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월드컵 C, D조의 8개 팀이 격돌하는 호주 시드니 지역 예선이 머지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상하이에서 벌어진 A, B조 지역 예선에서는 많은 팬들의 예상대로 중국과 프랑스가 본선 진출에 성공했는데요. 예상외로 태국, 노르웨이 등 중하위 팀들이 선전하면서 꽤 흥미로운 예선전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시드니 지역 예선에는 C조의 스웨덴, 호주,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D조의 핀란드, 일본, 스페인, 베트남이 출전하여 3일간 경합을 벌입니다. C조에는 작년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한 스웨덴이, D조에는 4위를 기록한 핀란드가 각각 그룹 선두 자리에 안착하여 유력한 본선 진출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압도적인 전력의 두 유럽 팀을 제칠 팀이 있을까가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라는 느낌입니다.

이들 중 블리즈컨으로 향할 두 팀은 과연 어디일까요? 이번 시간에는 시드니 조별 예선에 출전하는 8개 국가대표팀의 전력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웨덴과 핀란드가 올라갈까? 아니면 이변이 일어날까?


■ 그룹 C

▶ 스웨덴 - '미스피츠'로 대표되는 유럽의 맹주



스웨덴은 C조에서 본선 진출이 가장 유력한 팀이자 월드컵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팀입니다. 상위 100명의 실력 평점 평균은 4,309점으로 전체 4위, 유럽권에서는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16년 월드컵에서는 한국, 러시아에 이어 최종 3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선수였던 TviQ, Zebbosai, Chipshajen은 올해도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변함없이 강력한 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B조의 프랑스가 프로팀 로그로 대표되는 팀이었다면, 스웨덴은 미스피츠 소속의 선수들이 많이 선발된 팀입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로그 소속의 스웨덴 선수들과 미스피츠 소속의 프랑스 선수들이 교환되는 듯한 리빌딩을 진행해 양쪽 모두 단일 국가화가 이루어졌죠.

이러한 과정을 거친 미스피츠에서 Reinforce와 TviQ, Manneten, Zebbosai가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여기에 엔비어스의 메인 힐러 Chipshajen과 유럽권 신예팀이었던 Movistar Riders의 올라운더 선수 CWoosH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오버워치를 하는 플레이어들이면 한 번쯤 들어본 팀과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인지도 면에서도, 실제 전력 측면에서도 상당한 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현재 프로씬에서 가장 영웅 폭이 넓은 딜러로 꼽히는 TviQ 선수나, 명문 프로팀 엔비어스의 메인 힐러를 맡고 있는 Chipshajen 선수 등을 주목할 만합니다.

▲ 미스피츠 선수 네 명과 엔비어스의 Chipshajen, Movistar의 CWoosH가 가세한 스웨덴
(출처 : APEX S02 유튜브 클립)


▶ 호주 - 단일팀에 홈 어드벤티지까지, 올해는 다르겠죠?



호주는 실력 평점 평균 4,184점으로 전체 13위를 기록하면서 중상위권에 속하는 국가입니다. 작년 월드컵에는 16강에서 C조에 편성되어 한국, 핀란드에 밀려 탈락했습니다만, 올해는 멤버를 전원 교체하면서 재차 본선 진출을 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로그로 대표되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호주 팀은 'Blank Esports'라는 호주 지역 프로팀 멤버들을 전원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드컵 국가대표팀으로 단일 프로팀이 통째로 출전할 경우, 팀 호흡 측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선수들 간의 합을 맞출 시간을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메리트가 있죠. 호주의 본선 진출 열망이 얼마나 높은가가 느껴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주는 이번 월드컵에서 무려 홈 어드벤티지를 받는 팀이기도 합니다. 지난 상하이 예선에서 중국이 무실세트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홈에서 받는 이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C조 최강인 스웨덴을 쓰러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습니다만, 본선 진출을 위해 말 그대로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호주 팀이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가 관전 포인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이탈리아 - 스웨덴에게 작년의 복수를!



이탈리아는 실력 평점 평균 4,068점 - 전체 20위를 기록하며 C조 3위에 위치해 있는 팀입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유럽 지역 조별 예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을 만나 3:0으로 패배,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도 스웨덴과 같은 조가 되면서, 작년의 복수를 할 수 있을지가 기대되는 팀입니다.

작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carnifex, link, fighteR, Nisa 선수까지 네 명이 올해도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전년도와 비슷한 전력을 갖추었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 'ExAequo' 팀에 소속되었던 네 명의 선수가 팀이 해산되면서 소속이 바뀌었다는 점 정도가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Epok'과 'UB' 팀 소속의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 팀이 만들어 진 셈이죠.

