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라이트 웍스 쇼지 아키히토 CEO

동인팀이었던 타입문이 유한회사 노츠를 세운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상업용 게임, '페이트/스테이 나이트'는 2004년 당시 서브컬쳐계에 큰 반향을 불러온 게임이었다., 나스 기노코 특유의 오컬트적인 세계관과 시나리오,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서브컬쳐 유저들도 사로잡았으며, 그로부터 시작된 '페이트'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초의 '페이트' 시리즈는 비주얼 노벨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주얼 노벨뿐만 아니라 턴 RPG, 액션 등 다양한 장르로 제작하는 한편, 예전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번트들이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 중 하나가 2015년 출시된 스마트폰 SRPG '페이트/그랜드 오더'였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현재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최초에는 원작자인 나스 기노코마저도 회의적이었다고 딜라이트 웍스의 쇼지 아키히토 CEO는 회고했다. 서브컬쳐 게임, 코어 게임이었던 '페이트' 시리즈가 그렇게까지 높은 호응을 보일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CEDEC 2018 강연에서 딜라이트 웍스의 쇼지 아키히토 CEO, 시오카와 요스케 총괄, 이시쿠라 마사히로 마케팅 디렉터는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지난 3년 간, 그리고 제작하기 전의 이야기를 되짚어갔다. 그리고 어떻게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코어한 서브컬쳐 유저들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층에게도 어필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 출시 전과 출시 이후, 그리고 현재까지 3단계에 걸쳐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어떤 게임인가?


▲ 딜라이트 웍스 시오카와 요스케 총괄

시오카와 요스케 총괄은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서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대해서 되짚어나갔다. 2015년 7월에 출시된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현재 일본에서 1,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안드로이드/iOS용 RPG다. '페이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첫 스마트폰 RPG이기도 하며, 기존의 '페이트'에 등장했던 서번트 외에도 다양한 서번트들이 등장하는 서번트 RPG이기도 하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 미국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단순히 스마트폰 게임에서 끝나지 않고 아케이드판으로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세가 인터렉티브와 공동으로 제작한 '페이트/그랜드 오더 아케이드'는 아케이드 기기를 위해서 새로 제작한 3D 베이스의 서번트 RPG로, 마스터들이 서번트들을 소환해 팀으로 대결하는 컨셉의 게임이다.


2018년 만우절에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로 만든 또 다른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 구텐탁 오멘 아디오스'를 깜짝 출시, 24시간 후에 종료한 일도 있었다. 'FGOGO Adios'는 FGO 공식 서포트 만화인 '만화로 알아보는! FGO'의 작가 리요가 직접 그린 캐릭터들이 깜짝 등장하는 AR RPG로 출시한지 몇 시간만에 5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무료 인기 랭킹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 만우절 특집으로 만든 '페이트/그랜드 오더 구텐탁 오멘 아디오스'

시오카와 총괄은 이렇게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만들어가는 딜라이트 웍스의 기업 이념을 '그저 순수하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라고 밝혔다. 이러한 이념 하에 다양한 게임을 제작하던 사람들이 모였으며, 페이트/그랜드 오더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 쇼지 CEO - 원작자도 몰랐던, 페이트 IP의 가능성을 일깨우다

쇼지 아키히토 CEO는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통해서 개발자들 모두가 페이트 시리즈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나 정체성에 대해서 처음부터 생각해보게 됐기 때문이다.

쇼지 CEO는 자신이 페이트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13년 10월부터라고 밝혔다. 그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서 쉬고 있는데, 그때 타입문의 타케우치로부터 연락이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알고 보니 타케우치가 지인에게 스마트폰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결과 자신에게 연락이 닿은 것이었다.


