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엇 청 선임 게임 디자이너(왼쪽), 로브 풉 선임 게임 프로듀서

와이엇 청은 2003년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쌍둥이 제왕, 패치워크, 4인의 기사단 등 기억에 남는 우두머리 제작에 참여했으며, '디아블로3'와 '영혼을 거두는 자' 개발 과정에서는 직업별 기술, 아이템, 괴물, 게임 시스템의 디자인 및 조정을 담당했다.

로브 풋은 2000년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비롯한 여러 블리자드 타이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디아블로3'팀의 선임 게임 프로듀서로서 게임의 제작 일정을 수립하고 관리 및 준수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11월 5일, '블리즈컨 2016'를 통해 '디아블로1'의 재개발 계획과 신규 직업 '강령술사'가 공개됐다. 특히, 강령술사에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무려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해 등장하는 신규 직업이었으니 당연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납득도 잠시, 곧바로 의문도 함께 고개를 들이밀었다. 어째서 강령술사였을까? 이전 시리즈의 매력적인 직업이라 하면 강령술사 외에도 드루이드, 어쌔신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강령술사는 루머에서부터 항상 부두술사와 포지션이 겹친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 않았던가.

그랬기에 더욱 궁금했다. 신규 직업으로 강령술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블리자드의 와이엇 청 선임 게임 디자이너와 로브 풉 선임 게임 프로듀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디아블로3 신규 직업 강령술사 체험 영상

Q. 새로운 직업 '강령술사'가 공개됐다. 어떻게 도입하게 되었나?

와이엇 청: 우선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게 되어 너무 좋게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강령술사와 더불어 20주년 기념 던전을 개발했는데 두 콘텐츠 모두 팀의 열정으로 만든 프로젝트이다.

2017년은 디아블로 시리즈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이다. 그래서 개발팀 내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이 있었다. 다 같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기념적인 해를 축하할 수 있을까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했고 가장 먼저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강령술사였다.


Q. 강령술사가 부활한 점에 대해 많은 유저들이 반기고 있다. 오프닝에서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직업을 찾다가 강령술사를 선택하게 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조사를 했나?

로브 풋: 우리의 아이디어와 유저들의 니즈가 모두 합쳐져서 나온 결과이다. 개발팀 대부분이 여러 포럼이나 레딧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팀의 많은 사람이 커뮤니티를 자주 보다 보니,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유저들이 바라는 것과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Q. '디아블로2'가 아니라 '디아블로1'을 기반으로 기념 던전을 구현한 이유가 궁금하다.

와이엇 청: 20주년을 맞이해서 오리지널 게임을 도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발진들이 오리지널 게임 플레이를 재연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 시작하게 되었다.

로브 풋: '디아블로1'이 출시된 게 정확하게는 1996년 12월 31일이었다. 그래서 유저들이 실제로 플레이를 시작한 건 1월부터였다. 20년 전에도 디아블로 유저들이 1월부터 게임을 시작했듯이, 비슷한 시기에 오리지널 보스와 16층 콘텐츠를 즐기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Q. '디아블로2' 팬들을 위해 '디아블로2'의 던전도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와이엇 청: '디아블로2' 팬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역시 고민했다. 그래서 도입한 게 신규 직업인 '강령술사'다.


Q. 사운드도 클래식 뮤직트랙이 추가됐고 그래픽도 픽셀화했다. '디아블로1'의 전통성을 구현하기 위함이었나?

와이엇 청: 그렇다. 이번 기념 던전에는 '디아블로1' 스타일의 디테일이 많이 들어갔다. 아시다시피 이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다. 그래픽적으로는 셰이더를 조정해서 픽셀들이 이전처럼 더 크게 보이도록 했다. 프레임 자체를 줄이고 움직임도 8방향으로만 하여 딱딱한 끊어지는 느낌으로 했다.

음악도 사운드 필터를 이용해 기존의 음질보다 다소 낮춰서 오리지널 디아블로의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Q. 예전 그래픽으로 구현했다면 최신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 개발보다는 쉬웠을 법도 하다. 혹은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를 하는 게 더 어려웠나?

와이엇 청: 지금 개발팀은 수평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있다. 2017년도에는 기념 던전이 도입되고 강령술사도 추가된다. 보관함 시스템도 추가된다. 개발을 하나하나씩 하는 게 아니라 다 동시에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픽셀 그래픽이라고 해서 더 쉬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수평적으로 일이 진행되지만 하나의 팀이니 말이다.


Q. 강령술사가 '디아블로2' 네크로멘서의 부활이라고는 하는데,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디아블로2'의 네크로멘서와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기존의 네크로멘서보다 플레이 패턴이 매우 빠르던데, 강령술사의 컨셉을 어떻게 잡았나?

와이엇 청: 좋은 질문이다. 물어봐줘서 고맙다. 우리는 '디아블로2'의 네크로멘서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한 게 아니다. '디아블로3'의 강령술사는 네크로맨서의 '재현'이 아니라 '재창조'이다.

가령 바바리안이 '디아블로3'에서는 야만용사로 들어갔는데, 야만용사가 '디아블로2' 시절의 바바리안을 그대로 따라간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없던 기술을 추가하기도 했다. 물론 '라스마의 신부'라는 배경은 같은데, '디아블로2' 네크로멘서의 완전한 복제는 아니다.


Q. 이번 시연버전의 강령술사는 해골 소환과 시폭을 주로 쓰는 조폭 네크 형태였다. 예전 '디아블로2'에서는 포이즌 네크 등 다른 테크트리도 존재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는 바가 있나?

와이엇 청: 물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스킬은 총 20개 중 6개이다. 좌클릭 우클릭을 제외하고도 아직 12개 이상의 스킬이 남았다. 다른 스타일의 강령술사도 공개될 거다. 많은 플레이스타일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부두술사랑 포지션이 겹치지 않냐고 우려를 했는데, 두 클래스의 특성이 겹치지 않게 하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포이즌 네크는 예전만큼은 안 쓰이도록 할 거다. 그래서 포이즌 스킬이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며, 블러드와 본 스킬, 해골 소환 등을 중심으로 구현할 방침이다.


블리즈컨2016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오의덕(Vito), 김지연(KaEnn), 석준규(Lasso), 이명규(Sawual)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