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에는 수백척의 배가 있지만, 의외로 함종별 특성에서 벗어난 배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구축함은 빠른 대신 내구도와 주포의 화력이 낮고, 순양함은 무난한 기동력과 주포 성능, 전함은 느린 대신 내구도가 높으며 강력한 주포를 가지고 있다는 기본 전제를 충실히 지키고 있죠.

그러나 최근 출시된 미국 9티어 프리미엄쉽 조지아는 전함임에도 불구하고, 구축함급의 속도와, 순양함의 정밀한 집탄을 동시에 지녀 모두의 상식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워게이밍이 게임 밸런스를 포기했나 싶지만, 강력한 주포에 어울리지 않는 6문의 포문수로 모두의 비웃음을 사는 등 약한건지 강한건지 종잡을 수 없는 스펙을 지니고 있죠.

분명한 것은 조지아가 지금까지 출시된 그 어떤 배들과도 차원이 다른 개성으로 무장했으며, 현재 많은 관심을 받는 배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구축인가 전함인가!



구축함을 따라잡는 속도를 지닌 미친 전함 - 조지아
구축함의 속도에 18인치 주포, 금단의 만남이 성사되다

일단 조지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유저들이 내린 평가부터 말하자면, 이 배가 OP라거나 몰기 쉬운 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작정 구입하기에는 무기고에서 석탄 228,000개로 사거나, 혹은 프리미엄 상점가 기준 88,440원으로 다소 기회비용이 비싼 편입니다.

대신 본인이 승률이나 성능을 떠나서 재미있고 독특한 함선을 몰아보고 싶다면, 조지아는 돈을 투자해서라도 보유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벨파스트급 밸런스 파괴자는 아니니 잘 생각해서 사자



■ 들어는 봤냐? 40노트 초고속 전함

조지아의 특징은 크게 3가지입니다. 구축함마저 따라잡는 40노트의 초고속 전함이라는 점과 미국 최초로 457mm(18인치) 주포를 장착했다는 것, 그리고 정밀한 조준을 자랑하는 부포입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속도입니다. 30 노트만 나와도 고속 전함으로 분류되는 마당에 40노트는 순양함조차 내기 힘든 구축함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조지아는 이러한 상식을 부수듯, 구축함들만의 F1 리그에 전함 최초 40노트라는 경악할만한 속도로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 이정도면 서킷 포인트 달성 가능? 비범한 속도를 지닌 조지아



이런 미친 속도의 비밀은 바로 프랑스함들만 가지고 있었던 슈퍼 엔진 부스터 소모품을 보유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엔진 부스터와 달리 슈퍼 엔진 부스터는 사용 시, 15~20%로 2배 이상의 수치를 보여줍니다.

구축함이나 순양함은 몰라도 전함 중에서 슈퍼 부스터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프랑스 10티어 전함 브르고뉴와 조지아 단둘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모품과 깃발의 힘을 빌리면 39.7노트라는 전함 최속의 속도(2위 브르고뉴 38.6 노트)를 보유하게 됩니다.


▲ 정작 프랑스 정규 트리들도 못받은 슈퍼 엔진 부스터를 미국배가 들고 있다!


▲ 한 번 맛보고 나면 다른 전함 답답해서 못탈걸?



■ 고속 엔진과 찰떡궁합! 초정밀 부포 장착

그리고 이런 빠른 속도는 미국맛 부포와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이루게 됩니다. 이미 예전에 출시된 8티어 전함 메사추세츠가 미국산 부포의 우수한 성능을 증명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27.5노트의 항해 속도 덕에 부포를 연사할 기회가 좀처럼 나질 않았습니다.

명중율이 아무리 좋아도 메사추세츠의 느린 발로 상대를 부포 사거리 안으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 내가 느리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사실 메추리도 전함치고 굉장히 빠른 속도다



하지만 조지아는 상대가 부포 사거리 밖에 있다면 엔진 부스터 키고 자신이 다가가면 됩니다. 상대가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혹은 여러가지 상황이 따라줘야하는 다른 전함과는 달리 자신이 주도적으로 부포 거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40노트의 속도는 충분히 그럴 능력을 보여줍니다.

