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대서사의 마무리를 장식할 '공허의 유산'이 출시됐다. 출시 하루 만에 100만장이 팔리며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아직 뜨겁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유저들은 화려한 씨네마틱 영상부터 뛰어난 스토리를 자랑하는 캠페인, 지인과 쉽게 즐길 수 있는 협동전 모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공허의 유산'을 즐기고 있다.

그렇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멀티플레이(순위전, 친선전)를 즐기는 유저 수는 확실히 줄었다. 게임의 진입 장벽이 높아 신규 유저가 새롭게 유입되기 힘들고, 기존 유저 역시 새로운 게임 방식에 적응하길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크래프트2는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전략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상대에게 휘둘리다 무너지면 흥미를 잃어버린다. 게다가, 공허의 유산 출시 초기 단계이기에 아직 체계화된 정보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반대로, 변화를 주도하는 유저는 새로운 방식으로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새로운 정보에 빠르게 적응해 자신만의 빌드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게임 체계 자체가 바뀌어 기존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는 유저 역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규 유저가 게임을 주도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유저보다 한 발 앞서갈 수 있을까? 변화한 '공허의 유산'에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 멀티플레이에 참전해보자.





■ 기본 게임 체계의 변화

- 일꾼 수의 증가 : 6에서 12로
- 미네랄 변화 : 900 미네랄 등장

▲초기 일꾼이 12기로 늘어난 공허의 유산

공허의 유산은 기본 체계부터 달라졌다. 일꾼 수가 2배로 증가해 12기로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원하는 체제와 병력을 빠르게 준비할 수 있다. 그만큼 공격과 수비, 멀티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한 박자 빠르게 경기가 진행된다.

일꾼 수의 증가는 전진 2관문, 병영과 같은 극초반 올인 전략을 막기에도 편해졌다. '공허의 유산' 이전에는 상대의 극초반 공격에 생산 시설이 파괴되고 다수의 일꾼이 끊기는 불상사가 많이 생겼다. 임요환의 '3연벙', 김유진(진에어)이 2014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3연속 전진 관문 등 극초반 빌드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다. 공허의 유산에서는 초반 자원으로 생산 시설을 빠르게 건설해 초반 수비 병력을 보유하기 편해졌다. 많은 일꾼의 수 역시 수비에 동원할 수 있어서 상대의 속칭 '날빌'을 막는 데 큰 힘이 된다.

자원 양도 줄어 멀티를 늘려야만 기존 생산 기반 시설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모든 미네랄 덩이가 미네랄 1500(풍부한 광물 지대 미네랄 제외)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허의 유산'에서는 각 멀티마다 1500 미네랄과 900 미네랄 각각 네 덩이씩 존재해 이전보다 자원이 빨리 소진된다. 한 쪽에서는 운영을 위해 상대보다 한 타이밍 빠르게 더 많이 멀티를 시도할 것이고, 상대는 멀티 타이밍에 집요하게 공격해 이전보다 치열한 경기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



■ 저그 : 새로운 유닛과 체제, 완전체로의 진화

저그 기본 체계의 변화

- 부화장 보급 인구 수 : 1에서 6으로 증가
- '애벌레 생산' 예약 가능


저그는 새로운 변화가 반가운 종족이다. 12마리의 일꾼으로 시작해 초반부터 빠르게 미네랄을 모아 효율적으로 일벌레를 늘리거나 멀티를 시도할 수 있다. 첫 대군주 생산 후, 모아뒀던 애벌레 세 마리를 모두 일벌레로 변태시킬 수 있고, 이전(인구수1)보다 많은 인구수를 확보해주는 부화장(인구수6)을 먼저 건설해도 된다.

저그에게는 자원이 빠르게 소진돼 멀티를 늘려야 하는 상황 역시 우호적이다. 이전에는 본진과 앞마당 멀티에 다수의 부화장을 건설했지만, 공허의 유산에서는 다수의 멀티 지역에 부화장을 늘려 자원 채취와 추가 생산 시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여왕은 '애벌레 생산'의 예약이 가능해졌다. 기존 방식에서는 여왕의 '애벌레 생산'의 시간이 끝날 때마다 다시 클릭해줘야 했지만, 이제 한 번에 여러 차례 예약이 가능해져 저그의 유닛 생산 컨트롤에 큰 도움을 줬다.


저그 기존 유닛의 변화

빠른 전장 합류 가능해진 히드라리스크, 이동 속도-사거리 증가 업그레이드 한 번에!


