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3일, 6.24 패치기간 중 134번째 챔피언 '카밀'이 한국 서버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법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신체 일부를 무기화한 엘리트 첩보원 카밀은 다리에 붙인 거대한 칼날로 적을 공격하고, 와이어를 던져 입체기동을 선보이는 카밀은, 그녀가 갖춘 다양한 능력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모았다.

출시 후 9일이 지난 지금, 소문이 자자했던 챔피언 카밀은 어떻게 소환사의 협곡에 적응했을까? 많은 유저들의 기대처럼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신규 챔피언이 그러하듯이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을까?

리그오브레전드의 134번째 챔피언, '강철의 그림자' 카밀이 지금 어떻게 쓰이고 있으며, 어떤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유저들의 평가와 랭크 통계를 통해 알아보자.

▲ 챔피언 집중탐구 - 강철의 그림자 카밀



■ 등장부터 남다르다? 만화 '끊어진 고리'로 소개된 '카밀'!

챔피언 '카밀'은 출시 이전,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사이트에서 챔피언의 설정과 배경을 짐작해볼 수 있는 '끊어진 고리'라는 만화를 통해 유저들의 흥미를 끌었다. 여기서 표현되는 카밀은 '필트오버'의 유능한 '엘리트 첩보원'이다. 특히, 자신의 신체에 필트오버 특유의 진보된 과학 기술, '마법공학'을 접목시킨 모습이 흥미롭다.

▲ 필트오버의 특수기술 '마법공학'을 통해 신체를 강화한 카밀


카밀은 만화 '끊어진 고리'를 통해 '필트오버'와 그 하부 지역 '자운'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임무 도중에 발생한 트러블에도 철저히 일을 끝마치는 모습에서 대의를 위해서라면 냉정하게 일을 처리해내는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다.


▲ 연인의 간청에도 '볼키지' 남작을 처치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카밀


▶ 챔피언 '카밀'의 스토리 만화, '끊어진 고리' 보러 가기


■ PBE 서버에서부터 인정 받은 '강캐' 카밀

PBE 서버에 등장한 카밀은 레벨 당 체력 증가 수치가 95로 높은 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스킬 구성 뿐만 아니라 챔피언 능력치 또한 높은 챔피언으로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적진에 침투해 싸우며, '탱커'로도 분류되는 카밀에게 높은 체력 성장력은 큰 도움이 되는 능력치라고 할 수 있다.

체력의 레벨 당 증가 수치 뿐 아니라, 공격력과 공격속도는 1레벨 단계에서 탑 챔피언 중 순위권에 들면서 전체적으로 높은 능력치를 가진 챔피언으로 자신의 OP 챔피언으로서의 자질을 드러내는 것 같다.

▲ 탑 챔피언 중에서도 높은 순위를 자랑하는 카밀의 초기 공격력. (현재는 핫픽스로 62->60)


준수한 능력치 외에도 '보호막', '고정 피해', '평타 캔슬', '이동 속도 증가', '슬로우', '체력회복', '벽넘기', '스턴', '체력 비례 피해' 등, 이 중에 한 두개만 가지더라도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모두 가진채 등장, 실제 테스트에서도 유용하게 스킬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강캐'의 등장을 예고했다.

▲ '카밀'의 간단한 라인전 예시.



■ 건방진 신입생? 짧은 신고식 치른 'OP' 챔피언 카밀

유저들의 이런저런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카밀이 12월 13일, 6.24 패치 기간 중 드디어 한국 본 서버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규 챔피언들은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는 '저 승률'이라는 이름의 랭크 신고식. 과연 카밀은 어떻게 적응했을까?

결과적으로 카밀의 랭크 신고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출시 직후인 12월 13일에는 낮은 승률을 기록했던 카밀은 출시 3일째인 12월 15일, 대부분의 티어 구간에서 승률 50%를 넘기며 그녀의 짧은 신고식을 마감했다. 카밀 이전에 출시되었던 챔피언들, '탈리야', '아이번'이 오랫동안 낮은 승률을 기록하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던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일이다.

