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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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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이플스토리' 오케스트라 OST "함께한 팬들에게 주는 최고의 헌정곡"

윤홍만(Nowl@inven.co.kr)

지난 20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5,000일은 기념해 오케스트라 OST 앨범 '메이플스토리 심포니 인 부다페스트를 발매했습니다. '구 로그인 테마(Start The Adventure)'부터 '시그너스의 정원(The Cygnus Garden)', 업데이트를 앞둔 최신 테마 '아르카나(The Tune of The Azure Light)' 등 총 12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발매 직후부터 지금까지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저 역시 이러한 OST를 좋아하기에 이번 오케스트라 OST를 듣던 중 문득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전부터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 '트리 오브 세이비어' 등 자사 게임의 OST 앨범을 발매하던 넥슨인데요.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했단 부분이었습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그 많은 게임 중 '메이플스토리'를 고른 이유는 뭐였을까요?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판교 넥슨 사옥을 방문해 오케스트라 OST를 제작한 사운드&영상팀의 김달우 사운드 팀장과 김성수 영상 파트장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선택한 그 이유, 인터뷰를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넥슨 사운드&영상팀 김성수 영상 파트장(왼쪽), 김달우 사운드 팀장(오른쪽)



Q.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달우 : 안녕하세요. 넥슨 사운드팀의 팀장을 맡은 김달우라고 합니다. 이번에 '메이플스토리' 오케스트라 OST 제작에 참여했는데요. 평소에는 'MOE', '마영전', '클로저스',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의 사운드를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성수 : 영상팀의 촬영 파트장 김성수입니다.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영상팀의 구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영상팀은 촬영, 프로모션, 시네마틱 파트 3개로 나뉘는데요. 그중 제가 맡은 게 촬영 파트로 개발자 인터뷰, 모델 인터뷰 등 전반적인 실사 영상 콘텐츠의 제작 전반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메이플스토리' 5,000일을 기념해 발매한 오케스트라 OST의 영상 역시 저희 촬영팀에서 맡은 작업으로 이런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일로 이해하시면 편할 겁니다.



Q. 오케스트라 OST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이 많은데 그중에서 '메이플스토리'를 고른 이유가 있나요?

김달우 : 아무래도 사운드팀으로서 업무에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하는 게 '메이플스토리'였던 만큼,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전에도 OST를 발매하던가 했을 때 유저들이 가장 열띤 반응을 보여줬던 게 '메이플스토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메이플스토리'를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동시에 OST 앨범 작업을 할 당시 '메이플스토리'가 서비스 5,000일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기념해 뭔가 크게 해보면 어떻겠냐고 건의를 했고 그게 받아들여져 '메이플스토리' 오케스트라 OST 기획이 진행됐습니다.


Q. '마비노기'나 '마영전'도 OST가 좋다는 평들인데 이 게임들은 안 된 이유가 있나요?

김달우 : 어떤 명확한 이유로 안 된다든가 한 건 없었습니다. 그래도 '마영전'을 예로 들자면 원곡 자체가 애초부터 오케스트라에 가까운 형태였던 게 이유이긴 했습니다. 오케스트라 OST를 만든다고 해도 원곡과 차별점을 느끼기 어려웠으니까요. 그래서 원곡 OST에 대한 평이 좋으며, 어레인지를 통해 차별성을 주기 좋은 '메이플스토리'가 선택됐습니다.

▲ 웅장한 느낌의 '마영전' BGM


Q. 전에도 OST 발매는 더러 했지만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예는 없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오케스트라 OST로 편곡한 이유가 있나요?

김달우 :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보고 싶었고, '메이플스토리'가 오래도록 사랑받았던 만큼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5,000일이라는 게 생각해보면 참 긴 시간인데 많은 유저들이 '메이플스토리'를 하면서 일종에 추억이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OST를 제작하며 유저들의 추억 하나까지 허투루 생각지 않는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Q. 인기 테마곡 12곡이 이번 오케스트라 OST에서 어레인지 됐죠. 그 많은 곡 중에서 이 곡들을 선별한 기준이 뭐였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달우 : 개발팀과의 협의를 통해 유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 뭔지 파악했고 그중에서 저희가 어레인지 하기에 적합한 곳을 선별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사운드 팀이 '메이플스토리' 사운드 작업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저희만으로 판단하긴 어려웠습니다.

아, 단 한 곡은 기존에 인기 있던 곡이 아닌 완전 신곡인데요. '아르카나(The Tune of The Azure Light)'로 이 곡은 다음 주에 업데이트하는 신규 지역의 테마곡으로 사전에 공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했습니다.


Q. OST 영상 제작 중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성수 : 이건 저희 영상 쪽에서 해줄 수 있는 얘기가 많을 거 같은데요. 우선 다른 것보다도 티저 영상 만드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티저라는 게 함축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도 있어서 여러 영상을 찍어야 하는데 차로 이동하면 놓치는 것도 있을 수 있어서 도보로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영상을 찍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양말에 구멍이 날 정도로 돌아다녔습니다.

더군다나 기껏 찍어놓고 못 쓴 영상도 많은데 아침이 밝아오는 느낌으로 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부다페스트가 세계 3대 야경으로 꼽힌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도 정말 야경이 좋았는데 영상 콘셉트랑 맞지 않아 기껏 찍어놓고 쓰지도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만족스러운 장면이 나오지 않아 호텔방에서 새벽 5시에 미리 일어나 촬영 장비를 맞추고 3일 동안 찍기도 했습니다.