'군단의 심장'에서는 히드라리스크를 활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밸런스 패치를 통해 공격 속도가 좋아졌지만, 사거리와 이동 속도를 높여줄 두 가지 특수 업그레이드(근육 보강, 가시 홈 진화)까지 해야만 완벽히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번 공허의 유산에서는 한 타이밍 빠르게 히드라리스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두 가지 특수 업그레이드가 '근육 보강' 하나로 합쳐지면서 이전보다 빠르게 전장에 투입될 수 있다. 게다가, 새롭게 가시지옥(럴커)으로 변이해 상대를 조이는 전술을 수행할 수 있게된 만큼, 히드라리스크의 빠른 교전 합류가 전략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빠른 수송 업그레이드 가능해진 대군주, '배주머니 변이'

공허의 유산의 대군주는 개별 수송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초반부터 대군주로 드랍 플레이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많은 공허의 유산 래더 맵에 뒷마당 멀티 지역이 존재하는 데, 빠른 타이밍에 뒷마당 멀티로 드랍을 시도하거나 브루드워 시절부터 유명했던 '3cm 드랍'(벽 너머로 주 병력을 연이어 실어 나르는)도 가능해졌다.

'배주머니 변이'는 땅꿀망과 함께 입구만 방어하는 상대의 헛점을 노릴 수 있는 전략이다. 상대는 뮤탈리스크가 없어도 저그를 상대할 때 막아야할 범위를 넓혀야 한다. 공격적인 저그 프로게이머가 초반부터 '배주머니' 변이를 활용해 상대를 휘두르며 자신의 스타일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언스 배슬 '이레디에이트'가 기계 유닛에게도? 살모사의 '기생폭탄'

▲ '기생폭탄'에 휩쓸려 공중 폭사

스타크래프트1 사이언스 베슬을 기억하는가? 이레디에이트(Irradiate) 마법과 비슷 용도의 기술이 살모사에게 생겼다. 상대 공중 유닛에게 활용하는 '기생폭탄' 스킬을 쓰면 7초 동안 90의 방사 피해가 주변 공중 유닛에게 들어간다. 게다가, 여러 유닛이 '기생폭탄'에 걸리면 대미지가 중첩돼 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한다. 뭉치는 성향이 강한 공중 유닛(뮤탈리스크, 불사조, 공허 포격기, 바이킹)에게 치명적이며, 흩어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몰살 당할 위험이 있다.

군단의 심장까지 저그는 공중 병력 간 전투에서 테란과 프로토스에게 밀렸다. 타락귀는 공허 포격기와 사거리 업그레이드를 마친 불사조, 바이킹-밤까마귀와 전투에서 밀렸다. 상대가 지상군으로 체제를 바꾸면 '응원귀'로 전락하며 효율이 떨어지는 유닛이었다.

이제 저그도 살모사의 '기생폭탄'으로 제공권을 장악할 힘이 생겼다. 산개 컨트롤이 뛰어난 프로 단계에서도 살모사의 '기생폭탄'이 대량 학살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까?


신 유닛의 등장

서서히 숨통을 조여오는 '가시지옥', 브루드워 '럴커'의 귀환


브루드워 시절 저그 유저는 프로토스에게 '럴커 조이기'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럴커'가 가시지옥으로 다시 돌아왔다. 프로토스를 상대로 히드라리스크와 가시지옥으로 정면을 압박하고 뮤탈리스크까지 우회시켜 견제하는 전술까지 가능해졌다. 늘어난 체력(200)과 업그레이드를 마친 거신과 동일한 사거리(9)를 자랑하며, 중장갑 추가 대미지로 조이기 라인을 돌파하려는 추적자와 불멸자, 거신에게 추가 대미지까지 준다.

게다가, 브루드워 시절(기본 공격력 10)보다 강력해진 히드라리스크(기본 공격력 12, 공격 속도 0.54)가 상대의 관측선을 빠르게 끊어낼 수 있어서 가시지옥의 위력이 한 층 더 강력해졌다. 관측선이 끊긴 프로토스는 정면으로 '가시지옥 밭'을 돌파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유닛부터 역장까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궤멸충'


바퀴의 진화형인 궤멸충이 공허의 유산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기본 능력치에서 바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보이지만, 겉만 보고 판단할 수 없을 만큼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 궤멸충의 기술인 '부식성 담즙'은 공중과 지상할 것 없이 원하는 지점을 포격하는 기술로 60의 방사 피해를 준다. 테란 전에서는 기술 시전 시 위치 변경이 힘든 공성 전차와 해방선을, 프로토스 전에서는 파수기의 역장과 '정화 폭발'을 시전하고 있는 분열기를 포격할 수 있다.

