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배경, 은수 협곡


이상했어요.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성공을 향한 정석을 전혀 따라가지 않아요. 지금 시대의 MMORPG가 기피하는 것들은 죄다 골라서 하고 있단 말이죠. 능력치와 스킬을 찍는 것부터 15년 전 원시적 방식이고, 성장 자유도도 없어요. 딱히 새로울 시스템도 전혀 없고요. 조금 더 가혹하게 말하자면, '시대에 뒤떨어진 게임'이에요.

그런데, 대체 왜 재미있는 거죠?

이제 게임 보는 눈이 퇴화한 게 아닐까, 체험기 때려치워야 하는 건 아닌가 계속 걱정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한 유저들에게서도 '재미만큼은 확실하다'라는 소감을 많이 들을 수 있었죠. 이 현상이 단순히 '라그나로크' 시절 향수에서만 비롯된 것 같지는 않아요. 성급하게 테스트를 시작한 감이 역력한 '트리 오브 세이비어(이하 TOS)'는 지금 게임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갔고, 플레이하는 내내 강하게 느꼈어요. 재미라는 이름의 코드에는 공식이 없다는 걸.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 1차 CBT 체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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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란 가득한 첫인상 - "이렇게 덜 만든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어"


▲ 당신과 동반자가 되고 싶네요


무수한 클래스 중 무엇을 플레이해볼까 고민한 끝에 '클레릭 - 크리비 - 딥디르비' 코스를 골랐어요. 언제나 힐러 계열은 인구수가 적으니까. 나무로 여신상을 깎아 세워서 파티원에게 버프를 준다는 딥디르비의 콘셉트도 신선했고요. 딱히 피규어를 깎아보고 싶어서 고른 건 아닙니다.

비판할 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까 먼저 이야기를 해볼게요. 1일차 테스트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들어가자마자 화면은 깨지고, 각종 프레임 드랍 현상에다가 버그까지 창궐했죠. 테스터 게시판을 읽어보면, 온라인게임이라는 존재에서 상상 가능한 모든 종류의 버그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마을 NPC보다 버그를 더 많이 만난 느낌.

▲ 클라페다 성 동선은 너무 비효율적이라 불만


프레임 드랍 현상은 최적화 문제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아처가 활을 쏠 때마다 근처 모든 유저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었죠. 그 바람에 아무것도 모르고 아처를 고른 선량한 플레이어들이 불법체류자 취급받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빠른 피드백 덕에 얼마 뒤 문제는 해결됐지만.

성장 시스템은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이르지만, 15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은 확실해요. 레벨 업마다 힘, 체력, 지능, 정신력, 민첩 중 하나에 능력치를 투자하는 방식이지요. 스킬도 클래스별 4개 중에 하나씩 찍어서 레벨을 올리고요. 능력치는 초기화가 힘들고 스킬은 아예 그것이 불가능하다 보니 부담이 크죠.

▲ 보석 장착 시스템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글쎄요


게다가 아직 클래스마다 능력치 특징 정착이 되지 않았어요. 튜토리얼에서 클레릭은 지능과 정신력이 좋다길래 번갈아 가며 찍었는데, 갈수록 전투가 안 돼요. 스킬 쿨타임이 1분 가까이 됐거든요. 그제서야 게시판을 찾아봐서 클레릭 역시 힘을 찍어야 할 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1일차에는 스탯 초기화템도 주지 않았는데! 결국 뒤늦게 힘을 찍으면서 힘든 초반을 보내야 했다는 이야기.

경험치 테이블도 자리잡히지 않아서 무한 반복사냥이 필요한 구간도 많았어요. 13~19레벨 수정광산 지역은 그만한 고행도 없었고요. 그 구간을 지나면 다시 빠르게 진행되다가 테넷 성당에 이르러 엄청난 수와 레벨의 몬스터에 다시 고전하게 됩니다.