쇼지 CEO는 타케우치에게 연락을 받은 뒤, 애니플렉스로부터도 요청을 받고 자기 나름대로 페이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기획서를 작성했다. 이때 작성한 기획서 속의 게임의 모습은 현재의 페이트/그랜드 오더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우선 시나리오 요소가 거의 없는 작품이었는데, 당시 원작자인 나스 기노코가 바빴기 때문에 거의 참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최초의 페이트 기반 모바일 게임 기획서

단, 당시 유행하던 소셜 게임의 트렌드를 집어넣은 기획이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딱히 구멍이라고 할 부분은 없는 기획안이었다고 쇼지 CEO는 회상했다. 거기에 인기 IP라는 요소까지 계산해봤을 때, 그대로 잘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획안을 보면 볼수록 불안감이 엄습했다. 무엇보다도 쇼지 CEO가 당시에 페이트 시리즈에 대해서 이름만 들었을 뿐, 페이트 시리즈가 어떤 시리즈인지 자세히 몰랐다. 실제로 기획안을 갖고 애니플렉스나 타입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쇼지 CEO는 자신이 만든 기획안이 잘못됐다는 것을 점차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결국에는 좀 더 공부할 시간을 달라고 한 뒤, 쇼지 CEO는 페이트 IP로 만들어진 게임과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쭉 되짚어나갔다.

2004년 '페이트/스테이 나이트'로 시작된 페이트 시리즈는 10여년 동안 다양한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됐다. 이를 하나하나 되짚어가던 쇼지 CEO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페이트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IP였는데, 페이트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의 판매량은 한 타이틀 당 최대 20만 장 정도로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이었다.

▲ 인지도에 비해서 게임들은 생각보다 낮은 판매량을 보였다

여기에서 쇼지 CEO는 콘텐츠의 파워가 판매 실적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한 타이틀당 판매량이 높지 않은 데도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다양한 형태로 계속 출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페이트 시리즈의 저력을 처음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타입문은 당시에 자신들의 IP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쇼지 CEO는 타입문 사람들이 페이트 시리즈를 코어한 팬들을 위한 시리즈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타입문 측에서는 때로는 과장되게, 마치 심연처럼 좁은 틈에 깊이 찔러대는 작품이라고까지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코어팬은 10만 명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었다.

▲ 타입문은 당시에 '페이트' 시리즈가 코어한 성향의 작품이라고 여겼었다

쇼지 CEO는 페이트 시리즈를 알면 알수록 그 매력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문득, 페이트 시리즈가 인생 작품이 된 사람들이 세상에 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 때문에 페이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다시 완전히 뜯어고쳐서, 제대로 검사해보자는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페이트 IP로 만든 게임을 사지 않은 사람 중에도 페이트 시리즈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만큼, 무료로 게임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는 확실히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페이트 시리즈를 잘 몰랐을 때 만들어진 초기안은 백지화가 되었고, 처음부터 다시 기획을 해야 했다. 그 시작점을 "페이트는 대체 어떠한 작품인가?", "페이트 팬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두 가지로 잡은 뒤, 쇼지 CEO는 타입문과 애니플렉스측 사람들과 연일 토론을 이어나갔다. 페이트 시리즈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들을 모으고, 페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파악한 뒤에 프로젝트의 골자를 잡아가고자 했던 것이다.


쇼지 CEO가 정한 프로젝트의 지향점은 "새로우면서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가장 페이트스러운" 게임이었다. 또한 예상 유저 수도 기존의 10만에서 더 늘려서 100만 정도로 잡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페이트'를 만들어가자고 목표를 정했다.

그렇지만 바로 무엇이 페이트스러운 게임을 만드는가? 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고 쇼지 CEO는 고백했다. 캐릭터의 외향이나 시나리오, 세계관, 설정, 여캐릭터의 매력 등 페이트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페이트 내에 있는 각 타이틀마다 이러한 요소들이 각각 달랐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페이트/엑스트라 CCC의 경우, 일러스트레이터는 기존에 일러스트를 그렸던 타케우치가 아닌 와다 하루코였기 때문에 화풍부터가 달랐다. 또한 기존에 등장한 서번트와 전혀 연관점이 없는 네로 등의 새로운 서번트가 주역이 되서 활약하는 게임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자들은 과연 무엇으로 페이트스러움을 정의해야 하는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첫 시작점이었던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의 캐릭터가 없어도, 혹은 그와 화풍이 달라도, 배경이 되는 시대가 달라져도 페이트스러움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단순히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의 캐릭터를 나열하고 활용해도 페이트만의 그 느낌이 살아나지 않았다. 즉 이런 것들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페이트'의 조건이었다.