궤멸충은 바퀴와 완벽한 조합을 자랑하며 자유롭게 공격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바퀴보다 사거리가 긴 궤멸충이 후방에서 강력한 화력을 지원한다. 바퀴에게 악몽과 같았던 역장을 파괴해주고 바퀴의 천적으로 불리는 유닛에게도 강력하다. 궤멸충은 경장갑, 중장갑 추가 대미지를 받지 않기 때문에 바퀴를 상대하기 위해 생산한 불멸자, 공성 전차에게도 쉽게 죽지 않는다.



■ 프로토스 : 다양한 기술의 발전과 과도한 컨트롤 사이


프로토스 기본 체계의 변화

- 차원 관문 소환 시간 : 연결체와 차원관문 주변 수정탑-차원 분광기 : 4초, 일반 수정탑 : 12초
- 수정탑에 활용하는 광자 과충전 : 모선핵 마나 25소모, 7의 공격 사거리, 30의 공격력, 11초 지속
- 시간 증폭 사용 변경 : 생산 속도 효율 50% 증가에서 15%로 하락, 시간 증폭은 끊기지 않음
- 연결체 보급 인구수 증가 : 10에서 15로 증가


▲ 주의 : 영상에 나온 소환 시간은 실제 멀티플레이와 확연히 다르다.

프로토스는 기존 유닛 소환과 방어 체계가 모두 바뀌었다. 이전까지 손쉽게 수정탑을 소환해 상대보다 빠르게 병력을 충원해서 앞설 수 있었다면, 공허의 유산에서는 그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차원 관문을 전진 기지로 활용하거나 '위상 모드'를 한 차원 분광기에 소환해야 빠른 관문 병력 충원이 가능하다. 초반부터 기습적인 차원 관문 러시를 시도하기 힘들어졌고, 차원 분광기의 적절한 컨트롤과 교전 합류가 중요해졌다.

수비할 때도 수정탑의 위치 선정이 이전보다 정교해져야 한다. 연결체와 거리가 먼 곳에 건설한 수정탑에서는 수비할 관문 병력 소환이 늦어진다. 게다가, 공허의 유산에서 모선핵의 광자 과충전은 수정탑에만 시전 가능하기에 상대 견제, 공격 경로에 미리 배치해둬야 상대의 공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상대의 본진에 수정탑을 건설하고 모선핵을 동원해 공격도 가능하기에 이전보다 수정탑 배치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프로토스의 생산력 증폭에 큰 역할을 했던 연결체의 '시간 증폭'도 효과와 사용법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각 연결체마다 '시간 증폭' 재사용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건물에 클릭해줘야 했다면, 공허의 유산에서는 특정 건물을 지정하면 시간 증폭이 끊기지 않고 대상 건물에 적용된다. 연결체 마나를 관리하며 일일이 클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어졌고, 시간 증폭을 집중할 대상만 바꿔주면 된다.

게다가 프로토스는 저그, 테란과 달리 기본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저그와 테란의 경우 기존 군단의 심장과 비슷한 운영법으로 플레이가 전개된다. 하지만 프로토스의 경우 사도와 분열기를 비롯해서 수정탑으로 광자 과충전이 가능해지면서 수비 방식이 변경됐고, 그로 인해 군단의 심장에서 사용했던 빌드 자체가 완전히 변해버린 것이다.

아마 프로토스로 플레이해 본 유저들은 알겠지만, 현재 가장 고난이도의 피지컬과 컨트롤을 요구하는 종족이 바로 프로토스다. 선수들 조차 힘들어하고 있으니. 이런 부분들이 일반 유저가 게임을 즐기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새로운 메커니즘에 적응만 하게 된다면 프로토스가 최강이라는 말을 프로 선수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다.


프로토스 기존 유닛의 변화

상대 이동 경로를 미리 예측, 예언자 '정지장 수호물'

▲ 정지장에 갇힌 저글링 (출처 : BJ 장민철 개인 화면)

예언자의 은폐 감지 기능인 '예지'가 사라지고 '정지장 수호물'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생겼다. 예언자가 특정 상대가 이동할 만한 지역에 은폐 상태인 정지장을 설치해두면, 그 곳을 지나가는 상대 유닛이 21초 간 정지장 안에 갇혀 발이 묶인다. 상대가 움직일 경로를 미리 예측한다면 병력을 무력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견제와 교전 합류의 핵심, 차원 분광기

▲ 수송 범위 증가로 벽을 넘기가 더 편해졌다!

