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과 전신 라인의 공성전을 볼 때마다 용호상박(龍虎相搏)이란 말이 떠오른다. 용과 호랑이의 피를 튀기는 싸움. 다른 이들의 시점에선 손발이 오글거리는 비유로 보이겠지만, 현재 해골 서버의 필드 구도가 딱 용과 호랑이의 싸움이다. 공성전에선 더욱이 그렇다.

그러나 두 세력의 팽팽한 힘의 균열이 깨지려는 조짐이 보인다. 바로 어제 공성전 때문에 말이다. 삼국 라인의 원활하지 못했던 의사소통 때문에 정개철 혈맹이 기란 성을 먼저 점령하고도 전신 측에 내주고 말았다.

이에 정개철 혈맹의 군주인 BJ 정개철은 삼국 라인 지휘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제3 라인으로 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내비쳤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삼국 지휘부를 향한 쓴소리를 보였던 BJ 정개철

※ 2월 28일 해골 서버 공성전 : 라인 현황

삼국 라인 : 삼국, 정개철, 연예인, 마르스, 최강봉구파, 공공의적
전신 라인 : 전쟁의신, 강호, BOSS, 그들이존재한다(더), 우리가선비다, 300군단

제3 라인 : 해골어벤져스 (전신 라인에 우호적, 정식 동맹은 아니며, 삼국 라인에 적대적)



- 20:00 공성 시작, 결전지는 오크 요새

켄트 성은 붉은 기사단에 의해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두 라인 모두 오크 요새로 향했다. 전신 라인 측 BOSS 혈맹이 오크 요새 좌측을, 삼국 라인 측 삼국 혈맹은 우측으로 향했고, 곧장 외성 샛길을 공략해 들어갔다.

첫 공격에서 재미를 본 것은 전신 라인이었다. 삼국 혈맹이 우측 샛길을 장악한 사이, 좌측 샛길에 있던 BOSS 혈맹을 정개철 혈맹이 덮쳤고, 전신 혈맹이 다시금 정개철 혈맹의 뒤를 노리면서, 더 혈맹의 활피단과 함께 우측 샛길을 장악하던 삼국 혈맹까지 압박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정개철 혈맹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별동대로 기란 외성 샛길을 공략하려 했고, 어벤져스가 이를 견제하는 전투가 계속되었다.

▲ 좌 전신, 우 삼국은 이제 익숙한 진영

▲ 정개철 혈맹의 별동대는 기란 샛길 작업


- 20:08 오크 요새 우측 샛길 점령전

우측 샛길과 비교하면 좌측 샛길은 공략이 더딘 상태였다. 이에 두 라인 모두 거의 다 뚫은 우측 샛길을 점령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우측 샛길을 삼국 라인이 점령 중일 때는 전신 라인 측 미티어 조, 활피단의 화력으로 뚫고, 전신 라인이 점령 중일 때는 삼국, 정개철, 연예인 격수진의 학익진이 전신 라인을 압박했다.

좌측 샛길은 공략을 멈추고, 우측 샛길 점령에 집중하던 두 라인의 공방전은 20시 13분, 전신 라인이 우측 샛길 진입에 성공하고부터 더 치열해졌다. 두 라인 모두 우측 샛길을 빠르게 점령해야만 내부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시 12분경에는 정개철 혈맹의 별동대가 기란 우측 샛길을 뚫는 데 성공, 외성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어벤져스 혈맹이 별동대를 급습했고, 외성 내부로 쫓아가 정개철 혈맹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 우측 샛길을 점령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

▲ 더 혈맹의 활피단은 오늘도 측면에서 공격한다

▲ 오크 요새 선점을 위한 외성 진입


- 20:21 오크 요새 선점에 성공한 삼국

오크 요새 우측 샛길을 차지하려는 난전이 계속되고 있는 사이, 내부에서는 삼국, 연예인, 봉구 혈맹과 전신 혈맹이 서로 뒤엉켜 수호탑을 파괴하고 있었다. 외성에 진입한 인원은 전신 라인보다 삼국 라인 측 원이 더 많은 상태였다. 결국,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삼국 혈맹이 오크 요새를 먼저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수송 모드에 돌입한 삼국 혈맹은 재빠르게 외성문 안쪽 바리케이드를 견고하게 쌓았다. 정개철, 연예인 혈맹은 재빠르게 외성문 밖 주변을 감싸면서 외성문 안팎 수비를 견고히 했다.

잠깐 숨을 돌릴 시간을 가졌던 전신 라인은 미티어 조와 함께 외성문 밖 정개철, 연예인 혈맹의 본대를 정면을 뚫으려 했다. 혼란을 주기 위해 혈마크를 없애고 외성문 주변을 장악하며, 내부 바리케이드까지 깊게 압박했다.