▲ 성당에서의 일상.... 으 성당


스테미너의 존재는 그냥 백 퍼센트 의문.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어요. 그냥 뛰기만 하다가도 스테미너가 고갈돼서 기어다녀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 맵 곳곳에 존재하는 나무뿌리 수정을 파괴하면 최대치까지 회복되긴 하는데, 이게 잔뜩 있기도 하지만 어떤 곳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서 의미 없이 쉬어야 하는 일이 자주 생겼어요.

상대하는 몬스터별로 피하다가 한대 맞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위치 렉도 흔하게 봤어요. 가장 기초적인 액션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상황. 요약하자면 이번 1차 CBT은 디테일을 포기한 모습입니다. 완성도는 분명히 떨어져요. 검증을 오래 하지 못하고 빠르게 테스트를 진행해야 할 때 당연히 나타나는 모습이죠.

▲ 스토리텔링은 아직 미완인데, 여튼 여신님은 예쁘다


처음부터 우려한 일이기도 했어요. 플레이 영상이 처음 공개됐을 때, 사실 그렇게 기대되는 모습은 아니었거든요. '악튜러스', '라그나로크',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을 개발한 김학규 대표의 명성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 방식을 2015년에 우직하게 끌고 나가서 잘 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더군다나 이번 테스트가 예정보다 급히 이루어진다고 봤을 때 수많은 버그와 오류는 필연적이었고요.

그래서 테스트 목적에 해당하는 항목은 벗겨놓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버그 잡으려고 테스트하는 거잖아요. 경험치 테이블이나 밸런스, 퀘스트 구성과 스토리텔링도 테스트를 통해 유저 반응을 보고 바로잡는 것이 일반적이죠. IMC게임즈가 내부 테스트 인력이 풍성한 편도 아니고요. 그래서 1차 CBT답게 게임이 가진 뼈대만 봤습니다. 전투의 기본 틀이나 필드 진행, 시스템의 가능성.

수많은 불안 요소를 놓고 봤을 때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었어요.

바로 '재미있다' 입니다.




▣ 풀기 힘든 아이러니 - 'TOS'는 어떻게 재미있을 수 있었을까


▲ 모험일지에서 자신의 달성도를 확인하고, 랭킹도 체크 가능


이번 테스트는 말 그대로, 테스트라는 목적에 철저하게 집중했습니다. 게임의 틀만 보여주고 다른 것들은 미완에 가까웠어요. 그에 비해 레벨 구간은 꽤 높은 편이었죠. 많은 유저들이 4일 동안 쉬지 않고 달린데다가 경험치 버프도 상당했지만, 4랭크 클래스를 충분히 즐겨본 유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장점부터 언급할게요. 필드 진행과 이벤트 전개가 굉장히 깔끔했어요. '라그나로크'처럼 맵을 통과할 때마다 로딩이 있었지만 그렇게 길지 않았고, 지역마다 배경과 지형 디자인이 미려했지요. 빠르다는 점이 제일 컸어요. 퀘스트를 완료하고 보상을 받으러 갈 때는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것만으로 순간이동이 되었고, 이벤트나 보스전마다 인스턴스 필드로 전환했다가 돌아오는 방식도 굉장히 자연스러웠고요.

특히 인스턴스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사실 놀랐습니다. 던전을 들어가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라 우려가 있었는데, 위상 변화로 대표되는 이 시스템을 적절히 이용해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 때문에 분쟁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바닥에 깔리는 힐이나 버프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제공하면서 서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냥이 전개됐지요.

▲ 인스턴스로 전환되면서 보스가 등장하는 이벤트는 아주 자연스럽다


피드백을 바로 받아서 빠른 패치로 해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치 "우리가 고치기 싫어서 안 고친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수많은 버그들이 제보와 함께 실시간으로 수정됐고, 경험치 테이블이 너무 길어서 고레벨 콘텐츠 테스트가 힘들어지자 토요일과 일요일 연달아 엄청난 수준의 경험치 버프가 이루어졌죠. 1분 가까이 되던 스킬 쿨타임도 대폭 짧아졌고요.