차원 분광기의 아군 유닛을 태우고 내리는 범위가 넓어졌다. 드랍 플레이로 아군 견제 유닛을 잘 살리는 기능이 좋아졌고, '위상 모드' 상태에서 아군을 태웠다가 내리는 '아케이드' 역시 수월해졌다. 수송 범위의 증가로 '위상 모드' 상태에서도 언덕 아래에 있는 아군 유닛을 언덕 위나 반대편으로 옮길 수 있다.

병력 충원에서도 차원 분광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견제를 하다가 주 병력이 움직일 때, 살아서 합류해야 한다. 전진 수정탑과 '위상 모드'의 관문 병력을 소환하는 시간 차이가 크기 떄문에 차원 분광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거신-불멸자, 올인 러시는 옛날 이야기?

이전까지 프로토스 지상군의 핵심 역할을 맡아왔던 거신과 불멸자가 바뀌었다. 군단의 심장까지 많은 이들이 소수의 거신과 불멸자를 생산해 올인 러시를 감행하기도 했지만, 공허의 유산에서는 활용하기 힘들어졌다. 거신의 딜이 15(공격력 3단계 업그레이드 시+6)x2에서 12(+3)x2로 하향되면서 이전만큼 강력한 화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불멸자 역시 기존의 '강화 보호막'이 '방어막'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는 10이상의 대미지를 모두 10으로 흡수했지만, 방어막은 2초 동안 200의 대미지를 막는 기술로 그 활용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자동 시전이 가능하지만, 강력한 딜을 자랑하는 유닛과 대결할 때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다수의 유닛에게 일점사를 당하는 상황, 분열기의 '정화 폭발', 해방선의 '수호기 모드', 궤멸충의 '부식성 담즙'을 막아낼 때 효과를 제대로 발휘한다. 특히, 최근에는 프로토스 동족전에서 점멸 추적자와 분열기의 대결이 주를 이루는 데, 불멸자가 분열기의 '정화 폭발'을 흡수할 수 있기에 새로운 주 유닛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확한 타이밍에 '방어막'을 활용하기 힘들고, 불멸자 외에도 컨트롤에 신경써야 할 유닛이 많이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컨트롤이 뛰어난 프로 단계에서 불멸자의 '방어막'이 얼마나 정교하게 쓰일지 기대된다.

프로토스의 로망으로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우주모함(캐리어)

브루드워 시절 '캐리어'는 힘든 상황에서도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내 많은 팬을 확보했다. 캐리어의 등장만으로 e스포츠 스타디움 현장의 분위기는 180도 바뀔 정도로 프로토스 팬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우주선이었다. 날렵한 '무빙샷' 컨트롤과 지상군과 적절한 조합으로 특유의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군단의 심장까지 '무빙샷'이 불가능했던 우주모함이 공허의 유산에서 다시 기능을 되찾았다. 요격기와 우주모함이 따로 움직이며 다시 한 번 이전 캐리어의 힘을 보여줄 기회가 찾아왔다. '요격기 사출'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요격기를 모두 특정 지역을 공격하도록 하는 기술까지 생겨 우주모함 본체의 이동이 더욱 자유로워졌다.

우주모함은 비싼 가격(미네랄350/가스250)과 긴 생산 시간(120초+ 추가 요격기 생산 시간)으로 실제 게임에서 다수가 등장하기 힘들다. 하지만 상대의 매서운 공격을 버텨낸 프로토스가 우주모함을 모아 극적인 컨트롤로 승리를 만들어낸다면, 다시 한 번 프로토스의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프로토스 신 유닛의 등장

기술 위치까지 지정해야 한다고? 강력한 화력 자랑하는 사도-분열기


사도는 프로토스 지상 병력 중 유일하게 경장갑 추가 대미지를 가진 유닛이다. 사도의 '사이오닉 이동'은 그림자를 통해 원하는 위치로 재빠르게 이동해 상대의 일꾼을 비롯한 경장갑 유닛을 노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림자로 상대를 유인하고 '사이오닉 이동'을 취소하는 심리전을 펼칠 수 있으며, 차원 분광기를 활용해 사도의 생존 시간을 극대화하고 병력을 충원해 끈질긴 견제를 이어갈 수 있다.

사도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유저의 컨트롤에 따라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사이오닉 이동'을 활용할 때 본체와 그림자 모두 위치를 지정해줘야 상대를 속이고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그림자 이동을 활용할 타이밍과 거리 계산도 정확해야 성공적인 견제를 수행할 수 있다.