Q. 오케스트라 쪽은 어땠나요?

김달우 : 불만이라고 하긴 그런데 곡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3분 정도되는 곡 하나를 연주하는데도 40~50분 정도가 걸렸던 거 같습니다.

김성수 : 라이브 촬영의 경우 완벽을 기하기 위해 한 10번 정도 촬영했는데 이쯤되니까 오케스트라 쪽에서도 '또 이 곡이냐?'하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촬영이 시작되면 바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Q. 오케스트라 OST를 제작하면서 이 곡은 이런 느낌이어야 한다든가 하면서 염두에 둔 부분이 있었나요?

김달우 : 곡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하기엔 양이 많고, 그 모든 걸 아울러서 말하자면 가장 중점을 둔 건 추억이란 부분이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를 하지 않은 유저들이 들어도 좋지만,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를 해 온 유저들의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는 곡이 됐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어레인지하되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Q. 오케스트라가 한 연주를 제외한 나머지 편곡 등은 전부 사운드팀이 한 건가요?

김달우 : 그렇지는 않고요. 오케스트레이션의 경우 전문 오케스트레이터 분들과 함께 협업했습니다. 근데 다른 것보다도 원곡을 재배치하고 어레인지 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곡이 나와 제 손을 떠나면 다시 물릴 수가 없는 만큼,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었습니다.



Q. 결과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역시 만족스럽겠죠?

김달우 : 그렇죠. 평들을 들어봐도 '예전 추억이 떠오른다' 라던가 하는 얘기들이 나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김성수 : 전 살짝 아쉬운 점이 있는데요. 유튜브에 올라간 영상을 보면 몇 개만 4K고 나머지는 1080P인데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부 4K로 만들고 싶습니다. 작업이 끝나니 이런 부분이 참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Q. 개인적으로 이번에 작업한 곡 중 가장 마음에 든 곡은 어떤 곡인가요?

김성수 : 저는 곡은 전부 좋았고, 영상을 고르자면 'The Raindrop Flower'가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 영상이 재밌는 게 시작할 때 윙크하는 연주자가 있는데 왠지 그 느낌이 좋더라고요. 뭔가 장난스러운 느낌도 있고 다른 연주자분들의 표정도 밝았던 게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 'The Raindrop Flower'

참고로 이 영상은 처음에 내부에서 회의할 때 '괜찮긴 한데 연주자가 너무 장난스럽지 않나?' 하면서 통과되지 못하겠지 싶었는데 통과돼서 놀랐던 영상입니다. 그 외에도 다 마음에 드는 영상이지만 특별히 공을 들인 거는 '구 로그인 테마(Start The Adventure)'였습니다. 이거 하나에만 한 35개 정도의 트랙이 쌓일 정도였습니다.

김달우 : 전 보컬이 들어간 '글로벌 마스테리아 메인 테마(An Eternal Breath)'가 가장 멋졌던 거 같습니다. 88명의 오케스트라 속에서 보컬이 노래하는 모습에 압도되는 뭔가를 느낄 수 있는 곡이었습니다.

▲ 글로벌 마스테리아 메인 테마 'An Eternal Breath'


Q. OST 작업 규모로 볼 때 실물 앨범으로 제작해 판매해도 될 듯 한데 어떤가요?

김달우 : 일단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긴 한데, 당장 만들어서 판매한다던가 하는 계획은 없습니다.


Q. 오케스트라라서 그럴까요. 아무래도 원곡과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메이플스토리'가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사운드 팀의 팀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달우 : 어쨌거나 원곡을 건드리는 작업 자체가 어떤 때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한편, 어쨌건 발을 들였으니 유저들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안겨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어레인지 하는 만큼, 원곡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유저들에게 이런 느낌으로도 재해석이 가능하다고 보여주는 거겠죠.

여담이지만 명곡이라고 평가받는 원곡중에서도 이런 이유로 건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 바로 '시간의 신전' 테마곡입니다. 이 곡은 원곡이 워낙 훌륭한 것 외에도 어레인지를 해서 신선함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후보에는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채택되진 못했습니다.



Q. 다음번에는 어떤 작업을 할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김달우 : 오케스트라 OST 작업도 끝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장에 계획은 없고요. 그보다 희망하는 게 있다면 다음에는 인터넷을 떠나 현장에서 유저와 호흡하고 싶습니다. 이런 멋진 결과물을 내고 유저들이 좋아해 줘도 아쉬웠던 게 유저들의 환호나 박수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다음에는 유저들과 한 자리에서 연주하는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Q.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서만 들 수 있어서 아쉬운데 게임 내에서 한시적으로 OST를 교체한다던가 하는 작업은 안 하나요?

김달우 : 개발팀에 물어보긴 했었는데... 음원을 교체하면 여러모로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서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김달우 : 지금까지 항상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란 게 어찌 보면 관객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고, 저희는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큼 쓸쓸한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저희가 만든 곡을 좋아해 주시는 유저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좋아할 좋은 곡을 만들 테니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김성수 : 저희 영상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힘들게 만든 영상을 봐주지 않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오케스트라 OST 프로젝트의 경우 많은 사랑을 주셨고 그렇기에 외려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더 좋은 영상을 만들어야 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다음에는 이번 영상보다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들고 올 테니 앞으로도 게임을 떠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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