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쉽에 랭크전 개편이 이뤄진 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즌제로 운영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상시로 랭크전을 즐길 수 있으며, 티어가 올라갈수록 강철을 비롯한 다양한 재화를 획득할 수 있어 매주 보상을 타 먹는 재미가 생겼다.

하지만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유저라면 보유한 배가 얼마 되지도 않을 것이고, 어떤 배를 타야 유리한 지 감을 잡기 힘들어 여전히 브론즈 티어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

실버만 올라가도 기간 내 보상의 질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되도록 브론즈에서 빨리 탈출하는 것이 필요한데, 무과금이라도 올릴 수 있는 정규 트리 중 어떤 함선이 효율이 좋은지 정리해봤다.





랭크전에서 버티는 능력과 대공을 신경써야 승리가 보인다!

랭크전을 시작하기 앞서 가장 먼저 알아둬야 할 부분은 양쪽 라인으로 갈라지는 공방과 달리 중립 캡을 기점으로 4~5 소규모 교전이 주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규모 교전에는 항모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4-6-8-10으로 올라가는 항모 트리상 8티어만 매칭되는 브론즈에서는 그 비율이 특히나 높으며, 덕분에 대공 능력이 낮은 함선은 랭크전이 지옥같이 느껴질 수 있다.

구축함들 역시 안그래도 소수라서 어그로가 더 끌리는데, 함재기를 피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티어라 브론즈에서 구축을 타는 사람을 찾기란 힘들 것이다.


▲ 사실 하는 역할로 보면 어렵진 않으나, 랭크전 비율이 적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든 구축



순양함 역시 비슷하다. 일순양이나 영순양 등 피탐지가 비교적 작은 함선들로 단독 작전을 펼치는 것은 항모의 타겟이 되어 전장의 이슬로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다. 즉, 기본적으로 피탐지가 다소 넓더라도 대공 수치가 든든한 함선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전함의 경우는 다소 선택의 폭이 넓다. 항모들의 우선순위가 되어 고통받기도 하지만, 라인이 형성되는 위치에 자리만 잘 잡으면 혼자서 집중포화를 당할 위험은 적다. 특히 브론즈 티어에서는 메사추세츠나 앨러배마 등 대공 괴물들이 단골 손님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함재기에 시달릴 일은 없을 것이다.

요점은 대공 능력치가 기본적으로 받쳐주면서 아군과 함께 라인 형성을 할 수 있는 함선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 사실상 대공 능력이 낮은 함선이라면 살아남기 힘들다



1. 구축함 - 버티기의 아키즈키와 교전 중심의 라이트닝

정규 트리 구축함 중에서는 8티어에서 아키즈키와 라이트닝 2대만 챙기면 된다. 아키즈키는 비교적 구축 중에서 대공 수치가 뛰어난 함선으로 어차피 캡에서 자리만 잡고 버틸 거라면 체력도 높고 여차하면 아군 시야를 받아 포격 지원도 할 수 있다.

구축 자체의 역할보다는 캡에서 버티기 + 아군 화력 지원 능력이 좋아 뽑은 픽이다. 실제로 중립 캡에 몸부터 들이댄 후에 섬 뒤에서 농성전을 펼치면 아무리 레이더에 노출되더라도 항모만으로 아키즈키를 빠르게 몰아내기란 힘들다.

항모가 없는 전장이어도 피탐지가 6km로 상당히 준수하고, 화력 지원은 모든 구축함 중 최상위권에 속해 있으니 연막 달린 순양함을 운용한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 비슷한 느낌으로 유럽 연방의 올란드도 있으나, 이쪽은 연막이 없어서 순간 화력에 노출되면 버티기가 힘들다.


▲ 구축함 중에서는 우수한 대공 수치 + 내구도로 버티기가 쉽다



라이트닝은 반대로 캡 교전과 상대 구축 저지에 특화된 함선이다. 먼저 영국식 연막 소모품 사용으로 항모의 공습에도 반쯤 면역이며, 대공 피탐지 자체도 매우 작기 때문에 쉽게 발견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상대 구축과 서로 캡에서 대치 중이라면 음파 탐지 소모품을 이용하여 접근 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교전 능력 자체도 뛰어나다. 아키즈키에 비해 포문수가 적어 DPS는 낮지만, 360도로 회전하는 유연한 포탑과 영구축 특유의 화재율로 순양함이나 전함 등 상위 함종을 활활 불태워버릴 수 있다. 피탐지도 일구축만 제외하면 가장 작기 때문에 대부분 상황에서 교전 선택권이 라이트닝에 있다.

본인이 아직 구축함 트리를 하나도 올리지 않은 상태라면 가장 추천할만한 함선으로 실제로 랭크전 OP 함선이라 불리는 뤼양이나 키드에게도 밀리지 않는 전천후 구축함이다.


▲ 라이트닝은 한 번 뽑아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으니 꼭 올려두자



2. 순양함 - 중립캡 싸움의 미순양 형제 + 아웃 복서 스타일의 차파예프

순양함은 미국과 소련이 투탑이다. 일본 순양함은 소수전 교전에서 불리한 트리고, 더군다나 대공이 약해 항모로부터 살아남기가 힘들다. 영국은 연막과 준수한 피탐지가 있으나, 교전 사거리가 너무 짧다.

