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에서 알래스카가 많은 유저들의 기대를 받고 출시됐다. 9티어로 배정된 알래스카는 순양함과 전함 사이에 있는 군함으로 대형순양함이라 불리며 공식적으로는 '순양전함'으로 분류된다.

외관만 봐도 순양함급보다 훨씬 크며, 덩치가 다소 작은 전함과 맞먹을 수준이다. 무장과 장갑 역시 순양함 이상 전함 이하의 특징을 지녔는데, 체력이 60,800으로 현재 출시된 순양함 중에서 스탈린그라드와 모스크바, 크론슈타트 다음가는 체력을 자랑한다.

주포 역시 305mm 12인치 주포를 사용하여 탈 순양급의 화력을 보유했고, 장갑 구조도 꽤 단단한 편이라 덩치에 걸맞은 탱킹력도 기대할 수 있다.

단점이라 할 것은 구입 시 자유 경험치를 무려 100만이나 요구한다는 것인데, 다른 동급의 9티어 함선인 미주리나 무사시, 크론슈타트 등과 비교했을 때 비용이 33%는 높다.

그러나 가격과 별개로 현재 공방에서는 알래스카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매판 2~4씩은 꼬박꼬박 등장할 정도로 단골손님이다.

상점 패키지가 ₩164,510이라는 부담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타고 있다는 말은 성능이 꽤 받쳐준다는 의미일 것인데, 실전에서 궁금해하는 유저들을 위해 기자가 직접 타본 후 크론슈타트와 비교를 해봤다.


▲ 얼짱 각도로 찰칵! 역시 잘팔리고 싶다면 일단 잘생기고 봐야한다



대형순양함의 빛과 소금은 바로 나! 알래스카 vs 크론슈타트
좋지 않은 평가의 크론슈타트, 그렇다면 알래스카는?

◆ 알래스카 간단 요약

1. 305mm 12인치 함포 9분 장착
2. 미순양함다운 최상급 대공
3. 대공 방어 사격(소나) + 레이더(전투기, 정찰기) + 수리반 등 다채로운 유틸
4. 6인치 고폭탄까지 저항력이 있는 27mm~36mm 장갑 보유
5. 미중순양함 특유의 슈퍼헤비셸(SHS) 보정
6. 덩치에 비해 부드러운 기동과 피탐지(최대 12.6km)


우선 알래스카 구매를 생각했다면 자연스럽게 앞서 출시된 크론슈타트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 대형순양함이라는 점과 초월적인 주포와 체력, 장갑 등 닮은 구석이 많은 친구다.

하지만 두 배는 닮았지만,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닌 배다. 대중적인 느낌으로 본다면 알래스카가 좀 더 타기 쉽고 초보지향적인 배라 할 수 있다.

크론슈타트는 레일건을 연상케 하는 주포 탄속과 그에 걸맞은 관통력으로 장거리에서도 전함의 시타델을 뚫을 수 있으나, 그게 전부이며 실제로는 큰 덩치와 둔한 몸놀림으로 자리를 잘못잡으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게 일이다.

결정적으로 전신 25mm 장갑으로 고폭탄에 내성이 거의 없는데다 항모 리워크 이후 그나마 장점이었던 거리 조절과 각주기가 힘들어졌기에, 더더욱 보기 힘든 배가 되었다.

알래스카의 경우 크론슈타트에 비해 대형순양함의 약점을 상당히 보완했다. 장갑 수치가 높아 고폭탄과 함재기 로켓에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갖췄고, 기동력도 한 수 위라 적절히 치고 빠지는 것이 가능하다. 주포 역시 미국 특유의 SHS 보정으로 유효 타격력이 높아 신중하게 쏴야 하는 크론슈타트에 비해 부담감이 덜하다.

크론슈타트에 꽤 애정이 있어 하루에 한 판씩은 꼬박꼬박 몰고 다녔던 기자지만, 알래스카를 타고나니 신세계를 느낄 정도로 상위 호환에 가까운 성능을 지녔다.


