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네시스 더 슈퍼내추럴' 영상]


온라인 게임이 타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크게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속편이 나올 때입니다. 그냥 나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서비스를 통해 생명력을 보여주는 만큼, 형과 아우가 동시에 서비스되는 경우가 흔하거든요. 선의의 경쟁자 관계가 된다고 할까요.

서비스 13년차에 접어든 '메이플스토리1'은 이제 형의 위치가 되었습니다. 그 동생 '메이플스토리2'는 저번 주에 막 OBT를 시작한, 최신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해 현세대 게이머들의 니즈를 꽉꽉 채워 놓은 게임입니다. 그냥 외형만 놓고 보면 경쟁 자체가 어렵습니다만, 형 '메이플스토리1'이 제법 선전하고 있는 모습은 상기할 만 합니다. '메이플스토리2' 오픈 이후 '메이플스토리1'의 접속자 수도 꾸준히 오르고 있고, 실제 PC방 순위도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입니다.

그리고 올 여름, '메이플스토리1'은 신규 직업 키네시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그 못지 않은 탄탄한 업데이트로 내실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좌부터 장요순 픽셀 팀장, 황선영 디렉터, 구교성 콘셉트 팀장


2014년 1월에 '은월'이 출시되었으니, '키네시스'는 그후로 약 1년 반 만에 등장하는 신규 클래스입니다. 이번 여름 업데이트 중에 등장 예정인 키네시스는 기존 캐릭터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전투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바로 '염력'입니다.

'메이플스토리1'의 황선영 디렉터는 키네시스의 핵심으로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첫 째는 판타지에서 볼 수 있었던 클래스를 탈피한 색깔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었죠.

황선영 - 키네시스는 가까운 미래의 서울에서 온 고등학생으로 염동력 능력자입니다. 집안 좋고 잘생긴... 누구나 부러워할 것 같은 고등학생인데 알고 보니 염동력을 사용할 줄 아는 녀석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 케릭터가 우여곡절 끝에 메이플 월드로 오게 되고, 기존 영웅들과 합심해 검은 마법사와 대항하는 것을 콘셉트로 합니다.

▲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그래픽 자체에 있습니다. 보통 염동력은 주변 사물을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키네시스가 보유한 이 능력을 게임 내 표현하기 위해 '메이플스토리' 그래픽 팀은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을 도입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로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이죠. '메이플스토리1'의 장요순 픽셀 아티스트는 이 기술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장요순 - 주변 사물을 띄우고, 몬스터를 끌어당겨 던지고... 키네시스는 이런 스타일의 스킬이 많아서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면 장점이 더 극대화된다고 보았습니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개발하면서도 '이렇게도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메이플스토리1'의 전반적인 요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새로운 그래픽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기존 스프라이트 이미지를 썼을 땐 구현이 잘 되던 것들도,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을 적용하면서 일부 위치가 안 맞는 문제도 생겼죠. 이 부분은 지금도 열심히 개선 중이라고 합니다.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은 한 장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기술로, 덕분에 그래픽 효과 대비 용량이 무척 작은 게 특징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자원도 덜 먹게 되어 보다 사양을 낮추는 데도 용이하죠. 업데이트 데이터 용량도 줄이고, 렉도 더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장요순 아티스트의 설명입니다.

[▲ 이런 비주얼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캐릭터이지만, 정작 이름은 '키네시스'. 한국과 그리 어울리는 이름은 이름은 아닌데요. 이는 당초 가안으로 잡아뒀던 이름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염동력을 영어로 하면 '사이코키네시스', 혹은 '텔레키네시스'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공통으로 들어가는 '키네시스'를 이름으로 했고, 결국 이 가안이 끝까지 오게 된 거죠.

한편, 키네시스의 염동력 스킬 중 일부에서 '클로저스'의 이슬비 캐릭터가 떠오른다는 유저들도 있었는데요. 황선영 디렉터는 "키네시스와 클로저스 모두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만큼, 비슷한 스킬이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가장 박력있는 오브젝트가 무엇일까 고민하고 나온 것이 열차이며, 이는 키네시스 스킬의 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디자인 팀은 키네시스의 외형에도 특별히 신경썼다고 강조했는데요.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팬텀이 등장한 이후 내놓은 신규 캐릭터들이 전부 팬텀에 뭍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시하는 키네시스로 팬텀의 인기를 뛰어 넘는 것을 내부적인 목표로 세웠다고 전했습니다.

