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세이비어(이하 트오세)를 실행하면 정겨운 숙소 화면이 펼쳐진다. 오픈베타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키웠던 캐릭터들이 숙소 한켠을 차지하며 오늘은 나를 키워달라고 눈빛을 보내고 있다. 몇몇 캐릭터는 숙제를 위해 방치되기도 했으며, 또다른 캐릭터들은 밸런스 패치의 여파로 육성을 중단하기도 했다.

팀 레벨은 50이지만 캐릭터 레벨은 그렇게 높진 않다. 주력으로 키우는 캐릭터도 몇 없고 주말만 되면 또다시 행복회로가 가동되다보니 새로운 캐릭터를 생성하는게 대부분. 100레벨 언저리까지 빠르게 육성하다보면 다른 캐릭터를 또 키워보고 싶은 마음만 생겨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키웠던 내 캐릭터들은 정말로 잘 키웠을까? 트오세를 플레이하며 여러 캐릭터를 살펴보며 솔직한 느낌을 적어보려고 한다.


▲ 그동안 키웠던 캐릭터들을 평가해본다.



■ Lv.299 소펠핲핲로로시로

원래 이 캐릭터는 길드를 만들기 위해 끔찍한 혼종 트리를 거친 소펠바바바펜템템 캐릭터였다. 그러나 랭크초기화 덕분에 혼종에서 사람으로 거듭났으며, 소펠핲핲로로시로 트리로 변경했다. 분신을 통해 엄청난 딜을 뽑아낼 수 있지만, 분신이 없으면 제 몫을 못하고 분신 소환 후 거짓말처럼 캐릭터가 굳어버리는 상태가 발생한다. 그 덕분에 맨날 고생만 한다.

그렇지만 보스를 순식간에 녹이다보니 이맛을 도저히 끊을 수 없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약발이라는 것일까. 샤울레이와 수정 광산 미션, 숙제 파티에서 보스를 빠르게 삭제하는 딜에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9랭크에 호환되는 트리가 없다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미가 우선이라 신경쓰지 않고 있다.

추천 평점: 3.5 / 5.0
한줄 평가: 캐릭터가 자주 굳는 창방닌자 2번 하세요.


▲ 보스가 살살 녹는다. 창방닌자 허쉴?



■ Lv.326 소하하하커펜펜펜

스카이라이너 무쿨기 시절, 무적의 하하맨으로 초반 육성을 쉽게 끝내고 펜서로 전직한 캐릭터. 베기 몬스터는 하이랜더로, 찌르기 몬스터는 펜서로 커버한다는 상상으로 재미있게 육성했지만, 스카이라이너 쿨타임 패치로 하이랜더는 관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8랭크 패치로 펜서는 아이돌에서 실력파 가수로 변신. 이젠 외침창에서 펭펭펭 거리지 않아도 놀림당하지 않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전사계의 3대장을 차지할 정도로 딜링 하나는 끝내주지만, 랭크 초기화가 있다면 하위 트리 커세어를 다른 클래스로 바꾸고 싶다.

또한, 315 레이피어는 아직까지 업데이트 안됐다. 프락토늄을 3일만에 얻었지만 쓸 일이 없으니 자연스레 파밍 욕구는 떨어졌고, 펜서는 결국 숙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나중에 대지의 탑 파티를 따로 구해야겠다.

추천 평점: 4.9 / 5.0
한줄 평가: 투자 대비 최고의 딜러, 그러나 315 레이피어가 없어 시무룩.


▲ 펜서는 좋은데 하위 트리가 음...



■ Lv.294 클클딥딥딥무플플

딥디르비 3서클 이후에 마땅한 클래스가 없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무녀가 패치되자 무녀로 전직 후 플레이그닥터까지 전직했다. 힐과 딜 모두 만족하고 있으며 보조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

무녀의 하마야 스킬은 혼자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엄청난 딜링으로 육성이 편해지며, 플레이그닥터는 딥디르비의 조각상 디버프를 활용하면 소각이 쉽게 사용돼 무난한 사냥과 퀘스트가 가능해진다. 또한, 무녀의 박수 스킬로 딥디르비의 조각상 유지시간을 연장시켜 호환성도 최고였다.

