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패치가 적용된 PTR 오픈 일주일만에 대균열 순위에 대격변이 찾아왔습니다. 패치 전까지 대균열 기록 최하위는 물론 파티 플레이에서조차 소외됐던 수도사가 대균열에서 다른 직업들을 크게 따돌리고 기록 1위로 올라선 것입니다.

현재 PTR 대균열 수도사의 최고 기록은 73단계로, 최하위권인 부두술사와는 무려 10단계 차이가 납니다. 차등인 야만용사와도 3단계나 벌어져 있는 상태죠. 한편 라이브 서버에서 각광받던 악마사냥꾼은 PTR 대균열에서 최고 기록 64단계에 그치며 바야흐로 근접 캐릭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예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2.3패치의 어떤 변화점이 수도사를 대균열 최강의 직업으로 만든 것일까요? 현재 PTR 대균열 수도사 상위권 유저들의 세팅 분석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 PTR 수도사와 부두술사의 기록 차이가 무려 10단계! 비결이 뭘까?




◆ 수도사의 새로운 코어 아이템 '셴룽의 영혼'

이번에 열린 PTR에서 수도사가 강력하게 다시 태어난 데에는 재편된 '셴룽의 영혼' 세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사 전용 주먹 무기 한 쌍으로 이루어진 '셴룽의 영혼'은, 공력이 가득 찰 경우 매초 공력 65를 소모시키는 대신 모든 피해량을 300%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피해량 증가는 '일천폭풍 의복'의 6세트 효과를 통해 강화된 '진격타'에도 적용되어, 현재 PTR 일반 대균열 상위권 유저들은 셴룽의 영혼 세트와 일천폭풍 의복 6세트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래 일천폭풍 의복 세트를 이용한 진격타 빌드는 PTR 이전부터 흔하게 쓰이던 수도사들의 '국민 빌드'였지만, 피해량이 낮다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셴룽의 영혼 세트 효과가 재편되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동력을 유지한 채로 높은 피해량을 얻게 된 셈이죠. 셴룽의 영혼 세트 효과가 적용된 상태에서 일천폭풍 의복 6세트 효과로 강화된 진격타를 시전할 경우, 약 50~70억에 달하는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됐습니다.


■ 셴룽의 영혼 세트 효과

- 보유 중인 공력 1당 공력 생성 기술의 피해량이 1%씩 증가합니다.
- 공력이 가득 차면 모든 피해량이 300% 증가하며, 공력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초당 공력 재생 효과가 사라지고 매초 65의 공력이 줄어듭니다.

▲ 주먹 무기 한 쌍으로 구성된 셴룽의 영혼 세트




◆ 카나이의 함을 이용한 단점 보완

앞서 언급했듯이 셴룽의 영혼 세트 효과 재편으로 인해 기존 '진격타' 빌드가 상당한 피해량을 얻게 됐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해결할 문제가 생겼죠. 다름 아닌 공력 수급입니다.

모든 피해량을 300% 증가시키는 셴룽의 영혼 효과는 확실히 강력하지만, 효과 발동과 동시에 공력이 바닥날 때까지 매초 65의 공력이 소진된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수도사 유저들은 카나이의 함을 통한 전설 능력 추출로 공력을 수급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대봉인 '비룡'과 가슴 방어구 '잉걸불 외투', 그리고 반지인 '황도궁의 흑요석 반지' 추출이었습니다. 비룡의 공속 증가 속성으로 공력 생성기를 빠르게 시전하고, 진격타의 화염 속성 룬인 '광채'를 사용해 잉걸불 외투의 화염 주문 자원 감소 효과를 받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황도궁의 흑요석 반지로 '해탈'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줄여서 대균열 고단계에서의 생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죠.


▲ 7월 8일 기준 PTR 일반 대균열 수도사 1위 유저의 카나이의 함 능력 구성

▲ 황도궁의 흑요석 반지 효과는 해탈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줄이는 용도로 사용한다




◆ 11개 부위가 고정! 셴룽 화염 진격타 빌드의 세팅은?

그렇다면 아이템 세팅은 어떻게 될까요? 현재 PTR 대균열 상위권 유저들의 아이템을 살펴봤더니 목걸이와 허리띠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고정적으로 사용되는 장비는 주먹 무기 한 쌍으로 구성되는 '셴룽의 영혼' 2세트, 그리고 머리, 가슴, 바지, 장화, 어깨, 장갑까지 6세트로 이루어진 '일천폭풍 의복', 집자셋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의지의 철벽' 세트였습니다. 여기에 손목 전설 아이템인 '공력 보호대'를 착용해 생존력을 갖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력 보호대는 공력 생성 기술을 사용할 경우 3초 동안 받는 피해가 30~40% 감소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셴룽과 일천 세트를 이용한 진격타 빌드는 꾸준히 공력 생성 기술을 사용하므로 전투 내내 공력 보호대의 효과를 볼 수가 있는 셈이죠.


▲ 공력 보호대의 전설 능력은 최대 40%까지 부여된다


하지만 목걸이와 허리띠는 각 유저마다 선호하는 아이템에 차이가 있었는데요, 대체적으로 목걸이는 '지옥불 목걸이'를 착용하거나 마라의 만화경같은 속성 면역 목걸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허리띠는 근접 공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귀 꿰미', 혹은 좀 더 높은 피해를 입히기 위해 '한밤의 마술사'의 사용 비율이 높았습니다.