카밀은 특히 높은 티어 구간에서 고 승률을 기록하며 활약하고 있다. 다이아 티어에서는 승률 5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 카밀은 유저들의 숙련도와 연구 상황을 둘째 칠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있다.

▲ 3일만에 끝난 랭크 신고식? 카밀의 승률 추이 (통계 출처: fow.kr)

▲ 카밀의 티어별 승률 지표 (최근 일주일, 위로부터 전체,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



■ 강력한 카밀, 그 이유는? ① 유용한 종합선물 세트 성능 ② 직관적인 캐릭터 구조

① 유용한 종합선물 세트 성능
현재 카밀의 상승세는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선 앞서 설명한 것 처럼, 카밀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종합선물 세트'처럼 탑제하고 있다. 패시브 보호막을 시작으로, '평타 캔슬'이 두 번이나 가능한 '정확성 프로토콜(Q)'은 이동 속도 증가와 고정 피해 효과까지 있다. '전술적 휩쓸기(W)'로는 슬로우와 체력 회복이 가능하며, 가장 악랄한 스킬 '갈고리 발사(E)'는 벽을 넘을 수 있는 이동 기술이자, 적 챔피언에게 적중시키면 1초동안 상대를 기절시키고(에어본 판정), 공격 속도가 증가하는 강력한 스킬이다.

이정도면 충분하련만, 카밀의 궁극기 '마법공학 최후통첩' 역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강력한 스킬이다. 궁극기를 발동할 때, 잠시 타겟팅 불가 상태(피즈의 '재간둥이(E)'처럼)가 되는 카밀은 지정한 대상을 일정 범위 안에 가둬버린다. 이 효과는 이즈리얼의 '비전이동(E)', 카사딘의 '균열 이동(R)'이나 소환사 주문 '점멸'을 사용하더라도 빠져나올 수 없어, 특정 챔피언들을 공략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 정말 많은 걸 가져간 이기적인(?) '카밀'의 한타 플레이

▲ 어떤 방법으로도 도주 불가! 카밀의 두려운 '암살 확정' 궁극기


② 직관적인 캐릭터 구조
카밀은 최근 등장한 챔피언들과 달리 비교적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여 유저들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챔피언이다. 한동안 라이엇 게임즈는 챔피언의 설정 뿐만 아니라, 인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챔피언 구조 또한 매우 독창적인 챔피언들을 출시해 왔다.

상시 몸 주변을 날아다니는 구체를 활용해야하는 '아우렐리온 솔', 다져진 땅과 W-E 콤보가 특징적인 '탈리야', 기승 성능이 강조된 '클레드', 완전히 다른 정글 방식을 자랑하는 '아이번' 등. 이들은 성능 조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지만, 특히 '아우렐리온 솔', '탈리야', '아이번'은 인게임에서 활용하는 스킬이나 운용 방식이 기존 챔피언들과 크게 달라, 유저들의 적응이 어려웠던 점도 챔피언 적응에 난점이었다.

▲ 너무 달라서 적응이 어려웠던 친구들


그렇지만 '카밀'은 다르다. 여러 좋은 성능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동안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한 모습이다. 평타 강화 스킬을 이용한 평타 캔슬 테크닉, 다리우스의 Q 스킬을 떠올리게 만드는 '전술적 휩쓸기(W)' 등. 카밀의 스킬 중 가장 독창적이라고 할만한 '갈고리 발사(E)'와 궁극기 '마법공학 최후통첩'도, 한 두번 사용해 보는 것으로 쉽게 스킬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복잡하지 않은 구조로 설계되어있다.

말하자면 카밀의 스킬 구조는 '입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법칙이 잘 적용되어 있다. E 스킬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넘을 수 있는 벽의 두께와 도약 범위가 달라진다. 논타겟 스킬인만큼 적중시키는 데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궁극기는 사용하는 순간 '타겟팅 불가'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냥 사용하기 보다는 적의 주요 스킬을 회피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 궁극기 시전 중 '타겟팅 불가' 상태를 잘 이용하자



■ 강력하다는 카밀, 지금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최초 탑-미드-정글로 다양하게 쓰였던 카밀은 현재 탑-정글을 8:2 수준으로 나눠가고 있는 형태로, 탑 라이너로서 굳어지고 있는 형태다. 승률을 살펴보았을 때도 탑에서는 월등한 승률을 기록하지만, 정글에서는 5할 미만의 승률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카밀에게 가장 어울리는 라인은 탑이라고 생각된다.