▲ 기차가 떨어지는 스킬에서 키네시스의 박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네시스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업데이트 자체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지난 6월 25일, '메이플스토리1'은 여름맞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리부트 월드'를 공개했는데요. 확률형 아이템은 제거하고 치장성을 제외한 아이템은 모두 게임 내 머니인 '메소'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신규 서버 '리부트'를 7월 9일에 오픈했습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캐릭터 레벨에 따른 추가 성장, 하이퍼 스탯, 대형 몬스터 레이드 등 게임 내 대부분의 요소를 크게 수정했죠.

황선영 디렉터는 이번 업데이트가 '메이플스토리1'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꼭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 업데이트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에 주력했고, 그것이 신작들의 등장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리부트 서버는 성장에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를 스스로 얻어야만 합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개인간 아이템 거래를 막았다는 것이겠지요. 그들이 말하는 초심, 이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황선영 - 유저가 열심히 사냥해서 무기 얻고 강화하고... 이런 데서 얻는 재미가 분명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하드코어하다고 비춰질수도 있지만, 이런 초심에서 나오는 재미와 뿌듯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메이플스토리1의 플레이어 패턴을 이렇게 분석하고 있어요. 골드를 어떻게든 구해서 시장에서 무기 좋은 거 산 다음에 보스 잡고... 이건 중간 지점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RPG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재미와는 조금 다른 영역이랄까요.

유저간 거래를 막고, 성장에 관련한 모든 요소를 인게임 머니로 사게 한 것은 솔직히 말해 '디아블로3' 확장팩에서 영향을 받았어요. 일부 아쉬워하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분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담으로 다른 서버에서 팔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도 리부트 서버에서는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리부트 서버를 기존 서버와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시켜나가고 싶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리부트 서버는 개인 간 아이템 거래가 불가능한 만큼, 해킹 범죄에서도 좀 더 자유로울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황선영 디렉터의 말에 의하면 해킹뿐 만 아니라 작업장에서도 자유로어졌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운영 역시 서비스적인 측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고요.

"게임의 본질을 해치는 외부 요인들이 대폭 줄어들다 보니, 게임의 재미 자체에 서비스를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레벨은 여기에서 사냥, 다음 레벨은 여기에서 사냥'과 같은 초기 기획이 순조롭게 적용되고 있어요. 특정 구간에서는 파티를 모으도록 유도했는데 이런 요소도 살아나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OBT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2'에 대한 생각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메이플스토리1' 디렉터의 시각으로 본 '메이플스토리2', 그리고 후속작에서 가져오고 싶은 콘텐츠로는 어떤 게 있었을까요.

황선영 - 메이플스토리2는 1편에서 하고 싶었던 요소를 거의 다 완성한 작품이에요. 아니, 거기서 더 나아간 게임이라고 봐요. 때리고 모으고 수집하고... 캐주얼의 기본적인 재미를 잘 살렸더라고요. 초창기 '메이플스토리1'이 보여줬던 재미랄까요. 또, 파고들만 한 요소도 많고, UCC 등까지 포함하면 자유도가 상당하더라고요. 앞으로 많이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이걸 꼭 1편에서도 구현하고 싶다'는 것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서로 방향성이 다른 게임이라 생각하거든요. 메이플스토리1은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진화했어요. 지금의 메이플스토리1은 영웅들의 이야기, 보스 레이드 등에 재미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이쪽을 더 강화할 생각입니다. 아기자기함 등은 메이플스토리2와 함께 가져가야 하는 게 맞지만, 세세한 면에서는 좀 차이가 있어요. 메이플스토리2의 김진만 디렉터와 꾸준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팀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구교성 콘셉트 아티스트는 '메이플스토리2'의 부동산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욕심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2D라는 한계점으로 인해 미뤄진 부분이지만, 이번에 도입한 스켈레톤 애니메이션을 통해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또, 유저가 직접 의상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UCC 콘텐츠도 무척 부럽다고 전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도입이 가능하지만, 도트 해상도와 리소스 문제 등 그 전에 실험해야 할 것이 많다고 합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메이플스토리1에서도 UCC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메이플스토리2의 부동산 시스템은 개인적으로 욕심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메이플스토리1'이 최근 주위 환경이 변했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비결을 물었습니다. 황선영 디렉터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 리부트 업데이트가 6월 18일부터 진행되었는데, 다른 대형 게임에 비해 좀 빠른 편이거든요. 또, 메이플스토리2가 6월 말부터 광고를 엄청나게 했는데, 이에 반사이익을 얻은 면도 있어요. 사실 다른 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2편 나오니 1편 유저들 많이 떠나지 않을까 말씀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 게임은 PC방에서 즐겨 주시는 유저분들이 많아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6월부터 PC방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개편하고 있습니다. 7월 말, 8월 초에도 여러가지 PC방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니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