퀘스트 보상을 경험치 카드로 주는 것은 뭐하러 이러는 건가 했는데, 하다 보니 이게 또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됩니다. 레벨이 오르는 순간 HP와 SP, 스테미너가 모두 꽉 차면서 근처 모든 적이 넉백되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거죠. 보스전이나 몰이사냥을 하다가 HP나 스테미너가 고갈돼서 위기에 빠졌을 때, 모아둔 경험치 카드를 먹어서 레벨 업을 해버린 다음 폭풍처럼 공격하는 '설계'가 가능합니다. 레벨 업 하는 시기를 나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비록 취향은 나뉘겠지만 뜻하지 않은 매력이었어요.

▲ 경험치 카드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변수'로 쓸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비록 이들의 전작은 아니지만, '테일즈위버'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동화풍 모델링과 음악 부분에서 필연적으로 연상이 되는데요. 성장 방식은 그보다 예전 것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필드 전개 시스템에서는 한층 진보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긍정적입니다.

재미를 느끼는 요소에는 'SoundTeMP'로 대표되는 음악도 한몫 합니다. 굳이 평가가 필요할까요. 질은 물론 볼륨도 걱정되지 않는 수준이에요. 김학규 사단 전작들처럼 게임 설치 폴더를 찾아가면 OST 음원 파일을 바로 발견할 수 있는데, 현재 69곡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보컬이 들어간 곡까지 있고요. 필드마다 배경음악을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 없어서 다 듣고 넘어가느라 성장이 늦어진 적도 아주 많습니다.

▲ 스킬은 레벨 업 외에 특성 강화를 구입 가능


한 가지를 잊을 뻔했네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타격감이 좋습니다. 타격감도 언제나 호불호의 영역이고 복잡하게 들어가면 각종 기술까지 들어가야 해서 까다롭지만, 적절한 수준의 경직 효과와 훌륭한 효과음이 잘 얽혀들어가면서 단순해질 수 있는 전투를 조금 덜 지루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최소한도로 작용한 편의 시스템은, 오히려 라이트 유저들에게 진입 장벽을 해소합니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거의 없어요. 아, 능력치와 스킬 찍는 방법은 예외로 할게요. 게임의 콘텐츠에 온전히 몰입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까지의 피로도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TOS'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이 포인트를 배려한다고 할까요.

그래서 시장에 존재하는 수요층을 생각해봤어요. 'TOS'를 기대한 유저 중에서는 올드유저와 예쁜 비주얼에 관심 있는 여성 유저가 많았는데, 이들에게는 이만한 시스템이 없겠다 싶습니다. 특히 여성 유저에게는 말이죠. 여성 유저들이 대거 마음을 둔 게임은 오랫동안 보기 힘들었는데, 'TOS'가 이 자리를 새롭게 꿰찰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제작서로 이루어지는 제작은 간단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걱정할 부분은 다른 곳에 있어요. 앞으로의 콘텐츠 추가 문제 말이죠. 지역마다 배경 퀄리티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새로운 지역을 만들 때 어느 정도의 아트그래픽이 필요할지 상상이 되지 않아요. 개발 기간이 늦어지는 것이 이해되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을 붙여갈지 기대와 우려가 섞이게 됩니다.

키보드만 사용하는 전투 조작은 처음에 정말 불편했다가 하다 보니 적응되긴 했습니다. 다른 방식이었다면 이 특유의 전투 느낌은 좀 다르게 다가왔겠다 싶어요. 다만 마우스를 선호하는 유저를 위해 조작법을 선택하는 옵션은 넣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 좌충우돌 직업 체험기 - 기자는 결국 피규어를 깎았고... 바바리안은 핵평타를 날렸다


▲ "아놔 님들 바닥 피하라고요 바닥!"