신 유닛인 분열기는 강력한 한 방 화력을 자랑한다. '정화 폭발'로 대미지 145(프로토스 보호막 추가 대미지+55)로 상대 병력을 순식간에 제거해버릴 수 있다. 대미지가 약해진 거신을 대신해 지상 병력 교전에서 자주 활용되는 유닛이다.

하지만 분열기 역시 컨트롤이 쉽지 않다. '정화 폭발'로 생성된 구체의 폭발 위치를 직접 지정해야 하며, 컨트롤 실수로 아군 유닛을 터뜨릴 위험이 있다. 모든 부대 유닛 호출(F2)키로 조종하면, 구체도 함께 이동해 아군이 응집한 지역에서 폭발하기도 한다. 상대 역시 구체의 움직임에 따라 병력을 이동해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기술 시전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분열기를 재빠르게 파괴하고 전장을 빠져나와 유리한 전투 구도를 만들기도 한다.

공허의 유산에서 폭풍함과 암흑 기사를 제외하고 프로토스의 모든 공격 유닛의 기술이 존재한다. 특히, 정교한 컨트롤을 필요로하는 사도와 분열기까지 더 해진 상황. 공허의 유산에서 더욱 다양해진 프로토스 유닛의 기술을 완벽히 구사하는 유저가 나타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테란 : 기존 스타일 유지, 실질적인 변화는 해방선 뿐?

테란 기존 유닛의 변화

영상으로 봤던 '순간 이동'을 멀티플레이에서도! 전투 순양함


전투 순양함은 강력한 체력과 딜을 자랑하는 테란 최고 테크 유닛이다. 그런데 대형 유닛이나 중장갑 추가 대미지를 넣는 유닛이 등장하면 도망치기 바빴고 느린 속도로 얼마 도망치지도 못하고 파괴됐다. 하지만 이제 '전술 차원도약'을 활용해 원하는 위치로 4초 후에 순간 이동을 할 수 있다. 상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빠져나갈 수도, 원하는 지역을 공습하는 역할도 가능해졌다.

말로는 쉬운 일이지만, 프로게이머들의 대결에서 실제로 등장할지는 의문이다. 아직 테란의 힘은 장기전보다 해방선과 바이오닉, 공성 전차 등의 초, 중반 유닛이 강력한 추세기 때문이다.

정찰병에서 태러범으로? 'kd8 지뢰' 장착한 사신

초반 정찰 역할을 주로 담당해오던 사신에게 새로운 무기가 생겼다. 'kd8 지뢰'를 활용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견제 능력이 좋아졌다. kd8 지뢰를 깔며 뚫고 들어갈 길을 만들고, 일꾼을 지뢰로 튕겨내 최적화된 자원 채취를 방해할 수 있다. 반면, 자신이 지뢰를 밟으면 상대와 동일하게 10의 대미지를 받고 튕겨나갈 수 있으니 기술 활용에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쾌속 비행 가능해진 의료선

많은 일반 유저들이 군단의 심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재연소 장치 점화', 일명 의료선 '부스터'로 불리는 기술에 혀를 내둘렀다. 순식간에 파고들어 견제를 시작했고, 다방향으로 의료선을 날려 상대가 대비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공허의 유산'에서는 의료선의 '재연소 장치 점화'가 한 층 더 발전했다. 새롭게 '재연소 장치 점화'를 활용한 비행시간을 50% 늘려주는 '대용량 연료 탱크'의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의료선에 태운 병력이 먼 곳에서 빠르게 합류할 수 있고, 상대의 빠른 공중 유닛의 추격에서도 이전보다 자유로워졌다.

게다가, 의료선으로 공성 모드 중인 공성 전차를 실어 나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공성 전차는 교전에서 의료선을 타고 후퇴하는 바이오닉 병력과 달리 홀로 전장에 남아 죽음을 맞이해야 했지만, 이제 함께 탈출할 수 있게 됐다. 상대의 공격을 막을 때는 전진했던 공성 모드 상태의 전차를 안전한 지역으로 옮겨 유닛을 잃지 않고 수비 라인을 뒤로 물리는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거대 생명체 저격수로 새롭게 태어난 유령

