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버워치 월드컵부터 리그 스테이지1까지 3탱-3힐 메타는 큰 변화가 없었다. 기껏해야 솜브라가 나와 변수를 만드는 정도에 그쳤고, 그마저도 최상위권 싸움에서 3탱-3힐이 승리하고 말았다. 많은 팬들이 과연 메타가 스테이지2에서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테이지2도 초반부는 완전히 메타가 변화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변화의 조짐은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마지막 승부를 결정짓는 좁은 지형의 거점 싸움에서 3탱-3힐이 등장하지만, 맵 구간과 팀 스타일에 따라 색다른 변화를 모색하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스테이지1에서 청두 헌터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이 3탱-3힐을 고수했다면, 이제는 많은 팀들이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맵 별로 파르시-스나이퍼 조합이 등장했고 솔져 76-겐지-트레이서를 비롯해 힐러 군에 루시우-젠야타를 대신해 모이라-아나-메르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신 영웅인 바티스트가 이끌고 있다. 스테이지2에 쓰는 맵인 쓰레기촌과 신규 전장 파리에서는 수비의 필수 영웅처럼 쓰이더니 하나무라-왕의 길-아누비스 신전 같은 곳 역시 구간별로 바티스트를 활용하는 팀들이 생겼다. 예상과 달리 돌진 조합과 바스티온-토르비욘을 함께 활용해 힘을 발휘하는 팀도 있었다. 동시에 바티스트에 대한 대처 역시 나오기에 스테이지2의 2일 차 사이에 정말 다양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바티스트와 새로운 패치가 이끌어낸 변화는 어디까지 갈까. 아직은 최상위권 팀은 다른 형태라도 결국 3탱-3힐을 고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팀 별 로스터도 변경이 일어난 스테이지2이기에 어디까지 작용할지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팀들이 지난 이틀 동안 꾸준히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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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2 변화 중심은 바티스트
단짝 오리사-바스티온, 그는 3탱-3힐 일원 될 것인가?

▲ 파리-쓰레기촌, 대놓고 바스티온-바티스트 대결!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유튜브)

오버워치가 나온 초창기 시절 바스티온의 기관포를 돌려본 유저라면, 대거 킬을 내는 쾌감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대처법을 모르고 쓰러지는 상대가 정말 많았으니까. 아쉽게도 프로 무대에서 그런 장면이 거의 나오진 않았다. 실제로 작년 오버워치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중국이 회심의 카드로 바스티온을 꺼냈지만, 한국의 칼 같은 대처에 무너졌던 경기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그랬던 바스티온이 새 친구 바티스트를 만나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신규맵 파리에서는 공격과 수비하는 두 팀 모두 바스티온-바티스트-오리사 조합을 꺼낼 정도로 스테이지2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전이라면 고정된 바스티온이 상대의 공격에 허무하게 쓰러졌다면, 이제는 바티스트의 일반 기술인 불사장치 하나로 상대의 맹공을 흘려버렸다. 리그에서도 한조-디바의 용의 일격과 자폭을 받아내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만만치 않은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그리고 바스티온은 누구보다 신나게 딜을 내뿜는 중이다. 바티스트의 증폭 매트릭스-오리사의 초강력 증폭기까지 더 해지면 상대의 방벽까지 순식간에 깨버리는 무시무시한 딜이 나온다. 셋의 위력은 고지대를 선점할 수 있는 수비 구간에서 힘을 제대로 발휘하며 많은 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LA 글래디에이터즈(LAG)는 아나의 나노강화제까지 더 해 스치면 사망할 정도의 위력을 자랑하는 바스티온을 완성했다.

이 모든 것이 바티스트의 합류로 가능해졌다. 아직 완벽한 필승 조합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상대의 대처 역시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승패를 주고받고 있다. 특히, 파리-쓰레기촌과 같은 맵에서 수비하는 팀의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매혹적인 카드라고 말할 수 있다.

바티스트의 활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 다이너스티는 겐지-디바를 활용한 돌진 조합에 바티스트를 추가했다. 상대 역시 바스티온-바티스트로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불사장치로 겐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이전이라면 홀로 진입해 허무하게 끊길 겐지에게 불사장치로 버틸 시간을 만들어준 것이다. 비록, '피츠' 겐지의 진입로에 각종 지뢰와 덫을 까는 정크랫의 활약에 막혔지만, 바티스트를 이런 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존 3탱-3힐에서도 바티스트를 활용하는 팀도 있었다. 지난 스테이지1 준우승까지 기존 3탱-3힐을 유지하던 샌프란시스코 쇼크가 바티스트와 함께 변화를 시작했다. '라스칼' 김동준이 브리기테 대신 바티스트를 꺼내 조합을 완성했다. 기존 3탱-3힐을 쓴 것처럼 바티스트가 합류해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팀에 녹아들었다.