즉, 다른 전함들이 비싼 스킬 포인트 부어서 부포 세팅을 해도 이를 실전에서 쓸 수 있을지는 운에 맡겨야 하는데, 조지아는 엄연히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장으로 쓸 수 있는 셈이죠.

어떻게 보면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부포 세팅을 예능의 영역으로 취급했지만, 이를 실전 영역으로 끌고 온 최초의 배라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부포계의 새로운 역사이자 혁명가라 할 수 있죠.


▲ 내가 바로 부포계의 혁명가 체 게바라다!



■ 미전함 유저들의 염원이 여기에 모였다! 18인치 주포

소련 전함의 등장으로 다소 흔해(?)지긴 했지만, 미전함에게 여전히 요원해보였던 18인치 주포(457mm)가 마침내 조지아를 통해 구현되었습니다. 고폭탄 대미지 6450, 철갑탄 대미지 15,750으로 크렘린이 보유하고 있던 워쉽 최고 대미지 타이틀을 뺏어온 것은 덤이죠.


▲ 모든 미국 유저들의 원기옥이 드디어 모였다! 15,750 대미지의 18인치 주포!



간략하게 주포 성능을 살펴본다면 탄속은 미전함 계통답게 732m/s(철갑탄), 800m/s(고폭탄)로 다소 느리지만, 노스 캐롤라이나급의 아리랑볼은 아니며 충분히 적응할만한 탄속입니다.

주포 회전 속도는 45초로 평균적이며, 재장전 속도는 26초로 빠른 편입니다. 사거리는 20km로 다소 짧은데, 이는 정찰기 소모품을 통해 늘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은 고작 6문에 불과한 포문 수입니다. 2연장포 3개로 이루어진 구성으로 대미지는 초월적이나, 일제사에 나가는 포탄이 6발에 불과해 실제 DPS는 9티어 전함치고 낮은 편입니다.


▲ 그야말로 다 지은 밥에 잿가루...아니 2연장 포다.



여기까지 보면 '엥? 이거 완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냐?'라고 웃음벨을 찾는 유저가 있겠으나, 다행스럽게도 조지아의 주포는 포문 수가 적은 대신 정밀한 집탄율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주포가 장식인 그 전함과의 비교는 모욕이라 할 수 있죠.

특히 미전함에게만 허락된 장비인 함포 통제 강화 장치2를 달면 분산도가 줄어들어, 최대 193m라는 순양함급 집탄율로 18인치의 위엄을 유감없이 뽐낼 수 있습니다.


▲ 솔직히 독전함 유저들도 주포 하나 떼더라도 집탄율을 올리고 싶을 것이다.



■ 다소 빈약하게 느껴지는 장갑 구성과 내구도

마지막으로 조지아는 방어력이 나쁘다는 인식이 많은데, 의외로 실제 방어력은 평균에 가깝습니다. 다만 플레이 스타일상 근접전을 할 일이 많은데, 장갑 구성이 근거리에 특화된 구성이 아니라 약하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규 트리에서 괴물같은 주포와 장갑을 보유한 함선들이 거듭 등장하다 보니, 메타에 뒤쳐진 장갑을 지니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일종의 파워 밸런스 인플레이션 현상의 희생자입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미전함과 달리 조지아는 빠른 속도를 이용하여 방어 관련 문제를 대부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전함답지 않은 속도와 더불어 선회 반경이 890m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회피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니, 정직하게 옆구리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적절한 탱킹력은 보여줄 수 있습니다.