단, 무녀가 전직하는 것 자체가 정말 까다롭다. 근성과 끈기가 있는 초보자라면 무녀를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고 가볍게 즐기는 유저라면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추천 평점: 5.0 / 5.0
한줄 평가: 무녀와 플레이그닥터 조합은 완벽 그자체!


▲ 딥린이와 무녀가 만나 아이돌마스터가 되다.



■ Lv.107 위위위엘

당시 딜러 캐릭터의 대표 주자 위엘워를 키우기 위해 만든 캐릭터. 처음엔 위저드 캐릭터를 키울 생각은 없었지만, 메인 딜러 하나쯤은 있는게 좋을 것 같아 뒤늦게 생성했다. 엘리멘탈리스트까지 전직하고 레벨업을 할 쯤 몬스터의 암속성 저항 패치, 8랭크 지역의 높은 마법방어력 소식에 잠시 육성을 중단한 캐릭터.

캐릭터를 삭제하고 곧바로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고 싶었지만 팀레벨이 깎일까봐 일부러 방치해뒀다. 미래가 까마득한 캐릭터는 육성하는 과정도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해준 캐릭터였다.

추천 평점: 1.5 / 5.0
한줄 평가: 우리 우럭이 상향해주세요.


▲ 우럭아 왜 우럭?



■ Lv.224 소펠펠펠스스스

개인용 수리점과 음식 버프를 이용하고 싶어 육성하게 된 스콰이어. 하지만 미션과 던전 매칭만 하면 파티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체력을 투자해 탱커를 자처했지만, 도발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키우는 내내 죄책감이 들던 캐릭이었다.

퀘스트 진행도 혼자서 하기 무리가 있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미션과 던전을 꾸준히 돌며 겨우겨우 스콰이어 3서클을 달성한! 곧바로 수리점을 오픈하여 육성을 멈첬다.

지금은 단골 손님, VIP 손님, 수리점 빨리 열어달라는 다양한 손님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어 수리 키트 32,767개는 하루만에 바닥을 보이곤 한다. 수리 키트를 리필할 때마다 키우길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1번 더 키울 생각은 전혀 없다.

추천 평점: 2.5 / 5.0
한줄 평가: 초보자는 스콰이어를 첫캐릭터로 키우지 마세요!.


▲ 스콰이어는 언제나 장사중.



■ Lv.196 아아아스스스

가시숲 온라인이 유행일때 키웠던 아처-스카우트 트리. 스플릿애로우로 몬스터가 녹아내릴때 정말 재미있고 슈팅게임을 하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가시숲 온라인 시대가 끝나고 290직보 시대가 찾아오자 자연스레 캐릭터 접속도 뜸해진 캐릭터다.

그래도 가끔씩 TV를 보거나, 몬스터 젬 파밍을 한다던가, 몬스터 젬 파밍을 또! 한다던가 등 카운팅을 하기 위해 접속해주곤 있다. 아3스3 캐릭터를 다른 방법으로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밤에 잠이 안올땐 이 캐릭터를 접속하고 가시숲을 돌면, 10분만에 눈이 자동으로 감긴다. 진짜다.

추천 평점: 3.8 / 5.0
한줄 평가: 여기 불면증 치료제가 있어요.


▲ 잠이 안온다고요? 10분 가시숲 코스를 받아보세요!



■ Lv.155 위위위링쏘

쏘마터지의 크기 확대를 통해 파밍 캐릭터를 키우고 싶어 육성하게 된 캐릭터. 그러나 키우는 재미가 없다보니 억지로 키우고 있다. 남은 클래스 트리는 링커와 쏘마터지를 모두 넣어 파밍 캐릭터로 전념할지 생각만하며, 레벨업은 뒷전인 그런 캐릭터다.

고레벨 지역의 행운 몬스터를 골라잡아 실버라도 벌고 싶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최근들어 인던/미션 자동매칭 중 접속오류가 발생해 경험치도 못먹고 경험의 서만 소모되는 경우가 대부분. 오류가 고쳐질 때까지 캐릭터 육성은 잠시 멈춘 상태다.

추천 평점: 3.5 / 5.0
한줄 평가: 이거 키우신 분들 존경합니다.


▲ 매직미사일 외에는 재미가 없었다.