카밀의 아이템 연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아이템은 이견의 여지 없이 '삼위일체'.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삼위일체'의 하위 아이템, '광휘의 검'의 고유 효과 '주문 검'이 카밀의 '정확성 프로토콜(Q)' 스킬과 찰떡 궁합의 효율을 자랑하고 있는 것.

카밀의 Q 스킬에 '주문 검' 효과의 공격력 증가 효과가 적용될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타격에 입히는 '고정 피해' 역시 피해 증가 효과를 받고 있어, '광휘의 검'이 있고 없고에 따라 카밀의 Q 스킬 피해량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 '광휘의 검'의 상위 아이템 중, 더 공격적인 '삼위일체'가 자연스럽게 1순위 아이템으로 선택되고 있다.

▲ '광휘의 검' 유무에 따라 일반/고정 피해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참고: 실험 당시 '심술 두꺼비' 방어력 0, '큰 어스름 늑대' 방어력 10)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아이템은 '굶주린 히드라' 혹은 '거대한 히드라'다. 두 아이템 모두 다소 부족한 카밀의 라인 클리어 능력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이중 평캔이 가능한 카밀의 공격력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두 아이템 중 생명력 흡수 혹은 순간 피해량 등을 고려해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다.

세 번째 코어 아이템으로는 '스테락의 도전'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다. 적진에 진입하는 만큼 최소한의 체력 보정은 필요하다는 의미다. 뒤이어 '망자의 갑옷', '수호 천사'들이 선택되는 등, 두 개의 핵심 공격 아이템을 갖춘 카밀은 최소한의 생존 능력을 갖추는 데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

▲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삼위일체-히드라-스테락' 빌드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공격적인 아이템을 선택하는 카밀은 그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특성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많은 선택을 받은 특성은 '전투의 열광'으로, 공격 기회가 많은 카밀에게 좋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는 '파괴전차의 용기', '착취의 손아귀', '천둥군주의 호령' 등이 선택되고 있지만, 채택률도 낮고, 승률도 낮아 현재로선 카밀과 가장 잘 어울리는 특성은 '전투의 열광'으로 보여진다.

▲ '스맵' 송경호 선수가 선택한 카밀 특성 빌드
(2016년 12월 21일, 인벤 프로 빌더)



■ '승승장구' 카밀, 앞으로의 운명은?

카밀은 최근 등장한 챔피언 가운데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신규 챔피언들이 긴 적응기간과 함께, 추가로 버프 패치가 필요했던 반면, 카밀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기본 피해량과 Q 스킬의 피해량을 줄이는 핫 픽스가 적용되었을 정도다.

▲ '버프' 대신 '너프'! 카밀의 강력함을 드러내는 증거


현재 카밀의 앞날은 창창해 보인다. 아직까지 특별한 너프 소식은 들려오지 않은 상황이며, 연구된 아이템 빌드는 카밀의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 높은 유틸성과 함께 강력한 CC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갈고리 발사(E)' 스킬과 강력한 기동성을 무기로 하거나, 보호가 필요한 챔피언을 가둬버리는 궁극기는 스킬 설계부터 버릴 것이 없다.

현재 높은 티어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승률 지표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카밀의 활용법이 보편화되고 숙련자가 늘어간다면 전체적인 승률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랜만에 등장한 OP 출신의 챔피언, 카밀. 그녀는 과연 현재의 기세를 유지하고 무사히 롤챔스 무대까지 데뷔할 수 있을까?

필트오버의 유일무이한 킬러, '카밀'. 그녀만의 마법 공학 무기가 과연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 지 기대해본다.

▲ '도망쳐!' 잡히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빅토르... (출처: 챔피언 집중탐구 카밀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