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오카이의 등장은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이미 해외 무대에서 마오카이는 1티어급 탑 라이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 무대인 NLB에서도 상당수의 프로팀에서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LoL의 트랜드, '메타'는 참으로 변화무쌍한 것입니다. 무슨 사연으로 정글러로 쓰이던 마오카이가 탑 라이너가 되어버린 걸까요?
■ 2AP 챔피언 메타의 지각 변동과 문도박사, 세계수 메타의 등장 배경
2AP 챔피언의 등장과 문도 박사의 활약
최근까지 탑 라인을 지배하고 있던 메타는 AP 챔피언 메타였습니다. 케일, 룰루, 라이즈로 대표되는 AP 챔피언 메타는 다양한 유틸성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군중 제어기(이하 CC), 준수한 라인 클리어, 라인 스왑 상황에서도 CS 수급이 어느 정도 가능한 점이 최근 탑 라이너로 기용되는 AP 챔피언들의 특징입니다.
굳이 '탱키'하지 않더라도 유틸성으로 무장한 챔피언들이 기존 탱커들 못지 않은 활약을 보이며 기존 노잼톤 또바나로 대표되던 탑 라인 생태계를 변화시킵니다. 이 때문에 탑 라이너는 그리 '탱키'하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만큼 프로게이머들의 반응 속도와 판단력이 상향 평준화된 것입니다.
이에 대항마로 등장한 챔피언은 문도 박사였습니다. 챔피언 특성상 '정령의 형상'이 코어 아이템인 문도 박사는 AP 챔피언을 상대로 효율적인 탱킹 능력을 보여줍니다. CS 파밍에서도 Q 스킬 '오염된 대형 식칼'을 이용, AP 챔피언의 원거리 견제나 라인 스왑 단계에서도 일정 이상의 파밍 능력을 자랑합니다. 또한, 일정 수준 이상의 포킹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도 박사의 단점으로는 체력 재생력에 의존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점화, 처형인의 대검이나 모렐로노미콘 같은 아이템, 트리스타나의 E스킬이나 카타리나의 궁극기는 문도 박사의 궁극기 효율은 급격하게 떨어뜨립니다. 덧붙여서 문도 박사는 보유한 CC기는 Q 스킬의 슬로우 단 하나뿐입니다. 원거리 딜러를 붙잡아두거나 제압하는 브루징 능력이 약한 편입니다.
원거리 딜러 캐리시대의 부활, 암살자로 변신한 그라가스
이런 탑 생태계의 변화는 원거리 딜러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전처럼 성가시게 달라붙던 탑 라이너들이 사라지면서 생존기의 여부보다는 슈퍼 캐리, 슈퍼를 넘어 하이퍼 캐리가 가능한 후반 지향형 원거리 딜러들이 주목받게 됩니다. 트리스타나, 코그모로 대표되는 원거리 딜러들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특히, 트리스타나는 E 스킬을 활용 문도 박사의 탱킹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립니다.
원거리 딜러가 게임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탑 라인은 다시 변화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브루징을 강조하는 전사형 탑솔러가 다시 등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챔피언은 그라가스였습니다. 이전 AP 챔피언들처럼 밸런스 조정을 통해 더는 미드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던 그라가스가 탑솔러로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궁극기의 유틸성과 압도적인 라인 유지력으로 그라가스는 탑 라인에서 상당한 효율을 보여줍니다. 등장 초기에는 방어템을 적절히 섞은 AP 전사형 그라가스가 인기를 끌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AP 누킹형 그라가스로 유행이 옮겨갑니다.
그라가스의 장점은 기동성이 줄어든 원거리 딜러를 단 한 번의 스킬 콤보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탑 라인 AP 챔피언들과 달리 유틸성은 줄어들었지만, 폭발적인 버스트 딜을 자랑하는 그라가스는 탑 라인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립합니다. 궁극기와 돌진기 E를 활용하여 적진 한가운데 있는 원거리 딜러와 거리를 좁히는 그라가스는 섬머 시즌 부활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AP 챔피언이 점령한 탑 라인 생태계에서 문도 박사를 제외한 대안을 찾아 나선 선수들은 뜻밖의 챔피언을 발굴해냅니다. 그 정체는 시즌2 정글러로 활약했던 챔피언, 마오카이였습니다.
■ 원조 AP 메타 카운터 챔피언, 마오카이의 등장
라인 클리어를 강조하는 광역 마법과 강력한 압박 운영
최근 롤챔스에서 라인 클리어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현재 탑 라인에 파견되는 AP 챔피언을 비롯하여 미드 라인에서도 직스, 오리아나, 제라스같은 챔피언들은 광역 마법을 기반으로 빠르게 미니언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챔피언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빠르게 라인을 클리어하고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 시야를 장악하고 오브젝트를 차지하거나 확실하게 이득을 챙길 수 있는 소수 교전을 유도하여 스노우 볼을 굴리는 것. 이것이 최근 롤챔스를 지배하고 있는 하나의 큰 흐름입니다.