▲ 항모 리워크 이후 승률이 8%나 떨어지고 봉인당한 기자의 크론슈타트


▲ 들쭉날쭉한 크론슈타트에 비해 평균 딜량도 10만대로 안정된 알래스카(플미 미적용)




■ 주포 성능 - 장단점은 있으나 알래스카가 쓰기 편하다

주포 구경은 둘 다 305mm(12인치)로 동일하며, 대미지도 알래스카가 고폭(4300)/철갑(8900) 크론슈타트가 고폭(4200)/철갑(9000)으로 대동소이하다.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탄속인데, 알래스카의 경우 철갑탄 762m/s, 고폭탄이 808m/s로 전형적인 미국 탄속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론슈타트는 철갑과 고폭이 900m/s, 920m/s라는 러시아제다운 괴물 같은 탄속을 보유하고 있다.

주포 회전 속도 역시 알래스카가 5초 이상 빠르며, 재장전 시간은 1.5초의 차이로 크론슈타트가 앞서 장단점이 있다.

실제 각자 최대 사거리인 19km와 18.2km에서 조준 시 알래스카는 12.10초, 크론슈타트는 8.89초로 3초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장거리 싸움에서는 소련제 레일건이라 불리는 크론슈타트 주포가 우위에 있는 셈이다.

다만 실제 쏴보면 알래스카 역시 저티어 미전함마냥 끔찍한 탄속은 아니며 장거리전에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무난한 탄속을 지녔다.

또한, 탄속에는 적응을 해야겠지만, 알래스카가 SHS 보정각 때문에 유효 판정을 내기가 더 쉽다. 애매한 각도에서의 철갑탄 사용은 알래스카가 좀 더 좋다는 의미다.

결국 취향의 문제겠지만 전형적인 미국탄이냐 러시아탄이냐의 차이로 대미지 누적이 쉽다는 점에서는 알래스카, 탄속과 탄도덕에 리드샷이 쉽다는 점에서는 크론슈타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 탄속은 초장거리 사격이 아닌 이상 끔찍할 정도는 아니다


▲ 시그마값은 같지만 알래스카 탄이 훨씬 잘 뭉친다.


▲ 그래도 전함 옆구리 시원하게 뚫는대는 크론슈타트만한게 없다




■ 장갑 성능 - 고폭탄은 물론 시타델 방호력도 알래스카가 한 수 위!

가장 말이 많았던 장갑 구조는 크론슈타트가 물장갑의 화신인데 비해 알래스카는 나름 튼튼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우선 전신이 25mm로 덮인 크론슈타트는 경순양함은 물론 구축함포에도 유효타를 입지만, 알래스카의 경우 최저 27mm 장갑에 중앙 갑판은 36mm로 덮여있어 고폭탄에 대한 방호력이 꽤 강한 편이다. 구축함이 쏘는 탄이나 6인치 이하 주포를 지닌 경순양함에는 전함과도 같은 단단함을 보여준다.

시타델 위치도 물속에 쏙 들어가 있는 알래스카가 아머벨트 바로 아래만 노려도 시타델로 직행하는 크론슈타트에 비해 훨씬 낫다.

크론슈타트가 그나마 나은 점이 있다면 어뢰 방호 구역이 34%로 13%에 불과한 알래스카의 2배라는 점과 헤드온시의 정면 장갑이 알래스카보다 좋다는 점인데, 덩치가 더 커서 안 맞을 것도 맞고 다니는 크론슈타트 입장에서 크게 체감되는 사항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결국 탱킹 능력 자체는 여러모로 알래스카가 우위에 있다. 고폭탄에 대한 내성부터 시타델 위치로 인해 원거리에서 유효타를 거의 맞지 않는다. 크론슈타트가 체력만 높은 반쪽짜리 탱킹밖에 못한다는 점에 비해 알래스카는 대형순양함에 걸맞은 탱킹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 시타델 높이부터가 차이난다.


▲ 각만 주면 유효타가 적기 때문에 상당한 탱킹력을 볼 수 있다



■ 대공 성능 - 천조국의 위엄! 압도적인 알래스카

크론슈타트가 망해버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대공은 알래스카와 거진 2배 가까이 차이 날 정도로 크다. 크론슈타트가 대공 방어 소모품을 써도 맞을 건 다 맞는 반면, 알래스카는 8티어 함재기는 그냥 믹서기처럼 갈아먹을 수 있다.