클레릭 계열을 키워본 소감은 '힘들지만 무난했다'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바닥을 지배하는 자가 클레릭을 지배합니다. 상식적으로 아군 지원에만 사용되던 힐이나 큐어 같은 스킬이 장판 공격으로 활용되거든요. 아군이 밟으면 회복, 적이 밟으면 대미지. 특히 큐어는 진짜 아군의 상태이상 회복으로만 사용한 빈도가 1퍼센트도 안 될 거예요.

1차 전직은 불의 사제 크리비였습니다. '자이바스'라는 번개 스킬이 새로 생겼어요. 이것도 일정 지역에 번개를 떨어뜨리고, 스킬을 성장시켰을 때 대미지가 굉장히 강합니다. 대신 쿨타임이 길고요. 이때부터 몰이사냥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어요. 버프가 많이 생겨서 파티 플레이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됐죠. 모닥불을 스킬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깨알 같은 장점이었고요.

▲ '라그나로크'처럼 전직 퀘스트가 존재... 피규어 잘 깎게 생긴 아저씨다



40레벨대 후반쯤, 드디어 목표였던 딥디르비로 전직했습니다. 각종 석상을 깎으려면 재료로 나무가 필요한데, '목각 공격' 스킬을 사용해 구할 수 있었어요. 식물형 몬스터를 조각칼로 공격해서 추가 대미지를 주고 재료를 뽑아내는 거죠. 이 스킬 덕택에 식물형 보스를 만났을 때 딥디르비는 패왕으로 돌변합니다. 너무 난사하면 SP가 순식간에 증발하지만요.

그렇게 조각해서 세운 여신상의 버프 효과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아 실망이었어요. 하지만 솔플에서의 이야기일 뿐이었죠. 파티원 스플래시를 증가시키는 라이마 여신상은 시너지가 제대로 날 경우 화면의 적을 싹쓸이할 수 있게 해줬고, 다른 지역으로 워프를 시켜주는 바카리네 여신상 덕에 특히 인기 만점이었죠. WoW에 비유하면, 오그리마나 스톰윈드 포탈을 열어주는 직업이 몇십 가지 중 단 하나인 셈이니까요.

▲ 네가 나의 첫 번째 피규어야


아직 밸런스가 전혀 잡히지 않은 단계니만큼, 어느 클래스가 강하고 약하다는 정보는 계속 오갔습니다. 특히 화제가 된 주인공은 바바리안. 상상을 초월하는 공격력을 발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죠. 마침 마을에서 바바리안을 플레이하는 인벤 유저 한 분을 만났습니다. 무려 90레벨을 넘기고 있었어요. 서버에서 바바리안 1위에 전체순위 17위. 얼마나 강한 클래스인지 물어봤습니다.

"일단 전사 계열에 문제점이 있어요. 나름 여러가지 스킬을 만들어놨는데 워낙 비효율적이에요. 딜도 안 나오고. 바바리안도 결국은 평타로만 사냥해야 했어요."
"저런, 쉬운 줄만 알았는데 나름 힘드셨겠..."
"그런데 평타 대미지가 치명타 터지면 최대 5천."
"어?"
"세 방 치니까 보스가 눕던데요 ^-^;"
"......"


1차 CBT 바바리안(소드맨 계열) 91레벨 플레이 영상


직접 제공해주신 사냥 영상에는 바바리안의 버프인 프렌지가 15중첩 가량 유지됐는데, 그래도 평타가 최대 2500까지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걸 50중첩 정도까지 올릴 경우 평타만으로 모든 것을 파괴하는 괴물이 탄생한다는 이야기. 이렇게 중첩이 쌓이는 것이 의도한 것일까 의문이 들었고, 의도가 아니라면 아마 다음 테스트 이전에 수정하겠죠.