스웨덴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선수들이 다시 뭉쳤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과연 스웨덴을 이길 수 있을까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새로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Bimbz, Cerys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에 3:0 완패를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 포르투갈 - C조 최하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



포르투갈은 실력 평점 평균 3,930점으로 전체 29위를 기록하면서 C조 최하위 팀으로 편성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유럽 지역 예선 C조에 편성, 1승 3패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작년 월드컵에 출전했으면서, 올해 위원회 위원이자 선수이기까지 한 mowzassa 선수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팀입니다. mowzassa 선수는 Greyy 선수와 함께 유럽의 Laser Kittenz 팀에 소속된 프로 선수입니다. Laser Kittenz는 최근 한국의 claris, Munchkin 선수 등 여러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떠오르고 있는 팀이기도 하죠. 그밖에도 k1ck eSports Club과 For The Win eSports 소속의 선수들을 선발하여 팀원 전체가 프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C조의 스웨덴, 호주, 이탈리아, 포르투갈 네 팀은 모두 탱커 한 명, 올라운더 두 명, 딜러 한 명, 힐러 두 명이라는 포지션 구성을 하고 있으며, 네 팀의 선수들 전원이 프로 선수라는 점이 같습니다.


■ 그룹 D

▶ 핀란드 - '세최딜' 타이무와 NIP의 후예들이 뭉친 드림팀



핀란드는 실력 평점 평균 4,295점으로 전체 5위를 기록, D조 1위에 안착한 강팀입니다. 작년에는 스웨덴과 펼친 3,4위전 경기에서 1:2로 패배해 4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올해 또한 '타이무'를 위시한 막강한 전력으로 편성된 국가대표팀이 만들어져 D조 본선 진출이 유력한 것은 물론 우승 후보로도 꼽히는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를 통틀어 핀란드를 강팀으로서 거듭나게 한 주역을 꼽자면, 단연코 타이무 선수를 들 수 있습니다. 엔비어스 소속의 딜러인 타이무는 뛰어난 에이밍으로 맥크리, 위도우메이커 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다루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죠. 다만 최근 들어서 디바와 윈스턴 등에 의해 타이무의 주력 영웅들이 활약하기가 힘든 메타가 주로 등장하면서 솔저나 솜브라, 리퍼 등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타이무 외에도 전 NIP팀이 해체되면서 만들어진 'RIP'팀 소속의 선수 다섯을 기용하였습니다. 이들 중 zappis와 LiNkzr은 타이무와 함께 작년 월드컵에도 출전한 바 있어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슷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구성 때문인지 핀란드는 다소 타이무 원맨팀이라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RIP 선수들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인 만큼 강력한 팀임에는 분명합니다.

▲ 핀란드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타이무+NIP멤버라는 구성으로 출전


▶ 일본 - 아시아 3위, D조 2위 국가대표팀, 하지만...



일본은 실력 점수 평균 4,184점을 기록하며 전체 12위 국가가 되었습니다. 아시아권만 따지면 중국과 한국에 이어 3위이긴 합니다만, 약 400점가량 차이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서 1승 1패를 기록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2016년 월드컵 예선 당시엔 일본에 오버워치 관련 e스포츠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았던 탓인지 선수들 전원이 일반 플레이어였습니다만, 올해는 일본 내 프로팀들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한층 강화된 전력을 갖추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했던 팀들과는 달리, 팀 포지션이 1탱커 / 1올라운더 / 2딜러 / 2서포터로 구성되어 올라운더 역할을 맡은 Jasper 선수가 서브 탱커와 딜러 역할을 맡는 식의 조합을 구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 스페인 - 돌아온 '무적함대', 핀란드에 복수할 수 있을까?



다음은 실력 평점 평균 4,068으로 21위를 기록하여 D조 3위 팀으로 편성된 스페인입니다.

실력 평점을 바탕으로 하는 수치 및 순위는 저조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만, 이와 다르게 스페인 팀의 전력은 상당히 강력한 편에 속합니다. 작년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16강에서 우승 후보였던 스웨덴에게 1패를 안기고 A조 1위를 달성했는가 하면, 이후 치뤄진 8강전에서도 핀란드와 대 접전을 벌인 뒤 아쉽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존재감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월드컵 내내 Bromas, neptuNo의 두 딜러 선수들의 활약이 상당했는데요. Bromas 선수는 매 경기마다 신들린 듯한 에임을 보이며 패배한 핀란드전의 MVP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전 Reunited 출신의 메인 탱커 Winghaven과 엔비어스의 힐러 HarryHook도 연이어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총 4명의 선수가 다시금 스페인을 본선에 진출시키기 위해 나서게 되었습니다.

올해 예선에서는 D조에서 핀란드를 만나게 되면서 작년의 패배에 대한 설욕을 해낼 수 있을지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월드컵에서 두 팀의 운명을 갈랐던 것이 고작 한 세트의 승패 차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시드니 예선은 풀 리그인 만큼 진짜 강팀은 누구일까를 다시 한번 가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합니다.

▲ 16강 조별 리그 중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명중률 64%를 기록했던 브로마스의 맥크리


▶ 베트남 - 단일 팀이긴 하지만, 핀란드와 스페인을 이기긴 어떨지...



베트남은 실력 평점 평균 28위를 기록하며 D조 4위에 편성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예선에서 탈락,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올해에는 심기일전하여 팀 전원이 프로게임 팀 소속 선수들, 그것도 같은 팀인 'Cyzone VN' 팀 소속 선수들 6명을 그대로 국가대표로 선발하여 내보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같은 D조의 핀란드, 스페인을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작년 국가대표였던 VirusS 선수는 올해 국가대표 위원회로 발탁되었으며, Kjerry 선수는 다시 한 번 선수로 선발되어 팀의 메인 탱커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고로 Kjerry 선수 중심의 팀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