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의 주인, 템페스트!

5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핫식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슈퍼리그 2016 시즌2 결승전에서 템페스트가 최강자 MVP 블랙을 4: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템페스트는 MVP 블랙이 다른 팀을 찍어누르듯이 MVP 블랙을 누르면서 경기 내내 한 순간도 주도권을 놓친 적이 없었고, 모든 교전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올랐음을 알렸다.

이하는 우승을 차지한 템페스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우승을 차지한 소감이 어떤가?

'락다운' 진재훈 :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더 열심히 정진해서 스웨덴에 가서도 꼭 우승을 하고 싶다.

'홍코노' 이대형 : 우승해서 기쁘긴 하지만 스웨덴에 가기 전에 건강을 좀 회복하고 대회에 임하고 싶다.

'다미' 박주닮 : 우승해서 기쁘지만 긴장을 풀지 않고 스웨덴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덕덕' 김경덕 : 조금 쉽게 이겨서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이 분위기를 그대로 스웨덴까지 가지고 가서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오고 싶다.

'하이드' 진경환 :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대회 우승까지 노려보겠다.


Q. 4:0 스코어로 이길 것이란 예상을 했었나?

김경덕 : 4:0 스코어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어떤 스코어가 되든 우리가 이길 것이란 생각은 했다. 4:2나 4:3 정도를 생각했는데, 4:0은 우리도 좀 놀랍다.


Q. 경기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오늘 승리 비결은 뭐라고 보는지?

김경덕 : 다른 팀들은 MVP 블랙을 상대할 때 기가 죽은 모습이 보였다. 반면 우리 팀은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쉽게 이기지 않았나 싶다.


Q. 팀을 결성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팀워크를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김경덕 : 5명이 모였을 때 합도 잘 맞지 않고 포지션도 지금과 달랐다. 숙소 생활도 했었는데, 우리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런 걸 다 쳐내기로 했다. 숙소 생활을 포기한 뒤 대회에서 패배하더라도 서로 믿음을 돈독히 하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Q. 숙소 생활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경덕 : 숙소 생활을 했을 때 금전적으로 부담이 너무 많이 됐고, 살림살이도 챙겨야 하다보니 게임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숙소 생활을 포기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Q. '하이드'와 '락다운'은 MVP 블랙을 나온 후 자신들이 MVP 블랙을 이기고 우승할 거란 생각을 했었는지?

MVP 스카이 당시 MVP 블랙 선수들과 스크림을 했는데, 개인 기량이 밀린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좀 더 내가 원하는 팀원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에 팀을 나오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됐다. 원하는 팀원을 구상한 건 아니었지만 '다미' 선수와는 함께할 생각이 있었다.

'락다운' : MVP 블랙에 있었다면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겠지만 같이 게임을 시작했는데 나 혼자 그런 자리에 남아있다는 것이 심적으로 힘들었다. 팀을 나온 후에도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었는데, 현재의 팀원과 지금까지 오게 돼서 기쁘다.


Q. MVP 블랙을 나온 후 후회한 적은 없었나?

'락다운' : 보면서 부럽기는 했다. '내가 있었다면 나도 우승을 했을텐데'란 생각은 들었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


Q. '덕덕'은 종목을 바꾼 후 또 우승을 차지했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김경덕 : 너무 쉽게 이겨서 게임이 끝난 후에도 우리끼리 '우승한 것 맞냐'는 말을 했다. 전 소속 팀이던 MVP 블랙을 이겨서 미안한 마음보다는 기쁨이 더 큰 것 같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국내리그 우승이었는데, 그 목표를 이뤄서 예전의 우승보다 지금이 훨씬 기쁘다.


Q. 우승을 한 후에도 생각보다 기뻐하는 것 같지 않았다.

김경덕 : 경기력도 그렇고 스코어도 그렇고 우리가 이렇게 압도할 줄 몰랐다.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고, 허탈하기도 했다.


Q. '홍코노'는 건강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인지?

이대형 : 선천적으로 몸이 좀 좋지 않다. 안면풍하고 혈뇨를 앓고 있어서 잠도 많이 설친다. 우리 팀이 숙소 생활을 포기한 게 내 건강 문제 때문인 것도 있다. 집에서 요양을 하면서 건강을 회복한 덕분에 경기력도 올라온 것 같다.


Q. '홍코노'와 '다미'는 기량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갑자기 경기력이 오른 비결은 무엇인가?

이대형 : '다미'는 원래 잘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는 얼마 전 경기에서 이겼는데도 꼴보기 싫다면서 MVP 블랙에게 '털리는' 모습 잘 보겠다고 댓글을 남기는 사람이 있었다. 화가 나서 쪽지로 욕을 잔뜩 적어서 보냈는데, 그런 것 때문에 더 독기를 품고 연습을 했다. 인벤 81레벨을 달성할 정도로 오래 했는데 차단한 사람은 그 사람이 처음이었다. 좋은 말 해 달라고도 하지 않을테니 욕하지 말고 차라리 내게 관심을 끊었으면 좋겠다.

박주닮 : 못한다고 욕을 많이 먹으면서 게임을 그만두고 싶었는데, 팀원들이 나는 충분히 잘한다고 격려를 해줘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


Q. '다미'와 '락다운'은 영웅 폭이 조금 겹치는데, 이로 인한 문제는 없나?

진재훈 : 같은 딜러라고 해도 밴픽 과정에서 합의를 하면서 뽑기 때문에 영웅이 겹치는 등의 문제는 없다. '다미'가 그레이메인을 잘하기 때문에 그런 건 '다미'에게 넘겨주는 등 어떤 영웅을 내가 꼭 하고 싶다는 욕심은 갖고 있지 않다.


Q. 섬머 챔피언십에서 바라는 바가 있다면?

김경덕 : 한국 대회는 한 번 우승을 했으니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우리 팀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 개인적으론 중국의 eStar 게이밍과 맞붙고 싶다. 그 팀의 성향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아주 공격적이라 누가 더 공격적인지 겨뤄보고 싶다.

이대형 : 나벤틱 코치로 있는 '위즈' 형이 있는데, 그 팀과 같이 스크림을 하면서 연습을 해 보고 싶다.


Q. 유럽에서 다시 MVP 블랙을 만날 수도 있는데, 여전히 자신 있나?

김경덕 : 기 죽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시간 연습을 하더라도 우리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에도 이길 수 있다. 섬머 챔피언십에서도 전승 우승을 하면서 MVP 블랙이 쌓았던 연승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진경환 : 팀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번에 어느 정도 결과를 보여줬지만 남은 대회가 많으니 더 정진해서 응원에 보답하는 팀으로 거듭나겠다.

김경덕 : 팬분들께 당연히 감사드린다. OGN, 블리자드 등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템페스트의 구멍이 나라는 얘기가 있는데, 나 역시 동의한다. 하지만 극복할 수 있다. 차라리 내가 구멍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템페스트가 되겠다.

박주닮 : 이번 시즌이 시작할 때부터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손목이 아팠다.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치료 잘 받고, 팬분들께도 보답할 수 있게 기량을 올리겠다.

이대형 : 관심보다는 욕 없는 무관심이 차라리 좋다. 내가 밉다면 나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관심을 끊어줬으면 좋겠다. 물론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은 정말 감사드린다. 스웨덴에서도 전승우승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진재훈 :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 열심히 해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