▲ 조지아 방어력이 나쁜게 아니라 소련이 워낙 괴물일 뿐이다




특명! 부포 세팅으로 부족한 DPS를 채워야 한다!
재미뿐만 아니라 승리까지 거머쥐는 실전 부포 세팅

조지아는 굳이 따져본다면 일반 전함과 동일한 범용적인 세팅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전함을 원해 비싼 돈주고 조지아를 구입할 유저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재미와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부포 세팅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아무리 집탄율이 좋다 해도 6문밖에 되지 않는 주포로 원거리전을 펼치는것은 조지아에게 안 어울리기도 하고, 부족한 포문수의 DPS를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부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실전형 꿀잼 부포 놔두고 평범한 스타일로 탈 이유가 없다!



■ 함장 스킬 세팅

필수로 배워야 하는 스킬은 탄정 확장 스킬이며, 나머지는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세팅하면 됩니다.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찍어줄 수 있다는 것이 조지아의 장점인데, 개인적으로 은밀 기동 스킬은 없어도 현재 메타에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큰 줄기로 살펴보면 특수 신관 스킬을 찍느냐 마느냐인데, 조지아는 특수 신관을 찍더라도 127mm 포의 관통력이 27mm에 불과하여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스킬 포인트를 아껴 대공에도 힘을 실어주는 화력 증강과 소련 전함 견제에 유용한 화재 유발 스킬이 어울립니다.

참고로 화재 유발 스킬에 깃발까지 달면 주포의 화재율은 47%, 부포는 8%의 화재율을 자랑하여 조금만 부포를 쏘고 있어도 캠프파이어로 변해있는 상대 전함을 볼 수 있습니다.


▲ 최근 메타에 가장 어울리는 부포 세팅


▲ 날뛰는 소련 전함 태워죽이기에 딱 좋다



■ 강화 장치 세팅

부포 세팅이지만 1번 슬롯에는 주포 강화 장치를 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그래도 포문수가 부족한데 고장나기 시작하면 답이 없습니다. 3번 슬롯은 부포 세팅의 정석인 부함포 강화장치를 달아 사거리를 늘려주면 됩니다.

핵심적인 부분은 6번 슬롯의 강화 장치입니다. 여기서는 선택지가 총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포의 연사력을 높여 미국맛 18인치 주포를 강화시키는 것, 두 번째는 부포 세팅에 힘을 더 실어주기 위해 부함포 강화 장치 2번을 다는 것, 마지막으로 미전함 전용 강화 장치인 함포 통제 강화 장치 2를 장착하는 것입니다.


▲ 최종적으로 다른 세팅을 하더라도 통제 장치는 써보길 바란다



일단 주함포 강화 장치를 달면 주포 재장전 시간을 22.9초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18인치 철갑탄이 22초마다 날아오는 것을 생각하면 제법 무섭습니다. 다만 주포 회전 속도가 180도에 51.7초로 늘어나며 운영이 답답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 부함포 강화 장치는 부포 재장전 시간을 20%나 줄일 수 있으나, 원래 127mm 부포의 장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전함만 달 수 있는 함포 통제 강화 장치 2는 주포의 집탄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줍니다. 이걸 달지 않아도 꽤 괜찮은 집탄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이걸 달고 나면 정말 순양함 주포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탈전함급 진탄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강화 장치로 조지아를 가장 조지아답게 만드는 강력한 강화 장치입니다.


▲ 강화 슬롯 장치 추천


▲ 이것 저것 바꿔 써봤으나 역시 미전함은 함포 통제 강화 장치가 답이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팁으로 부포 전함을 타는 모든 유저들의 기본 소양이지만,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무작정 돌격하는 것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입니다. 돌격을 하더라도 자신이 옆이나 혹은 반대쪽에서 공격을 당하진 않는지 주의하며, 지형을 타면서 들어가야 합니다.

엔진 부스터를 키고 돌진하기 전에 항상 양각이 잡히지 않는지, 빠져나올 구석이 있는지, 아군과의 호응이 이뤄지는지를 고려한다면 부포 전함의 신세계를 마음껏 맛볼 수 있습니다.

비록 OP는 아니지만 전함으로 40노트를 달릴 수 있다는 점부터가 큰 재미를 선사하는 조지아는 여태까지 워쉽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 단언컨데 부포 세팅 매니아라면 무조건 구매해야 할 배다