스프링 시즌 등장한 빠른 타워 철거의 불도저 메타나 레벨업 메타 등 자세히 살펴보면 그 특징을 지닌 세부적인 메타로 나눠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라인 스왑이 점점 더 빈번해지면서 전사 이미지의 탱키한 AD 챔피언은 성장할 시간을 갖는 것이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광역 마법의 카운터 챔피언, 마오카이의 등장
마오카이는 시즌2부터 갈리오와 더불어 원조 카운터 AP 챔피언이었습니다. 마오카이의 궁극기는 범위 안에 아군이 입는 대미지를 20%나 감소시켜줍니다. 흔히, 장판이라고 일컫는 광역 마법이나 궁극기에서 아군을 보호하는데 최적화된 챔피언입니다.
문도 박사가 개인의 체력 회복으로 적의 집중 공격을 버티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면 마오카이는 아군의 피해까지 감소시켜주면서 더 효율적인 전투로 아군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생존기보다 화력을 중시하는 적의 원거리 딜러에게 돌진할 수 있는 W 스킬 '뒤틀린 전진'과 더불어 다양한 CC기를 가진 것은 마오카이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최근 많은 선수가 사용하는 광역 기술로 무장한 미드 라이너와 탑 라이너에게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점. 특히, 프로게이머들의 평균적인 기량의 성장으로 이제는 어떠한 챔피언으로도 CS 수급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은 마오카이를 탑 라이너로 등장시킨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마오카이는 어떤 챔피언인가?
마오카이는 이전부터 정글러로 사용되던 챔피언으로 정글링 속도는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수의 CC로 준수한 갱킹 능력과 한타 교전에서 궁극기를 바탕으로 활약하는 정글러였습니다. 적의 광역 마법 공격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오카이의 존재감은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정글링 속도나 1:1 교전 능력에서 약점을 보인 마오카이는 3, 4시즌 그 모습을 찾아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진행된 4.11 패치에서 탱커형 정글러 아이템인 '가시 외투'가 새롭게 추가되고 마오카이의 스킬이 일부 변경되면서 몇몇 유저들은 정글러로 다시 마오카이를 연구해 보았으나 큰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마오카이는 잊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유럽 무대에서 탑 마오카이가 등장한 것입니다. 경기에서 마오카이가 보여준 가능성은 한국에서 또 한 번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해외에서 발견된 메타의 가능성을 한국에서 완성한 것입니다.
세계수로 떠오른 마오카이의 장점과 스킬 알아보기
마오카이의 장점은 다양한 CC기와 패시브 스킬로 HP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궁극기는 팀의 전투 지속력을 크게 늘려줍니다. 라인 스왑 상황에서도 그라가스 못지않는 라인 유지력과 CS 파밍 능력. 특정 상황에서는 패시브 스킬이 그라가스 이상의 효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타 교전에서는 궁극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최근 변화한 스킬 계수로 인해 '영겁의 지팡이' 하나만으로도 예상을 뛰어넘는 대미지 딜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마오카이는 1코어 아이템인 '영겁의 지팡이' 다음으로는 방어 아이템을 갖추게 됩니다. 이런 마오카이의 모습에서 과거 시즌2에서 상대방의 진형을 헤집고 다니던 신지드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마오카이의 패시브 스킬, '마력 흡수'는 자신의 주변에서 시전된 스킬을 횟수를 중첩하여 5회 이상 중첩 시 다음 마오카이의 일반 공격이 마오카이의 최대 체력의 7%를 회복시켜주는 것입니다. 이 스킬은 마오카이 자신의 스킬이나 아군의 스킬뿐만 아니라 카사딘의 E 스킬처럼 주변 모든 챔피언의 스킬 사용을 중첩하여 발동됩니다. 1:1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라인 스왑을 시도하여 2:1 상황이 되면 오히려 스킬 발동 빈도가 높아지므로 더욱 많은 패시브 스킬 발동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CS 파밍을 도와주는 Q와 E 스킬은 4.11 패치에서 상당 부분 상향 조정되면서 상당한 효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오카이를 상징하는 E 스킬, 묘목 던지기는 많은 유저들이 알고 있다시피 상당한 사정거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또한, Q 스킬 비전 강타의 사정거리는 600, 웬만한 원거리 딜러들의 평타 사정거리를 웃돕니다.
W 스킬 '뒤틀린 전진'은 대미지 계산 방식이 변화하면서 그라가스의 W 스킬과 비슷한 체력 비례 대미지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마오카이의 W 스킬은 상대를 묶어 둘 수 있다는 또 하나의 메리트가 있습니다. 계수 부분에서도 단순 추가 대미지가 아닌 25당 1%의 추가 대미지 계수를 가지고 있어 생각보다 적은 AP로도 상당한 대미지를 보여줍니다.