그 조건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쇼지 CEO는 '나스 기노코'라는 단 한 마디로 정의했다. 그가 없이는 '페이트'라는 작품 세계와 연결고리를 만들어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스 기노코 본인까지 포함해서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야만 했다. 그래서 바쁘다고 하면서 프로젝트에 미적지근했던 나스 기노코를 설득하게 되고, 작업을 같이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페이트/그랜드 오더였다.

▲ 결론은 일단 나스 기노코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 나스 기노코가 같이 작업하면서 현재의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모습이 갖춰졌다

쇼지 CEO는 게임을 프로듀스하는 역할이 크리에이터의 생각과 재능을 비즈니스로 성립해나가는 것과, 그가 만든 작품을 모든 잠재적인 팬에게 닿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 역시도 게임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라고 밝힌 것은 자신들의 가능성의 잠재력에 대해서 미처 생각지 않았던 타입문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이는 쇼지 CEO 자신에게도 포함되는 이야기라고 고백했다. 마치 예전에 처음 페이트 모바일 게임을 기획했을 때처럼, 자신의 한계나,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서 잘 모르고 타협해버리면,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시오카와 총괄 - 페이트스러움을 다듬기 위해서 버려야 했던 것들

시오카와 총괄은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기 자신을 다듬어가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시오카와 총괄은 페이트/그랜드 오더 런칭 이후 2018년 3월까지 개발책임자로 있었으며, 일부에서 오인하는 것과 다르게 런칭 전에 있었던 일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그가 처음에 보았던 최초의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사실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곤란한 게임이었다고 고백했다. 우선 출시 이후,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보다 점검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에 봉착했는데, 이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무언가 하려고 하지만 길을 잃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시오카와 총괄은 회고했다.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초기의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차마 말하기 어려운 수준의 게임이었다고

실제로 시오카와 총괄은 유저들에게 "이런 게임은 생전 처음이다. 어느 시대에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구식, 구닥다리 게임이다"라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새로운 페이트, 그러면서도 페이트스러움을 담은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그만큼 페이트스러움의 중핵이 되는 나스 기노코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다른 부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오카와 총괄은 다시 한 번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물론 런칭 전에 사내에서 페이트 시리즈를 재정의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그 결과물이 나온 뒤에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에 다시금 돌아봐야 했던 것이다.

그가 정의한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미리 정해진 것을 깨는 경험을 제공해나가는 게임이자 스마트폰 소셜게임의틀을 갖춘 옛날 그대로의 게임, 무엇보다도 페이트스러움을 우선시하는 게임이자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즐겨나가는 게임이었다. 또한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페이트/그랜드 오더 유저를 위한 게임이라는 점도 확고히 했다.

▲ 시오카와 총괄은 '페이트스러움'에 대해서 재정립해나갔다

특히나 시오카와 총괄이 본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굳이 다른 스마트폰 게임의 문법을 따라갈 필요가 없는 게임이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게임은 스토리 스크립트가 짧아야 하고, 스테이지가 어느 정도 길이어야 한다는 유저와 개발자 간의 인식이 존재한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도 이를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었고, 그래서 스테이지의 길이나 스크립트의 길이 등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시오카와 총괄은 그런 것이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갖고 있는 매력을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다고 여겼고, 볼륨이나 길이에 신경쓰지 않고 페이트스러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주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계속 반복되는 '페이트스러움'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시오카와 총괄의 답은 모든 서번트가 주역이 되는 것이었다. 페이트의 기본은 서번트와 마스터의 이야기인 만큼,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는 서번트들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스토리상 중요도 등에 따라서 코스트를 다르게 들이지만, 페이트/그랜드 오더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다 코스트를 동일하게 들였다고 시오카와 총괄은 밝혔다.