이전까지 유령의 '저격'은 상대의 핵심 유닛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용도였다. 즉발 시전으로 프로토스의 고위 기사나 감염충과 같은 유닛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저격'이 이전보다 현실적인 기술로 바뀌었다. 상대를 조준할 시간을 확보하고 강력한 한 방을 넣는 새로운 방식으로 1.43초 동안 피해를 받지 않으면 대상에게 170의 피해(방어력 무시)를 준다. 1.43초 동안 피해를 받지 않으려면 '은폐' 기능을 활용해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 저격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저격'은 방어력 무시 기능으로 단단한 장갑으로 무장한 생체 유닛에게 효과적인 기술이다. 저그의 울트라리스크는 더욱 단단해져 기본 유닛으로 상대하기 더욱 까다로운 존재가 됐다. 맹공을 퍼부어도 죽지 않는 울트라리스크만 저격해준다면 테란의 후반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테란 신 유닛의 등장

공허의 유산 테란의 핵심! 공중과 지상 모두 장악한 해방선


공중과 지상 공격, 견제, 교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만능 유닛이 등장했다. 평상시엔 렉싱턴 로켓(기본 대미지 7x2)의 스플래시 대미지로 뭉쳐있는 공중 유닛을 타격하며, '수호기 모드'로 범위 안에 있는 지상 유닛을 제거한다. 범위 안 상대는 85(+15)의 대미지를 받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첨단 탄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성하면 사거리(+4)까지 늘어나 지상 병력으로 해방선을 막아내기 더욱 까다로워진다.

해방선은 견제 능력 역시 뛰어나다. 강력한 대미지와 먼 사거리를 활용해 상대의 자원 채취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공격할 수 없는 광자포나 미사일 포탑, 포자 촉수가 없는 상황에서는 깊이 들어가 '수호기 모드' 상태로 상대 일꾼을 몰살할 수 있다.

교전에서는 공성 전차와 바이오닉 병력과 함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다양한 사거리를 가진 테란 유닛들이 들어오는 상대를 차례로 격파할 수 있다. 멀리서 포격하는 공성 전차를 파괴하기 위해 상대가 들어올 때 '수호기 모드'로 정리하고, 체력이 적은 나머지 유닛은 기본 바이오닉 병력으로 마무리하는 형태로 프로토스 지상군에게 지옥을 선사한다. 저그를 상대로는 궤멸충의 '부식성 담즙'에 해방선이 함부로 '수호기 모드'를 활용하기 힘들지만, 까다로운 뮤탈리스크 다수를 상대할 때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낸다.

'견제왕'에서 수비수로 전락...'무빙샷'의 제왕 싸이클론


싸이클론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상대를 공격(무빙샷)이 가능한 유닛이다. '목표물 고정'으로 대상을 지정하면 움직이면서 지상 및 공중 유닛 모두에게 20초간 400의 피해를 줄 수 있다. '자기장 가속기' 업그레이드를 하면 고정 공격력이 강해져 상대 추격에 더 용이해진다.

공허의 유산 출시 전까지 싸이클론은 화려한 움직임과 기술로 '견제의 왕'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하향 패치로 견제에서 설 곳을 잃고 수비수로 전락했다. 지금은 사도와 차원 분광기 드랍, 예언자, 뮤탈리스크 등 이동 속도가 빠른 유닛을 수비하는 용도로 쓰인다.



■ 스타크래프트2 시리즈의 마지막 '공허의 유산',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공허의 유산' 멀티플레이에서 종족 간 밸런스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저그의 강세가 이어지며 프로토스와 테란이 상대적으로 힘들고, 유닛의 능력치 조정이 시급하다는 말이 많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아직 '공허의 유산' 밸런스를 단정지을 수 없다. 자유의 날개와 군단의 심장도 출시 초반에 맵과 유닛 능력치에 관한 밸런스 논쟁이 치열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꾸준한 패치로 종족 간 밸런스가 점점 자리를 잡았고, 프로게이머도 기발한 전략을 선보이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갔다. 군단의 심장에서 많은 프로게이머와 유저가 패치 이후 더 이상 군단 숙주를 쓸 수 없다고 말하는 상황. 이병렬(진에어)은 보란듯이 새롭게 바뀐 군단 숙주로 상대 팀 에이스를 꺾는 모습을 보여주며 모두의 편견을 뒤집어 버렸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토리는 막을 내렸지만, 아직 '공허의 유산'은 남아있다. 스타크래프트2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에 걸맞은 게임성과 e스포츠로서 성공적인 마무리가 필요하다. 현재 밸런스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2015 블리즈컨 당시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킴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공허의 유산이라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프로게이머라는 날카로운 조각칼로 멋지게 다듬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