마오카이의 궁극기는 앞서 언급한 대로 범위 안에 있는 자신과 아군의 대미지를 20% 감소시켜주며 해당 대미지를 저장, 폭발시켜 적들에게 대미지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4.11 패치로 지정 위치에 설치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마오카이의 주변을 맴돕니다. 리뉴얼된 궁극기는 마오카이를 따라 돌진하는 아군에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의 원거리 딜러에게 달라붙는 브루저의 역할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게 변화한 것입니다.
■ 세계수 메타의 대안과 한계점은 존재할까?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마오카이, 밴 이외에 대안을 알아보자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메타의 한계를 미리 알아보는 것은 지나친 탁상공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타 주류 챔피언들과 마찬가지로 마오카이 역시도 대안과 단점은 존재합니다. 물론, 검증된 대안이 나타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마오카이는 궁극기를 활용하여 한타 교전을 길게 가져가며 적의 주요한 버스트 딜링을 받아치는 것에 특화된 챔피언입니다. 특히, 프로 세계에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안정성을 위한 챔피언의 활용이 그 핵심입니다. 따라서 한타 교전 시간을 강제로 줄여버리는 것. 즉, 진형을 파괴할 수 있는 챔피언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말파이트나 자크, 헤카림, 그라가스 같은 챔피언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챔피언들은 궁극기로 진형을 무너뜨리는 것에 특화된 챔피언이며, 특히 그라가스는 세계수 메타에 앞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챔피언입니다. 이외에 다른 챔피언들은 라인 스왑 단계에서 상당한 패널티가 있어 한동안 롤챔스 무대에 잘 등장하지 않았던 챔피언입니다. 그러나 자크의 경우, 마오카이와 마찬가지로 지난 4.11패치에서 상향 패치라는 말이 오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는 것은 암살자 챔피언의 부활입니다. 최근 롤챔스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제드나 아리 같은 챔피언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3 롤드컵 이후 지속적인 밸런스 패치로 그 자취를 감춰버린 암살자 챔피언들은 최근 떠오르는 원거리 딜러를 노려 한순간에 한타 교전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점점 화력을 중시하며 탈출기가 없는 챔피언이 등장하고 있는 현재 분위기에서 암살자 챔피언들의 등장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외에 라인전 단계에서 마오카이를 무너뜨릴 방법은 한 방 한방이 묵직한 챔피언입니다. 대표적으로 탑과 미드에서 활약하는 리븐을 들 수 있습니다. 마오카이의 패시브 스킬은 자동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닌 중첩 후 평타 공격 시 발동하기 때문에 리븐처럼 몰아치는 것에 강한 챔피언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인전 단계에서 마오카이를 상대하는 챔피언은 AP보다 AD 위주의 챔피언이 유리합니다. AP 챔피언의 경우 스킬 사용 이후, 딜로스가 발생하는 데 비해 AD 챔피언은 끊임없이 마오카이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한타 교전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그라가스가 라인전 단계에서 마오카이를 압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롤챔스 3/4위전과 NLB 결승전에 등장한 탑 알리스타 역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타 교전에서는 광역 CC와 궁극기를 활용한 탱킹 능력은 마오카이 못지 않은 위력을 자랑합니다. 특히 W 스킬인 '박치기'는 적의 핵심 딜러나 마오카이를 밀어버리면서 적의 진영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라인전 단계에서도 스킬-평타 연계기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능력도 뛰어난 알리스타는 최근 패치로 마나 소모량까지 줄어들며 더는 서포터가 아닌 탑 라인에서도 활약할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특히 초중반, '광휘의 검'과 시너지가 상당한 편입니다.
이전까지 잘 성장한 알리스타의 효율은 서포터나 라이너 알리스타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고정관념의 틀을 깨버린 알리스타의 등장은 최근 탑 메타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AP 알리스타가 아닌 AD 알리스타의 아이템트리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마오카이가 보여준 단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롤챔스의 세계에서 당당히 뉴 메타로 등장할 수 있을 만큼 검증에 검증을 걸쳐 등장했으리라 예측됩니다. 과연 세계수 메타를 무너뜨릴 새로운 메타는 언제쯤 등장할까요?
영원한 OP도 영원한 고인도 없는 메타의 세계
LoL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습니다. 언제나 최강이라는 타이틀은 누군가에게서 다른 누구에게로 흘러갔습니다.
잭스나 이렐리아같은 왕귀형 탑솔러에서 블라디미르나 케넨 같은 장판 AP 탑솔러로, 쉔과 자크 같은 탱커형 탑솔러에서 쉬바나와 레넥톤 같은 전사형 탑솔러로, 라이즈나 케일 같은 유틸형 AP 탑솔러에서 현재 세계수 메타까지 메타는 계속 변화합니다. 물론, 중간 섬광처럼 지나간 메타도 챔피언들도 여럿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끊임없이 적응하는 선수들, 슈퍼 플레이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줄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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