현재 항모가 자주 출몰하며 영국 항모까지 등장하면 더더욱 함재기가 날아다닐 텐데, 대공면에서 압도적인 데다 10티어 공격기의 로켓에도 면역력을 지닌 알래스카가 메타에 더욱 어울리는 배라 할 수 있다.


▲ 8티어 함재기 정도야 손쉽게 갈아버리는 알래스카!




■ 기동력과 피탐지 -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럽게 돌아가는 알래스카

기동력과 피탐지는 역시 알래스카가 다소 우위에 있다. 알래스카와 크론슈타트의 최고 속력은 33 vs 33.5노트로 큰 차이가 없으며, 선회 반경 역시 850m vs 840m로 비슷하다.

하지만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조타 시간과 피탐지 능력 때문이다. 알래스카의 조타 시간은 13초로 14.9초인 크론슈타트에 비해 부드럽게 선회할 수 있으며, 피탐지 역시 15.7km인 크론슈타트에 비해 15km로 0.7km 적어 유리하다.

크론슈타트가 앞서는 부분은 엔진 가속력이 좋아 헤드온 전투나 장거리 사격전에서 가감속 심리전을 걸기 좋다는 점이다. 대신 선회를 곁들인 회피 기동에서는 부드러운 커브를 자랑하는 알래스카의 우위라 볼 수 있다.


▲ 조타시간 2초는 체감이 꽤 되는 편이다.




구입을 망설인다면 이것을 보고 가자! - 실전 테스트
대형순양함이 살아남는 방법

◆ 알래스카 vs 크론슈타트 요약

1. 주포 성능 자체는 비슷하나 기대피해 값은 알래스카가 우위에 있다.
2. 대공은 알래스카가 압도한다.
3. 덩치는 크론슈타트가 크며, 기동력 역시 떨어지기에 피탄확률이 높다.
4. 알래스카는 6인치까지 고폭탄에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5. 어뢰에 대한 저항력은 크론슈타트가 훨씬 강하다.
6. 기본 사거리 및 포탑 회전 속도에서 알래스카가 빠르다.
7. 크론슈타트는 재장전 속도와 장거리 탄속에서 우위에 있다.


어차피 크론슈타트가 현재 구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비교가 무의미할 수 있으나, 굳이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알래스카를 추천하고 싶다.

과관통이냐 도탄이냐의 갈림길에서 항상 고통받는 크론슈타트에 비해 미국산 SHS는 그야말로 대형순양함에 어울리는 탄종이다.

크론슈타트의 경우 빠른 탄속과 관통력 그리고 탈순양급의 높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 장갑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체감상 5만 정도의 체력을 보유한 순양함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알래스카는 비교적 믿을만한 장갑을 보유하고 있어 순양함으로 상대해보면 실제 전함 체력을 깎아내는 작업마냥 오래 걸린다. 특히 저구경 구축, 순양함들은 때리다 지칠 정도다.

유틸 성능에서도 서로 레이더나 군함 수리반, 대공 방어 사격을 이용할 수 있는 건 같지만, 소나나 전투기 등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알래스카가 범용성이 더 좋다.

대공에 있어서도 함재기를 반쯤 무시하면서 운용할 수 있는 알래스카와 홀로 진영에서 떨어져나오면 바로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크론슈타트의 운도차이는 크다.

결과적으로 같은 대형순양함일지라도 운영 난이도에 있어서 알래스카가 압도적으로 쉬우며, 항모 리워크 이후 대격변이 일어난 현재 메타에도 어울린다. 여러모로 몰기 난감한점이 많은 현재의 크론슈타트에 비해 대형순양함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명품 함선이다.


▲ 섬근처에서의 부드러운 기동은 물론 대공까지 믿음직하다


▲ 저구경 고폭은 튕겨낸다! 이게 바로 진정한 대형 순양함의 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