강호, 더 혈맹의 활피단은 좌측 샛길을 점령하며 삼국 라인의 지원을 막으려 했다. 기란 외성 안쪽에서 정개철 혈맹을 견제하던 어벤져스 혈맹도 일제히 귀환 후, 전신 라인을 도왔다.

어벤져스 혈맹이 기란에서 모두 물러난 사이, 기란 외성에 있던 정개철 혈맹의 별동대는 곧장 내성 공략에 들어갔다.

▲ 오크 요새에서의 승률이 높은 삼국 라인

▲ 전신 라인의 외성 바리케이드 공격


- 20:26 삼국 라인의 오크 요새 돌려먹기 전술

전신 라인과 어벤저스 혈맹은 고레벨 캐릭터 본좌a를 비롯하여 포세이든, 박케이 등이 오크 요새 내부로 진입하여 수호탑을 공격했다. 전신 혈맹의 군주 캐릭터도 이미 수호탑 주변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상태라 수호탑만 파괴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봉구 혈맹의 군주 캐릭터가 먼저 수호탑을 클릭하면서 오크 요새의 왕좌가 봉구 혈맹에게 이전되고 말았다. 정황상 전신 혈맹의 군주 캐릭터가 수호탑 주변에 있던 상황이었기에, 전신 혈맹에게 오크 요새를 넘기지 않기 위한 삼국 라인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크 요새가 봉구 혈맹에게 이전되자마자 연예인, 정개철 혈맹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재빠르게 외성문을 뚫고 수호탑으로 향했다. 전신 라인보다 더 빠른 움직임이었다. 결국, 20시 28분에 봉구 혈맹은 같은 라인인 연예인 혈맹에게 오크 요새를 인계하는 데 성공한다.

▲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전략이었을까

▲ 외성 밖에선 견제와 견제가 이어졌다


- 20:38 삼국 라인의 오크 요새 드리블

28분경, 오크 요새를 인계받은 연예인 혈맹은 전신 라인 측 화력을 막지 못한 채 길을 내주고 만다. 이에 전신 라인은 수호탑 주변에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다시금 봉구 혈맹이 수호탑을 클릭하면서 오크 요새를 강제 인수했다. 전신 라인에게 오크 요새를 빼앗길 상황이었기에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을 보였다.

성 드리블 과정은 두 번이나 계속되어 다시 삼국 혈맹에게 돌아왔다. 36분에는 연예인 혈맹이 오크 요새를 다시 인수하고, 39분에 삼국 혈맹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하고야 만다. '삼국 → 봉구 → 연예인 → 봉구 → 연예인 → 삼국'이라는 총 5번에 걸친 드리블 끝에 삼국 혈맹이 오크 요새를 다시금 점령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삼국 라인의 전력이 양분 되어 버리는데, 삼국 라인이 오크 요새를 점령하기 바로 직전, 정개철 혈맹이 기란 성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 전신 라인의 다섯 번째 도전

▲ 그러나 승자는 삼국 혈맹, 오크 요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 20:38 기란 성을 선점한 정개철 혈맹. 그러나..

오크 요새에서 장시간 난전을 벌이던 전신 라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삼국 라인의 오크 요새 드리블로 인해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던 상태였다.

이러한 가운데 정개철 혈맹이 기란 성을 점령했다는 소식은 전신 라인으로 하여금 반격의 시작을 알리는 소식과도 같았다. 삼국 혈맹의 주요 병력은 수비를 위해 오크 요새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신 라인은 모든 병력을 돌려 기란 성으로 향했다. 기란 내성에서 정개철 혈맹을 견제하던 어벤져스 혈맹이 재빠르게 외성문을 공략해 들어갔고, 오크 요새에서 선회한 전신 라인측 더 혈맹의 활피단이 뒤를 바쳤다.

삼국 라인은 연예인 혈맹이 더 혈맹의 활피단을 물러나게 하며 정개철 혈맹을 도왔다. 그러나 BOSS, 전신, 강호 등 전신 라인의 본대가 덮치면서 외성문 주변을 전신 라인에게 내주고 말았다.

전신, BOSS 혈맹의 격수진은 정개철 혈맹의 외성 바리케이드를 강하게 압박했다. 어벤져스 혈맹은 좌측 샛길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더 혈맹의 활피단이 중앙과 좌측을 지원했다. 미티어 조의 지원까지 이어지면서 정개철 혈맹의 삼중 바리케이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측 샛길에서는 '악'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정개철 혈맹과 적대적인 관계였던 '악'은 혈혈단신으로 우측 샛길을 거의 다 뚫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는 정개철 혈맹의 별동대가 기란 우측 외성 샛길을 공략할 때부터 단신으로 우측 샛길을 틀어막는 등의 활약을 보였다.