일부에서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도 다른 유저와의 경쟁 콘텐츠를 추가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그에 대해서 시오카와 총괄은 그가 처음에 정의했던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어긋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를 과감하게 버렸다고 설명했다.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즐기는 게임인 만큼,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만족을 끝까지 추구할 수 있는 게임이 그가 생각하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라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게임이든 원칙적으로 그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해주는 유저를 위한 게임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으로는 또 다른 유저층을 모으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하기도 한다. 시오카와 총괄은 페이트/그랜드 오더에선 그것보다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즐겨주는 유저층을 위해서만 모든 것을 진행한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콜라보는 다른 게임의 유저층을 해당 게임으로 끌어오기 위해서 진행하지만,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달랐다. 타입문의 작품만으로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즐기는 사람은 대부분 타입문의 전작들을 좋아하는 유저들인 만큼, 어떻게 보면 순수하게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즐기는 사람들만을 위한 이벤트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렇게 재정의한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꾸준히 발전을 거쳤으며, 3년 전보다 평균 MAU가 약 2.3배, 평균 매출이 5.3배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2017년 4분기에는 세계 모바일 게임 수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달성한 비결을 시오카와 총괄은 '버리는 것과 프로듀스'라고 정의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어떤 게임이고, 페이트다움이 어떤 것인지 정의한 뒤에 그에 맞지 않는 것을 쳐내면서 재단장한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기존에 있던 것들을 버리거나, 혹은 쳐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업계에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없애고, 오리지널리티를 갖춰나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르기까지 한다.

▲ 페이트스러움을 갖추기 위해, 장르의 클리셰 등을 하나하나 버려나가면서 다듬어야 했다

그렇지만 오리지널리티, 즉 페이트스러움을 찾아가고 이를 계속해서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일이었다. 이를 시오카와 총괄은 사랑과 용기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와 페이트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이를 더욱 더 발전시키고자 무언가를 버리는 용기를 가져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 게임 그 이상을 꿈꾸는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현재, 그리고 미래

▲ 딜라이트 웍스 이시쿠라 마사히로 마케팅 디렉터

이시쿠라 마케팅 디렉터는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자기 자신을 전하는 이야기이자,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마법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2주년 이래로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온/오프라인 이벤트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진행됐다. 이벤트의 종류도 축제, TV 방송 특집, 특별 프로모션, 방탈출 콜라보 카페, TV 특집쇼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 2017년 7월에 열린 2주년 페스티벌 이래로

▲ 한 달 단위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이러한 이벤트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을 이시쿠라 디렉터는 네 가지로 정의했다. 하나는 바지런함이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 일본 공식 트위터는 매일 정보를 업로드하고, 매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알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설마?'라고 싶은 것도 과감하게 진행하는 결단력이었다. 만우절에 리요가 그린 일러스트로 캐릭터 카드를 변경했던 것을 넘어서 그 일러스트를 활용해서 만든 또 다른 페이크 작품 '페이트/그랜드 오더 구텐탁 오멘 아디오스'까지 만들어서 깜짝 공개하는 등, 유저에게 끊임없이 놀라움을 제공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시쿠라 디렉터는 유저와의 연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이벤트 등에서 이시쿠라 디렉터는 버스터 카드 의상을 입고 만나는 만나는 유저들에게 버스터실을 주는데, 현재까지 약 7000매 이상을 배포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사람들을 움직이는 마지막 마법을 유저들을 위한 축제, 라고 정의했다. 그 예로 지난 7월 28일부터 29일 마쿠하리멧세에서 개최한 'FGO 페스티벌 2018'을 들었다. 마쿠하리멧세 9홀, 10홀, 11홀 세개 홀에서 진행한 대형 행사였던 만큼,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왔으며 매체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이틀간 행사에 참가한 인원은 3만 5천 명 이상이었으며, 그 기간 동안 올라온 페이트/그랜드 오더 관련 기사는 1700건 이상을 기록했다. DAU 또한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이시쿠라 디렉터는 회고했다.

▲ 지난 7월 마쿠하리멧세에서 진행한 FGO 페스티벌 2018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현재까지 유저들에게 반응을 얻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이유를 이시쿠라 디렉터는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마법, 즉 유저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자신이 갖고 있는 매력적인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들이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시오카와 요스케 총괄은 짤막하게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미래에 대해서 언급했다. 어느 덧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페이트다움을 관철하는 게임에서, 하나의 축제이자 행사, 그리고 일상이 되었다. 여기서 만약 지금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가 영원히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담당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요스케 총괄은 딜라이트 웍스의 이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그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이을지, 혹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자리에 누가 오게 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계속해서 재미있는 게임,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월 22일 개최된 일본 개발자 컨퍼런스 CEDEC 2018의 강연 정보와 뉴스를 현지에 나가 있는 박광석, 윤서호 기자가 생생하게 전달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ha5v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