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수해의 프나틱', 두 번째 기적은 가능할까.

21일 오후 5시 중국 광저우 체육관에서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3경기 RNG와 프나틱의 대결이 펼쳐진다. RNG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롤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8강 진출을 보여준 프나틱이 또다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7년 대규모 리빌딩 후 LCS EU의 3시드로 롤드컵 진출한 프나틱은 그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4연패를 기록하며 아직 롤드컵 무대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경기에서 내리 4연승을 하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그 중심엔 각성한 '소아즈'가 있었다. 그룹 스테이지 후반부 경기에서 초반부의 부진을 씻고 당당한 탑솔러로서 프나틱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초가스로 압도적인 성장을 통해 경기를 휘저었고, 다른 경기에서는 기습적으로 적 원딜을 자르며 승리를 견인했다. 8강 진출이 걸린 순위결정전 최종전에서는 나르를 기용하여 초반 집중 견제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해 적재적소에서 활약을 펼쳤다.

'소아즈'는 이번 8강에서 RNG의 '렛미'를 상대한다. '렛미'의 경우 RNG의 다른 쟁쟁한 멤버들에 비해 눈에 띄는 활약은 없지만, 안정적인 라인전으로 묵묵히 RNG를 받치고 있다. '렛미'는 '소아즈'와 마찬가지로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며, 이번 롤드컵에서는 초가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둘의 대결에는 초가스의 밴픽 여부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초가스가 금지된 상태에서 '소아즈'가 '렛미'를 상대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면 프나틱은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RNG와의 대결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 '우지'의 슈퍼 캐리가 아닐까. '우지'는 불타는 향로가 지배하고 있는 이번 롤드컵 메타에 완벽히 적응하여 매 경기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레클레스'와 '제시즈'가 오랜 기간 LoL 무대에서 활약한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물오른 기세의 '우지'를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RNG와의 대결에서 봇 라인전 패배는 경기 패배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프나틱은 '레클레스'의 침착한 플레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계 무대에서 첫 다전제를 경험하는 '브록사'와 '캡스'의 역할도 중요하다. 물론 신예답지 않은 안정적인 플레이로 주목을 받는 두 선수이지만, 강팀을 상대로 연전을 펼치며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두 신예가 출중한 기량과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Mlxg'와 '샤오후'에게 밀리지 않아야만 RNG를 상대로 승리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두 팀의 기량을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를 바탕으로 비교한다면, RNG가 프나틱보다 큰 우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이번 대결이 일반적인 후반 한타 양상을 보일 경우 프나틱이 RNG를 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프나틱은 변화했고, 이미 그들만의 전략을 구비했을 수도 있다. 기적은 준비된 자에게 오는 법, 두 번째 기적을 향한 프나틱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3경기

RNG VS 프나틱 - 5판 3선승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