▲ 일명 셴룽 화염 일천 빌드의 아이템 세팅 방법




◆ 진격타와 공력 수급을 위한 기술 구성

□ 사용 기술

PTR에서 시도된 새로운 진격타 빌드의 아이템 세팅은 간단한 편이지만, 기술 구성과 운영은 까다로운 편입니다. 셴룽과 일천폭풍 세트를 이용해 강력한 피해의 진격타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연속 시전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죠.

그래서 주요 기술인 '진격타'는 화염 속성의 '광채 룬'을 사용합니다. 카나이의 함으로 '잉걸불 외투'를 추출한 이유죠. 하지만 진격타는 어디까지나 근접 공격 기술이므로 공력 보호대의 피해 감소 효과만으로는 고단계에서 생존력을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카나이의 함으로 추출한 황도궁 반지 능력을 이용해 '해탈'(룬: 사막의 장막)을 최대한 유지합니다.

이와 동시에 일천폭풍 의복 세트로 강화된 진격타를 사용할 때마다 소모되는 공력 75, 그리고 셴룽의 영혼 능력으로 매초 소모되는 공력 65를 수급해야만 하죠. 그래서 공력 생성기로 '천둥주먹'(룬: 혈기왕성) 혹은 '마비의 파동'(룬: 밀물)을 사용하고, 공력 생성을 도울 보조 기술로 '천상의 숨결'(룬: 빛의 기운)을 사용합니다.


▲ 엄청난 공력 소모량을 버텨내는 비법이다


진격타와 해탈, 공력 생성기 하나와 천상의 숨결을 넣고 나면 사용 기술 슬롯이 두 개 남는데요, 이 역시 유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구원의 진언'(룬: 날랜 몸놀림)과 '내면의 안식처'(룬: 금단의 궁전)의 사용 비율이 높았습니다. 두 기술 모두 생존을 염두에 둔 것으로, 진격타가 기술 특성상 몬스터 사이로 파고 들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 셴룽 진격타 빌드의 사용 기술 구성


□ 지속 기술

지속 기술 역시 공력 수급과 생존에 주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진격타 빌드가 매초 소모하는 공력은 약 120 정도로, 사실 공격당 20 내외의 공력을 생성하는 천둥주먹이나 마비의 파동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 양이죠. 그래서 카나이의 함으로 '비룡'(공격 시 일정 확률로 공격 속도 두 배 증가)을 추출하고, 지속 기술도 공력 생성이나 공격 속도 증가 위주로 구성합니다.

현재 PTR 대균열에서 주로 사용되는 지속 기술은 기민성, 주도권, 득도, 조화, 수행자의 사명, 이타르의 횃불입니다. 대체적으로 조화와 주도권, 이타르의 횃불, 기민성의 비율이 높으며, 수행자의 사명이나 득도같은 기술은 지옥불 목걸이의 지속 기술 추가 속성을 통해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용 비율이 높은 지속 기술들




◆ 공력을 물쓰듯 하는 진격타 빌드, 운영은 어떻게 할까?

이 빌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력 생성 기술인 '천둥주먹' 혹은 '마비의 파동'과 공력 소모 기술인 '진격타'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해탈'을 끊기지 않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해탈'이 풀리게 되면 생존력이 급감하고, 무엇보다도 군중제어기에 매우 취약해지므로 진격타 연사를 위해 공력을 계속해서 수급해야 합니다.

이론상으론 빠른 공격속도를 이용해 공력 생성기를 시전하고, 넘칠듯이 차오르는 공력으로 진격타를 연사하면 되지만 실제 대균열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죠. 아래 영상을 보면 정예 몬스터를 사냥한 뒤 공백 구간에도 지속적으로 일반 몬스터를 공격해 공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PTR 화염 진격타 수도사의 대균열 플레이
※ 출처 : '마골'의 유투브 영상

▲ 공력 생성 기술과 진격타가 잘 맞물려야 운용이 가능한 빌드다




◆ 정말 폐관수련의 끝일까, 향후 정식 2.3패치에서의 수도사는?

지금까지 2.3패치가 적용된 PTR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수도사의 셴룽 진격타 빌드를 살펴봤습니다. 조건부 효과가 있는 아이템을 동시에 세 개 이상 발동시켜야 하므로 운용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숙련될 경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PTR 오픈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대균열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내며 당당히 최강 캐릭터로 발돋움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현재 수도사가 너무 강력하므로 정식 패치에서는 하향될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PTR은 도관 신단의 지속 시간이 30초로 상향되어 있어서 기동성이 좋은 진격타 빌드가 유리할 뿐이라는 진단도 있죠.

그러나 2.3패치를 통해 수도사가 암흑기를 벗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셴룽의 영혼 효과 재편만으로도 전투력이 급격히 상승했고, 굳이 진격타 빌드가 아니더라도 하드코어 대균열의 경우 오리지널 이후로 찾아보기 힘들었던 '클래식 수도사'가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외에 신규 직업 세트 아이템인 '울리아나의 전략'을 활용한 '폭발 장법' 빌드 연구도 한창이죠.

더군다나 '무한 메즈'가 제한되면서 생존력이 좋은 수도사와 야만용사, 성전사같은 근접 캐릭터들의 입지가 높아질 전망인 만큼, 앞으로도 수도사의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되길 기대합니다.


▲ 앞으로도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