▲ 기란 성을 점령한 뒤, 재빠르게 외성 바리케이드를 쌓는 정개철 혈맹

▲ 전신 라인과 어벤져스의 맹렬한 공격을 받고 있다


- 20:46 어벤져스의 맹활약, 봉구 혈맹의 기란 성 인수

연예인, 봉구 혈맹의 지원이 있었으나, 삼국 혈맹 본대가 빠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개철 혈맹은 기란 외성을 수비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앙 바리케이드는 계속해서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으나, 좌우측 샛길을 어벤져스 혈맹에게 잠시 내주면서 전신 라인 측 핵심 병력이 진입하는 것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44분경, 삼국 혈맹이 오크 요새 바리케이드 병력 일부를 기란 성에 파견하지만, 전신 라인은 어벤져스 캐릭터 다수를 비롯하여 전신 혈맹의 군주 캐릭터가 수호탑 주변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전신 혈맹에게 기란 성을 빼앗길 수 있다고 여긴 봉구 혈맹은 군주 캐릭터로 수호탑을 클릭하여 기란 성 소유를 강제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 수호탑까지 진입한 어벤져스, 그리고 전신 혈맹 군주 캐릭터가 크게 작용했다


- 20:50 기란 성을 빼앗은 전신, 기란 성 첫 성주가 되다

봉구 혈맹이 기란 성을 강제 인수한 배경에는 전신 혈맹 측 군주 캐릭터가 수호탑 앞에서 부활을 받기 직전이었다는 상황이 뒤따른다. 정개철 혈맹이 외성 바리케이드를 보수하며 계속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나, 전신 혈맹의 군주 캐릭터로 인해 성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전신 라인은 20시 50분경, 압도적인 병력을 바탕으로 재빠르게 수호탑을 파괴하고, 기란 성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공성 시작 50분만의 일이다.

정개철 혈맹은 오크 요새를 점령한 상태였기에 삼국 혈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정개철 혈맹의 군주 BJ 정개철은 기란 성에 올인하지 않은 지휘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사기가 크게 떨어진 삼국 라인은 21시까지 기란 성을 뚫지 못했고, 전신 라인이 기란 성의 첫 왕좌를 차지하게 되면서 모든 공성전이 마무리되었다.

▲ 봉구 혈맹의 임시 조치 후, 내성으로 향하는 전신 라인과 정개철 혈맹

▲ 봉구 혈맹의 소수 인원은 전신 라인을 막아낼 수 없었다

▲ 결국 수호탑 클릭에 성공하는 전신 혈맹의 군주 D본좌


전신 라인은 오크 요새에서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 전체적인 흐름이 패배쪽으로 흘러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크 요새를 포기하고 기란 성에 올인한 전략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고, 기란 성에 최초로 입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특히, 어벤져스 혈맹과 '악' 캐릭터의 활약이 매우 눈부셨다. 전신 라인은 정개철 혈맹의 별동대를 막을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어벤져스 혈맹의 견제와 내부 압박으로 인해 정개철 혈맹이 기란 성을 선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삼국 라인의 병력을 양분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또 기란 외성 샛길을 뚫고, 수호탑 주변을 점령하는 과정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

정개철 혈맹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악'은 기란 외성 우측 샛길을 혈혈단신으로 틀어막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정개철 혈맹이 기란 외성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장시간 차단하고, 또 전신 혈맹이 기란 성을 점령했을 때는 단신으로 우측 샛길을 막아내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마치 삼국지 장판파 전투의 장비를 연상시킬 정도였으니 말이다.

▲ 정개철 혈맹만 집중적으로 견제했던 어벤져스 혈맹

▲ 악 캐릭터의 장판파 전투(?) 활약도 눈부셨다


삼국 라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다. 위기 상황에서 오크 요새 드리블을 시도했던 봉구 혈맹의 판단 덕에 최종적으로 삼국 혈맹에게 인계할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오크 요새를 점령할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수호탑 클릭과 오크 요새 인수인계를 주도했던 봉구 혈맹의 판단이 빛을 본 것이다.

그러나 기란 성을 전신 라인에 내주면서 또다시 밥상을 차리고도 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재현되었다. 무엇보다 삼국, 정개철 혈맹의 불화가 우려되는 모습이다. 정개철 혈맹의 군주 BJ 정개철은 공성이 끝난 후에도 지휘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제3라인에 서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삼국과 전신 라인간 힘의 균형이 팽팽한 상태이기에 정개철 혈맹의 이탈은 삼국 라인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정개철 혈맹이 삼국 혈맹의 적이 될 경우, 전신 라인만 일방적인 이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국 라인의 군주 강유는 "어제 있었던 공성전 일은 모두 정리된 상태다. 우리가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다."는 의견과 함께 "다음 주는 더 철저하게 준비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 모두 훌륭한 지휘자들인 만큼, 곧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며 정개철 혈맹과의 불화를 잠식시켰다.

▲ 21시, 오크 요새를 점령한 삼국 라인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