■ Lv.273 소소소핲핲핲드드

유라테 서버에서 키웠던 드라군, 남들이 소펠핲핲핲도드드를 추천할때 혼자서 아니오를 외치며 소소소핲핲핲드드를 선택했다. 펜서처럼 드라군도 3서클에 주력 스킬이 많이 생긴다면, 페인 배리어 15레벨이 유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키운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펠타스타와 도펠죌트너를 섞어 파밍과 사냥에 용이한 트리가 낫다고 후회하고 있다. 9랭크가 나오지 않는 현재 랭크초기화를 또 지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그래도 8랭크를 달성한 드라군은 정말 강력하다. 서펜틴의 디버프, 디쓰론의 공격력에 보스가 녹아내리며 근접 물리 딜러들을 보조해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드라군 3서클도 엄청난 스킬이 나올것 같은 기대감에 꾸준히 육성중인 캐릭터다.

추천 평점: 4.7 / 5.0
한줄 평가: 펜서랑 파티하면 최강의 시너지를 뽑아낸다.


▲ 드라군 1서클과 2서클은 전혀 다른 클래스다.



■ Lv.135 클클클사사

드루이드를 키우기 위해 선택한 트리. 5성 레드 젬이 모두 장착된 파이브 해머를 들고 사두 2서클까지 전직에 성공, 이제 드루이드를 타며 본격적인 노루 트리로 들어서려고 했다.

그런데 그 전에 문제가 발생했다. 사두의 유체화 평타는 전지전능 파이어볼님을 밀지 않아 좋았지만, 평타 보단 큐어와 힐의 대미지가 더 강력한 것 같다. 노루로 전직하기 전에 노루, 아니 사두 야캐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드루이드 전직 전에 벌써부터 힘이 빠져서 흥미도 잃은 캐릭터. 사두의 진정한 재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몰라 이 캐릭터는 방치되는 중이다. 힘내라 사두.

추천 평점: 0.0 / 5.0
한줄 평가: 사두는 7차 밸런스 패치가 절실하다.


▲ 사두 야캐요.



■ Lv.158 위파링파링

현재 대세는 파이리, 파이로맨서다. 아그니 네클리스만 있으면 미션과 던전에서 혼자서도 잘하는 만능 캐릭터가 되는 셈. 링커를 통해 파이로맨서의 파이어볼을 극대화해 최고의 딜을 뽑아낸다.

플레임 그라운드는 1개만 찍어도 효율이 좋았고, 파이어월의 공격력도 나름 나쁘지 않아 퀘스트 진행 및 던전, 미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전혀 없었다. 물론 만레벨까지 찍고 나면 힘이 조금 빠진다는 소리도 있지만, 고강화 및 고초월이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추천 평점: 5.0 / 5.0
한줄 평가: 리자몽이 된 파이로맨서! 강력 추천!


▲ 요즘 대세는 파이리!



■ Lv.110 소펠핲캐

막상 여러 캐릭터를 키워보니 탑승 전용 캐릭터가 없었다. 소펠핲캐캐캐핲랜이라는 랜서 지망 트리를 키우면서, 동시에 카운팅 파밍 캐릭터가 필요했다. 드라군은 이미 키우고 있으니 캐터프랙트와 연계되는 랜서를 바라봤으며, 랜서도 추후 날아오를 것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재미있게 키우는 중이다.

트롯 스킬이 5레벨 밖에 안됐는데 벌써 빠르다고 느껴진다. 만약 트롯 15레벨에 윈드 러너를 장착해주면 엄청난 속도감에 남들과 다른 게임을 즐길 것만 같다.

하지만 이벤트로 지급해준 창 무기들을 실수로 파괴했다. 파이브해머를 들며 어느정도 대처하고 있지만, 창이 아니다보니 미션에서 4~5위를 할 때마다 눈치가 보인다. 빨리 120레벨을 찍어 무기를 장만해주고 싶다.

랜서까지 전직하고 나면, 남은 장래희망은 컴패니언 판매원으로 노후를 바라보고 있다. 기니피그, 호글란, 펭귄 등등 컴패니언의 승차감과 탑승 후기를 소개해주며 캐터프랙트의 약을 팔면 완벽해진다.


추천 평점: 3.5 / 5.0
한줄 평가: 승차감을 느끼고 싶다면 기니피그를 타고 춤추세요.


▲ 주인님 어서 캐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