결국 적절한 대공과 교전거리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는 건데, 이에 가장 부합하는 트리는 미국이다. 미국의 클리블랜드와 볼티모어는 모두 티어 대비 대공이 강력하여, 8티어 항모로부터 저항성이 높고, 주포의 화력이나 함선의 내구도도 8티어 교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초반에는 중립 캡 지역 근처의 섬 뒤에 자리만 잡더라도 아군 전체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뛰어난 레이더 성능도 캡 지역 교전 능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 클블은 평생 우려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가성비 함선 중 하나니 뽑아두는 것이 좋다



주포를 쏘지 않고 대공 + 레이더 두 개를 이용하여 자리 싸움을 펼치기만 해도 승리할 확률이 높고, 조작감도 나쁜 편이 아니므로 초보라면 가장 먼저 올릴만한 트리다.

굳이 클리블랜드와 볼티모어 중 하나를 고른다면 특수 신관 스킬을 찍은 고레벨 함장이 필요한 클리블랜드보다 좀 더 간단한 세팅으로도 제 값을 해주는 볼티어모가 무난하다.

특히 볼티모어의 경우 선수 장갑이 27mm기 때문에 랭크전 단골 손님 중 하나인 비스마르크 등 15인치 전함에 오버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으니 참고하자.


▲ DPS는 클리블랜드보다 낮아도 버티는 것 자체는 우수한 볼티모어



두 번째는 다소 손을 타지만 압도적인 교전 능력과 준수한 대공 수치를 보유하고 있는 차파예프다. 차파예프의 강점은 긴 사거리와 높은 DPS를 지니고 있는 주포다.

4X3 구성의 주포는 152mm라는 구경만 제외하고는 연사력과 집탄, 탄속 모든면에서 우수하다. 저각 고속포를 지향하는 소련이기 때문에 초보라 할지라도 장거리 사격에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추가로 단독 작전을 수행하며 항모에 노출되더라도 준수한 대공 수치 + 대공 방어 소모품으로 어느 정도 저항성이 있으며, 미순양보다 범용성이 높은 12km 사거리의 레이더 소모품도 사용할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중립 캡이 아닌 반대편에 있는 확정 캡을 점령하는 사이드 싸움에 특화된 순양함이다. 본인이 클리블랜드나 볼티모어를 탄다면 중앙 캡 지역 싸움을 유도하는 인파이터, 차파예프는 아웃복서 타입의 치고 빠지기에 능한 함선이다. 본인 스타일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사이드 라인에서 우수한 교전 능력을 뽐낼 수 있는 차파예프



이외에 함선에 대해 짧게 평가한다면 영순양은 레이더쉽이 다수 있는 전장 환경 + 애매한 대공 수치로 인해 상황이 나쁜편이라 추천하지 않으며, 독일은 DPS가 너무 떨어지며, 프랑스 순양함은 운영의 난해함이 발목을 잡는다.

이탈리아 순양함 역시 8티어 아말피의 팔이 짧은 데다 대규모 교전에서 어그로를 분산시키며 싸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소수 교전에서는 활약하기가 힘들다.


▲ 랭크전은 비교적 수비적인 성향이 강하기에 버틸 수 있는 함선이 요구된다



3. 전함 - 각만 잘 주면 8티어 패왕 블라디보스토크 + 대공의 노스캐롤라이나

아쉽지만 전함은 구축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일본의 아마기나 영국의 모나크, 프랑스의 리슐리외는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어 랭크전에서 쓰기가 어렵다. 비스마르크 역시 부포를 제외하면 15인치 주포에 배 자체의 한계가 있다.

먼저 무난하게 몰만한 것으로는 소련 8티어 전함인 블라디보스토크다. 주포 대미지가 8티어 함선 중에서는 가장 강하며, 탄도도 저각이라 비교적 리드샷이 쉬운 편이다.

무엇보다 특기할 만한 점은 동티어에서 최고의 내구도와 방어력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HP가 73,600이며, 선수와 중앙 갑판에 32mm / 40mm의 장갑이 있어 어지간한 순양함 포격에는 면역이다.

단점이라면 최대 사거리가 짧다는 점인데, 이는 맵을 좁게 쓰는 랭크전 특성상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 항모의 공습을 유도하며 뛰어난 내구도와 재장전 속도가 빠른 수리반 소모품을 통해 버티다 보면 아군이 알아서 라인을 밀어줄 것이다.

즉, 자신이 아직 리드샷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순양함에 뚫리지 않는 강력한 장갑 + 최상위권 근접 화력으로 인한 라인 홀드 등 적절한 위치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밥값을 할 수 있는 전함이다.


▲ 개인적으로 답없이 돌진하는 비스마르크보다 탱킹되는 블라디가 더 도움이 됐다



두 번째는 미국 전함 트리의 노스 캐롤라이나다. 8티어 터줏대감이자 최강의 대공 수치를 보유한 함선으로 현재 랭크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사추세츠와 앨러배마와 비슷한 위치에 서 있다.

차이점이라면 다른 둘과는 달리 부포나 방어력 등 유틸적인 부분은 밀리지만, 주포 자체는 가장 우수하며, 맞추는데 문제가 있으나 사거리도 가장 길다는 점이다.

특히 대공 수치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기에 항모가 판치는 랭크전에서 존재만으로 충분히 밥값을 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장거리 교전에서 발목을 잡는 느린 탄속이다. 물론 원거리에서 압박하며 들어가는 스타일이 아닌데다, 피탐지도 비교적 우수한 편이므로 섬을 잘 끼고 접근하것으로 극복할 수 있다. 프리미엄 함선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정규 트리에 비해서는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위안 삼자.


▲ 접근전이 강한 함선은 아니지만 대공만큼은 1티어인 노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