그다음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같은 사무실을 쓰는 어느 인벤 기자. 3차 전직까지 클레릭 계열 크리비만 두 번을 숙련한 사람이죠. 다른 능력치 포기하고 처음부터 지능만 올리는 고행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자이바스와 큐어 스킬 딜량이 무시무시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바닥만 계속 깔면서 수건돌리기하듯 빙빙 돌면 보스고 뭐고 녹아내리는 장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쿨타임이 돌아오지 않으면 도망가야 하고요.


1차 CBT 크리비(클레릭 계열) 70레벨 보스전 영상


또다른 제보를 해준 기자는 위자드 계열 파이로맨서를 연속 전직해서 2서클을 만들었어요. 인벤은 왜이리 장인정신이 많은지.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파이어월을 맵 끝에서 끝까지 뿌려버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스킬을 제대로 퍼부었을 경우 몇 초만에 보스를 녹이기도 한다는 목격담도 함께.

테스트 과정에서 클래스 밸런스는 끊임없이 수정되겠지만, 백여 가지에 육박하는 다양한 클래스가 존재하는 만큼 완벽한 밸런스는 불가능할 거예요. '라그나로크'에서처럼 파티나 길드 단위의 콘텐츠를 활성화시키고, 어떤 클래스라도 각자의 역할로 도움을 주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그렇게 나아갈 것 같네요.


1차 CBT 파이로맨서(위자드 계열) 49레벨 플레이 영상




▣ "재미의 '블루오션', 첫 해류를 엿본 것 같습니다"


▲ 잠시 멈칫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전직 화면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르쿠스 페르손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유저가 자기 자신인 게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불투명한 '다수의 대중'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만약 내가 만든 게임을 내가 좋아한다면 분명 누군가는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TOS'는 유행을 참고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요. 현재 대다수가 생각하는 신작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및 연출, 편리한 인터페이스, 친절한 퀘스트와 레벨 업 등 대중성을 위한 대부분의 요소는 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어요. 스스로 좋아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길을 걸어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jpg


첫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재미'란 대체 뭘까요. 사전적인 의미는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의미하는데, 게임에서 그 재미를 느낄 때는 보통 이전과 다른 무언가를 즐길 때가 많아요. 어느 한 장르에서 압도적인 흥행작이 출현하면, 동종 장르 게임은 재미라는 평가에서 그늘에 가린 경우가 대부분이죠. 스타크래프트 이후 RTS 게임들이 그랬고, 'WoW' 이후 MMORPG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중적 코드를 신경 쓰지 않은 'TOS'는 오히려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듦새는 아직 한참 부족하고, 게임에 관심이 큰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스타일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층은 생각보다 폭넓어 보입니다. 대중성 면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꼽고 싶은 부분은, 테스트 기간에 개발진의 피드백 접수와 반영이 놀랍도록 빨랐다는 점입니다.

게임은 아직 덜 됐고, 테스트는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싶네요. 지금 시대에 오픈한 온라인게임 중 잘 만든 것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즐겨도 재미있는 게임은 찾기 힘들어요. 이제는 예전 방식이고 아니고를 떠나 재미있는 게임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런 분들은, 앞으로 관심을 가질 이유가 충분합니다.

- 스킬이 많으면 너무 복잡해요. 간결한 전투가 좋아요.
- 음악이 좋으면 절대 그만두지 못하겠어요.
- 많은 사람과 협력하는 파티 플레이가 그립네요.
- 귀여운 것들을 정말 좋아해요.

* 이런 분들은, 취향이 아닐 가능성도 높아요.

- 다양한 스킬 콤보를 개발해 머리 쓰는 전투를 하고 싶어요.
- 게임을 깊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걸 좋아해요.
- 더 새롭고 참신한 게임을 원해요.
- 영화 같은 연출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지나가다가 모루 이름을 보고 접근하기 무서워졌다


▲ 마왕 제스티 등장, 딱 봐도 이쁜 악역


▲ 우연히 GM레즐리님을 발견하고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