준의 업데이트를 했다고 들었다. 새 버전의 해외 서비스는 어떤 순서로 이루어질 계획인가?

빅포인트에게는 두 곳 전략시장이 있다. 첫째가 한국이고, 다음이 중국이다. 한국을 메인포인트로 잡고 한국형 콘텐츠와 로컬 아이템, 한국형 퀘스트 등을 준비했다. 한국 지사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 현지화 지식과 아이디어를 합쳐 업데이트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이 첫 번째 전략시장인 이유는 무엇인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부분유료화 중심 시장이라는 것이다. 넥슨 등에서 퀄리티 있게 처음 시작한 과금제다. 까다롭고 힘든 시장이면서 많은 잠재력이 있다. 우리 게임이 향상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시장 규모다. 아시아 쓰리 톱에 들어가고, 온라인에서는 특히 크다. 수익이나 잠재력 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세 번째는 가장 까다로우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유저들이 열성적으로 몰입하고, 굉장히 세세한 점을 찾아 지적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기 가장 좋다.


'리니지 이터널', '로스트 아크' 등 이번 지스타에서 핵앤슬래시 액션 대작이 쏟아져나왔다. 주의 깊게 봤을 듯한데?

핵앤슬래시 게임을 오래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면서 정말 많이 노력했다. 액션RPG에 숙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하는 것은 언제나 정말 좋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올해 지스타에서 눈여겨보는 게임이 혹시 있나? 한국 게임을 독일에 퍼블리싱할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모바일게임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고, 모바일 중 몇개는 좋은 것을 발견했다. 아직 어떤 것인지 말할 수는 없다. 유럽 시장에 맞는 게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한국 개발자들은 기술력이 뛰어나고 혁신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PC 온라인게임 대부분은 혁신적인 면을 찾지 못했다. 새로운 버전이나 새로운 MMORPG, 전략적인 게임도 찾기 어려웠다. 도타나 LoL 같은 게임을 따라한 것은 많이 봤다. 다만 넥슨의 '공각기동대 온라인'은 혁신적이었다.

▲ 빅포인트 B2B 부스


그 모바일게임들을 독일에 퍼블리싱할 계획이 있나?

굉장히 하고 싶다. 이미 한국의 몇몇 모바일 개발자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럽 취향에도 잘 맞고, 남과 다르게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의 아트 스타일이나 게임 스타일이 독일과 비슷해서 유럽에 맞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최근 여러 소식을 보면 독일 기업들이 한국 개발자 유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

독일 시장은 다른 유럽과 많이 다르다. 한국처럼 PC 중심 시장이다. 전략 롤플레잉을 좋아하는 점이 독일과 비슷해서 같이 일을 할 때 문화적 차이점도 적다. 일본 개발자를 데려올 경우 일본식 스타일과 많이 다를 것이다. 우리도 한국 개발자를 영입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크다.


한국 시장은 정부 규제나 중독법 이슈 등 여러 걸림돌을 겪고 있다. 독일 게임시장의 정책이나 심의 기준은 어떤가?

독일이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시장이다. 독일 정부는 계속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프랑스나 미국, 캐나다만큼 공급 수준이 높은 건 아니지만 정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문화체육관광부처럼 게임산업을 돕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처럼 독일에도 게임물 등급분류기관(USK)이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사람들이 게임과 게임산업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발전해 있는지 듣고 싶다.

모바일게임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독일은 원래 PC 중심 시장이었는데, 요즘은 핀란드 등에서 많이 와서 모바일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 요즘은 특히 기존 웹게임을 모바일로 바꾸는 개발사가 많다. 앞으로 좋은 콘텐츠의 모바일게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독일은 모바일 시장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시기다.



독일 게임사들의 업무 환경은 어떤가? 한국에 비해 직원 대우가 좋다고 들었다. 빅포인트는 어떤가?

우리는 일과 개인적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급박한 일이 있을 때는 일을 해야겠지만, 내가 사장이라 그렇게 보이는 건지 몰라도(웃음) 다들 일을 열심히 한다. 6~7시에 모두 퇴근하고, 그 이후까지 일하거나 주말에 출근하는 일은 거의 없다.

모두 가족이 있고, 아이가 있지 않나. 그쪽을 더 권장하고 일하는 상황에만 심혈을 기울인다. 일도 열심히 하지만 라이프 스타일도 해치지 않도록 하는 편이다.


지스타 간담회에서 '왕좌의 게임'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도 내년 퍼블리싱이 가능한가?

유럽 런칭을 먼저 하고, 바로 다음 시장이 한국과 중국일 것 같다. 유럽에서 시장 반응을 보고 고쳐야 할 점을 반영해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 올 것이다. 글로벌 런칭을 동시에 하는 것은 우리 사정상 아직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인사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게임사업을 하고 싶다. 그래서 한국 법인도 설치했다. 특히 개발자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 '드라켄상'은 이전 런칭한 버전과 완전히 다르다. 아직 보완되지 못한 것도 있으니, 피드백을 주시면 적극 반영해 적용하고 있다. 지금도 좋지만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이다. 한 가지 더, 한국에서 게임개발을 직접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