스테이지2 이 선수를 주목하라!
기량 발휘할 기회 잡은 이들, SF Shock '라스칼'-보스턴 'RCK'


확실히 '라스칼'은 바티스트와 같은 신규 영웅에 대한 이해도가 남달랐다. 오버워치 APEX 시절부터 봐왔다면, 콩두 판테라 시절 신규 영웅인 솜브라와 둠피스트 활용에 있어서 두각을 나타냈던 '라스칼'을 기억할 것이다. 솜브라 조합과 체제를 완성해 결승전까지 갔고, 완벽히 연구되지 않았던 둠피스트의 기동성을 살려 상대 진형을 휘젓기도 했다. 오버워치 리그에서는 최근까지 3탱-3힐의 브리기테만 맡았다면, 스테이지2부터 자신의 넓은 영웅 폭과 신규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라스칼'이 바티스트를 만나 자신의 장점을 발휘했다. LA 발리언트와 대결에서 연구와 팀적인 합을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는 바티스트 플레이를 완성했다. 특히, 아누비스 신전 대결에서 바티스트의 위력이 확실히 돋보였다. A거점 싸움에서 바티스트의 능력을 극대화할 만한 구간을 선점하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수비에서는 좁은 지형에서 불사장치로 아군을 살리고 증폭 메트릭스로 두 배 위력의 힐과 딜을 넣어줬다. 대치전에서 버틸 수 없었던 상대는 젠야타의 초월까지 활용해야 할 정도로 바티스트 기술의 위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 젠야타 궁극기와 불사장치를 바꾼 협상가? 바티스트

▲ 바티스트 증폭 매트릭스 + '라인' 화염강타의 위력은?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유튜브)

반대로 거점을 점령하는 전투에서는 궁극기를 빠르게 채울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외골격 전투화의 높은 점프력을 활용해 고지대에 있는 상대를 견제하면서 뛰어난 에임을 통해 빠르게 궁극기를 채울 수 있었다. 빠르게 궁극기를 채운 바티스트가 증폭 매트릭스를 깔면 아군의 화력 역시 막강해졌다.

'라스칼'에게는 영웅의 폭 역시 장점이다. 바티스트가 막혔을 때 집착하지 않고 다시 스테이지1처럼 브리기테를 꺼내 승리할 수 있었다. 다른 영웅이 필요한 순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번 스테이지부터 '라스칼'의 주력 영웅 중 하나였던 파라가 활동할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맵 역시 많다. 스테이지1에서 묵묵히 브리기테만 해왔다면, 스테이지2는 다양한 영웅으로 자신의 장점을 뽐낼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신 영웅인 바티스트로도 뛰어난 합을 보여준 만큼 현 샌프란시스코 쇼크에서 다시금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선수는 댈러스 퓨얼에서 보스턴 업라이징으로 이적한 'RCK'다. 이전 팀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지만, 보스턴에서 보여준 첫 경기의 인상은 더욱 강렬했다. 보스턴은 '퓨전스-에임갓'을 중심으로 3탱-3힐만 고집하던 팀이었다. 스테이지1에서 상대가 변수 카드를 들고 왔을 때도 대처하지 못하고 방패를 들고 있을 정도로 약점과 스타일 모두 뚜렷한 팀이었다.

그런 보스턴에 'RCK'가 들어오자 유연한 흐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RCK'는 홀로 솜브라와 디바를 플레이할 때 모두 허무하게 끊기지 않았다. 오히려 홀로 의외의 킬을 내면서 팀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RCK' 합류로 다른 보스턴 팀원들 역시 유연한 플레이가 가능하게 됐다. 이전에는 아쉬웠던 솜브라를 'RCK'가 잘 다루자 '컬러헥스'도 딜러를 잡고 힘을 더 해준 것이다. 확실히 팀 스타일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RCK'가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RCK'의 개인 기량을 말할 것도 없이 빛났다. 디바로 홀로 각을 만들어 자폭을 적중시키는 플레이로 위기를 넘긴 장면이 자주 나왔다. 역스윕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면서 첫 경기만에 확실한 에이스처럼 거듭났다. 팀에서도 새롭게 합류한 'RCK'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이미지를 공식 채널에 빠르게 내놓을 정도로 자랑할 만한 기량이었다.

▲ 'RCK' 하이라이트 (출처 : 보스턴 업라이징 유튜브)

그 밖에도 스테이지2에 경기는 패배했지만 새롭게 활약할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가 많다. 서울 다이너스티의 '먼치킨'은 브리기테를 활용한 포커싱 능력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아나를 활용한 칼 같은 힐밴을 선보여 LAG를 당황하게 했다. 패치와 함께 힐러진 기용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먼치킨'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위도우메이커 능력자들의 기량 역시 주목해볼 만 하다. 상하이 드래곤즈의 '디엠'과 워싱턴 저스티스의 '코리'는 자신의 저격만으로 한 세트 승리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에임을 자랑했다. 기존 3탱-3힐 외 영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스테이지2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특히, 스테이지1부터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어온 우승팀 밴쿠버 타이탄즈와 청두 헌터스의 해석은 더욱 궁금하다. 밴쿠버는 3탱-3힐로 컨텐더스-리그 우승을 모두 휩쓴 팀이고, 청두는 하위권임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을 딜러로 잡아내는 저력을 스테이지1부터 보여준 팀이다. 극단적인 길을 가던 두 팀이 바티스트를 비롯한 스테이지2 메타를 어떻게 해석할지 역시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오버워치 리그 시즌1을 돌아보면, 스테이지가 변화할 때마다 메타가 바뀌곤 했다. 시즌2에서는 어떤 팀이 새로운 조합과 체제를 확립할 수 있을까. 기존 3탱-3힐 너프 소식까지 PBE 서버 소식으로 들려오는 가운데, 3탱-3힐만 나오던 오버워치 리그 시즌2의 새로운 변화가 궁금하다.

이미지 출처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